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르의 작품 분석

목차

1. 일상의 아름다움을 사랑한 빛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2. 베르메르의 도시, 델프트를 거닐다.

3. 17세기 네덜란드의 풍경

4. 풍속화의 거장, 일상의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다.
(구체적인 베르메르의 작품 분석이 들어있습니다.)

5. 잊혀진 화가에서 신화의 존재로

6. 세기의 위작 사건

7. 베르메르의 그림과 카메라 옵스큐라

8. 왜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일까.

참고
베르메르 그림에서의 빛(토레)
베르메르 그림에서의 색채(토레)
베르메르 그림에서의 초점
베르메르의 세 시기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와 '베아트리체'

본문내용

1. 일상의 아름다움을 사랑한 빛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부엌에서 일하는 여성을 묘사한 ‘주방 그림’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흔히 다루어진 주제이다. 우유와 양파라는 소재 상의 차이가 있으나 창가에 서서 부엌일에 몰두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두 작품의 주제는 동일하다. 하지만 나란히 놓고 보면 두 작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다우의 그림 속 여인은 무언가 말을 건네고 싶은 듯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눈길을 던진다. 양파, 새, 넘어진 화병 등 화면 속에 소란스럽게 묘사된 소재는 모두 성적인 의미를 암시하는 장치로서 기능한다. 이 소재들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여인이 순결을 상실했다는 것을 암시하며, 마찬가지로 옆에 그려진 소년 또한 잃어버린 순수함을 상징한다.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는 다우의 그림에서 화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직접 들리는 듯 하다. 이에 비해 베르메르의 그림은 매우 간결하다. 등장 인물도 우유를 따르는 여성 한 사람뿐. 베르메르의 그림엔 대부분 한 두 사람 정도만 등장하고, 그들은 어떤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은 채 그저 화면 속에서 조용히 멈추어 있다. 이 그림 속 여성에게도 우유를 따르는 행위 이상의 어떤 의미를 읽어내기 어렵다. 다른 소재도 거의 생략되어 있고 색채도 여성의 옷을 묘사하는 데 사용된 빨강, 파랑, 노랑이라는 삼원색만을 기본으로 한다. 넘치는 것보다 절제를 선호한 베르메르는 자신의 그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피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베르메르는 소재, 구도, 구성, 색채 등 모든 요소가 완벽히 정리된 단순한 실내 공간을 표현했고, 그 공간을 독특한 빛으로 가득 채워감으로써 어떤 화가도 묘사하지 못한 심오한 세계를 그려냈다. 그는 금욕적인 화면에서 오직 빛의 표현을 통해 유일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베르메르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무엇을 보여주는지를 잘 아는 화가였다. 그는 스스로 맘만 먹으면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었지만 자기가 추구하는 회화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재능만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사용할 줄 알았던 화가였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다른 화가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모두 드러내기 위해 과잉된 기교로 그림을 그려냈지만, 베르메르의 매력은 ‘뺄셈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우유…>에는 약간의 기법적 눈속임이 보인다. 기하학적 투시 원근법을 엄격히 따르던 베르메르가 이 작품에서는 원근법의 정확성을 무시한 채 테이블이 화면 앞에서 뒤쪽을 향해 오히려 넓어지게 그린 것이다. 이는 여인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간결한 화면 구성을 실현하기 위해 원근법을 무시하는 대담함을 보여준 것이다. 베르메르의 정감가는 실내 공간이 현실 공간이라기보다 어딘지 불가사의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베르메르의 특별한 재능 때문이 아니었을까.

키워드

진주귀걸이,   베르메르,   터번을,   진주,   17,   네덜란드,   바로크,   요하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