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 관심과 무관심

목차

1. 들어가며

2-1. 간략한 줄거리
2-2. 관심과 무관심의 이야기
2-3. 정차중인 ‘지하철 1호선’

3. 맺으며

본문내용

어떤 식으로 얘기할까' 라는 것에 대해서 기대를 한다. 본고의 경우에도 1995년, 96년, 97년에 한 번씩 '지하철 1호선'을 봤고, 항상 조금씩 달라지는 색다른 모습의 작품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2003년 공연에서는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내용에서 느낄 수 있었던 친숙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옛 것이 되면서 그만큼 관객들이 느끼는 친숙함은 거리감으로 바뀌어갈 수 있는 것이다. 연출자인 김민기씨는 이렇게 말했다.
- "이제 더 이상의 개작은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저희가 공연을 해왔던 지난 10여년간, 90년대라는 시간이 한국사회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들이고 그 자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2003년 3월 8일 홍콩 APA Lyric Theater 공연 후, 홍콩 관객과의 대화 중.
물론 90년대를 기록하는 의미로서의 '지하철 1호선' 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바라는 진정한 '지하철 1호선' 은 정차해서 쉬고 있는 그것이 아닌, 힘차게 운행하는 '지하철 1호선' 일 것이다.
3. 맺으며
'지하철 1호선'은 분명 재미있는 부분이 아주 많다. 처음 보는 관객이라도 배우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웃음이 터져나오고, 동작 하나 하나를 눈여겨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런 재미가 있음에도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무겁다. 공연이 끝난 후, 그저 '재미있었다'라는 생각이 들기에 앞서 왠지 가슴 한 편이 무거워지는 것도 그런 것 이유이다. 김민기씨도 '의도적으로' 우리 사회의 그늘진 면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 상동.
하지만 그럼에도 '절망감' 이 들기보다는 '희망' 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결국 그것은 이 '지하철 1호선' 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아직 이 사회에는 '절망' 보다는 '희망' 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사회적 무관심의 대상들이나,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따스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는 않았으나 그들은 항상 우리의 곁에 있던 사람들이었으며, 이 작품을 통해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먼저 관심을 갖고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불로 소득자들의 낙원이며, 나라의 절반이나 되는 도시며, 투기꾼들의 낙원이고 기생충들의 천국이며, 창녀들의 보금자리이고 입시지옥 교통지옥인 서울'
) 극 중 '안경'의 노래 <서울의 노래> 중.
이지만 이런 곳에서도 아직 우리는 살만하다는 것을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이 말하는 관심과 무관심, 그리고 지금은 정차중인 '지하철 1호선'. 결국 '지하철 1호선' 은 다시 달려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하철 1호선' 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말귀를 알아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움직일 수 있고 기대어 설 수만 있다면/
마지막 가쁜 숨 몰아 쉴 그 순간까지/그래도 살아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거지/
(중략)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아가야/
이제 새 날이 시작되니 더더욱 좋아/
내 맥박은 뛰고 혼백도 살아/남산엔 단풍잎이 흐드러졌네./
저 한강물 위로 물새가 나르면/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이 서울에..
) 극 중 '곰보 할매'의 노래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아가야> 중
<참고 도서>
스티븐 시트론, <뮤지컬 - 기획, 제작, 공연의 모든 것>, 정재왈 외 역, 서울 : 열린 책들, 2001
원작 : Volker Ludwig, 번안 : 김민기,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대본집>, 서울 : 학전

키워드

지하철1호선,   뮤지컬,   공연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