아벨 강스의〈나폴레옹〉
본 자료는 3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해당 자료는 3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3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 머리말

2. 영화 속의 나폴레옹, 1781-1796년

3. 영화바깥의 나폴레옹, 1927년 그 이후

4. 맺음말

본문내용

le”으로 불리는 Ibid., pp. 177-178 & p. 213. 등장인물들 사이의 사적 영역에서 꽃피는 ‘로망스’와 그들 사이의 공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스텍타클’을 “역사적 픽션영화의 반복적이며 일반적인 특징”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Leger Grindon, Shadows on the Past: Studies in the Historical Fiction Film (Philadelphia: Temple University Press, 1994), p. 10.
메카니즘을 통해 예술이 간직한 잠재적인 정치적 영향력과 사회참여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이다.
‘스텍터클의 정치가’ 혹은 ‘정치적 예술가’로서 강스는 전통적인 역사가들과는 다른 시각과 비전으로 나폴레옹에게 접근한다. 문자로 쓴 역사가 과거사건과 인물의 인과관계의 분석에 치중한다면, 영상으로 쓴 역사는 상징적인 이미지의 연속, 병렬, 분활 등을 통하여 과거에 대한 관객들의 감정이입적 참여를 초대한다. 영화〈나폴레옹〉이 실존인물의 역사-전기적 경력의 기록에 함몰되지 않고, 그에 대한 시적 묘사와 주관적 해석을 두려워하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때로는 청백홍의 삼색기 칼라로 덧칠된) 삼중스크린 위에 나폴레옹의 얼굴과 병렬되어 펼쳐지는 연속 몽타주―조세핀, 빠른 물살, 비상하는 독수리, 군인들의 절도 있는 열병식, 시계와 세계지도 및 각종 수학방정식 등―는 나폴레옹이야말로 진보, 강력한 통솔력, 예비 된 황제, 자상한 남편, 이성적인 현대기술문명 등의 대변인이라는 영화의 주제의식을 종합적으로 요약하여 관객들에게 주지시키는 효과가 있다. 1920년대의 대표적인 ‘시네마 작가cinema d’auteur’인 강스에게 나폴레옹은 더 이상 역사가들이 독점하는 사실의 창고에 감금된 인물이 아니라, “시네마의 전유/내 것으로 만들기”를 통해 항상 새롭게 경험 혹은 이해해야 할 수수께끼인 것이다.
영화〈나폴레옹〉의 시공을 뛰어넘는 생명력과 성공요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이 목소리를 매개로 한 대사와 해설이 전무한 벙어리 영화라는 사실에서 일부 찾아진다. 무성영화〈나폴레옹〉의 장점은 1971년에 칼라유성영화로 다시 제작 된〈보나파르트와 혁명〉의 실패에서 재확인된다. 전자가 나폴레옹 개인이 가진 주관적이며 신비스러운 매력과 카리스마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후자는 (영화제목이 암시하듯)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혁명이라는 도달해야 할 목표점에 제한하여 재구성한다. 이런 제작의도로〈보나파르트와 혁명〉는 브리엔 생도시절을 포함해 1792년 이전의 나폴레옹의 자취를 과감히 생략하고, 그 대신 칼라유성영화의 특징을 살려 나폴레옹의 연설내용과 각종 전쟁장면 등을 첨부하여 영화의 기록적 측면을 보강했다.
강스의 기대와는 달리, ‘1971년의 새로운 나폴레옹’은 ‘1927년의 낡은 나폴레옹’에 훨씬 못 미치는 평범한 영화로 판명되었다. 한 평론가의 해설처럼, 1971년 영화는 “내레이션이…영화의 순수한 시각적 리듬을 방해”함으로써 1927년 영화가 간직한 “소리로 메울 수 없는 침묵”의 깊이와 여백을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Steven Philip Kramer & James Michael Welsh, Abel Gance (Boston: Twayne Publishers, 1978), pp. 111-113.
명료한 대사전달력의 힘과 권위에 의존하여 인간 나폴레옹을 구술된 기록이나 다큐먼트의 노예로 만들려는〈보나파르트와 혁명〉과 달리, 짧은 자막, 이미지의 연속, 클래식 배경음악으로 스케치된〈나폴레옹〉은 인간 나폴레옹을 ‘해독되어야 할 낯선 텍스트’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이런 의미에서 무성흑백영화〈나폴레옹〉은 유일하고도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거부하고 역사해석의 지배적인 관점의 해체를 주창하는 포스트모던 역사인식으로 재조명하기에 아주 ‘좋은 사료’인 것이다.
IV. 맺음말
필자는 위에서〈나폴레옹〉이라는 한편의 장편영화 안에 공존하는 두 개의 다른 과거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영화가 직접화법으로 스케치한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의 관계를 재검토한 뒤, 영화가 간접화법으로 투영하는 20세기 전반기 제3공화국이 직면한 주요이슈들을 분석해 보았다. 나폴레옹을 혁명을 미성숙한 상태로 종결시킨 인물이 아니라 꺼져 가는 혁명을 적들로부터 수비하고 되살린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강스는 ‘장군 나폴레옹’의 ‘정치인 나폴레옹’으로의 변신을 개인적 야망의 산물이 아니라 시대적 요청에 따른 운명적인 사건으로 평가한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제3공화국의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도덕적 상실감을 프랑스혁명 직후의 위기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대비시킨 강스는, 극단적인 좌우의 정쟁(政爭)을 진압하고 중용의 제3의 길과 도덕적 재무장을 보장할 강력한 리더십의 출현을 갈구한다.
필자는 ‘영상으로 쓴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시각적 재현에 만족하지 않고 과거(인물)를 ‘두텁게 묘사’함으로써 새로운 역사인식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강조했다. 문자로 쓴 역사책이 흉내내기 어려운 각종 영상기교와 시각적 상징 및 메타포를 통해 강스는 나폴레옹에 대한 복잡하고도 다차원적인 접근을 요청한다. 권위 있는 역사가가 독점적으로 기술한 교과서를 통해 나폴레옹이 던져주는 역사적 교훈을 암기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영화 속으로 들어가 나폴레옹의 삶이 가지는 의미를 ‘자기 나름대로’ 음미하고 체험할 그는 권유한다. 특히 흑백무성영화의 형식으로 그려진〈나폴레옹〉은 관객들이 음성적 내레이션의 제한으로부터 좀 더 자유롭고 주관적으로 역사인물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언어가 가진 사실재현의 한계와 절대적 진리획득의 불가능을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으로〈나폴레옹〉을 해체적으로 다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가 범람하는 디지털 시대에 거주하는 오늘날의 역사가들은 더 이상 ‘빛과 이미지로 쓴 역사’를 배척하고 거부할 수만은 없다. 영상역사학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 얻는 것은 문자로 기록한 전통역사학에 대한 안도감일 뿐이요, 그 대가로 역사가들이 잃는 것은 과거(인물)에 대한 대안적인 설명과 해석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가격2,000
  • 페이지수10페이지
  • 등록일2006.05.01
  • 저작시기2006.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347091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