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수필] 군대에서 쓴 수필 '계급은 병장으로 부대를, 마음은 이병으로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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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수필] 군대에서 쓴 수필 '계급은 병장으로 부대를, 마음은 이병으로 세상을' 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수필>
계급은 병장으로 부대를
마음은 이병으로 세상을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던 재작년 12월,부모님을 뒤로한 채 논산 육군훈련소로 외롭게 걸어 들어갔던 것이 어제처럼 생생한데 시간이 그렇게나 흘러 남은 복무기간이 일주일 남짓이다.지난 근 21개월 간 매일 비슷한 일과 중에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내 인생 또한 그만큼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그것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들임에 틀림없다.그런데 최근에 위기가 찾아왔다.
훈련병 시절,나 또한 군인들의 일반적인 전처를 밟았다.처음 받는 고된 훈련은 나에게 몸으로 하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그러면서도 몸으로 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뼛속까지 새겼다.심지어는 그토록 혐오스러워했던‘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책마저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그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였다.외아들로 자라 2년간의 대학생활 이후의 입대라 그런지 자유에 익숙했던 나에게 군대는 심각한 스트레스였다.하지만 대부분의 장정들처럼 그것을 자연스레 극복해가면서 정신적으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유에 대한 감사가 생겼고,후에 전역하면 무엇을 해도 즐겁게,열심히,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감흥이 솟아났다.이런 긍적적 변화는 자대에 와서도 계속 이어졌고 이런 생각들이 달아오를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전역 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단순히 생각뿐 아니라 수양록이나 다이어리 등을 통해서 다양한 항목으로 문자화하였다.그 중,새로운 학교로의 입학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 1년정도 남았음에도 내일 일인 듯이 설렘에 이불을 발로 차던 잠자리가 자주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전역을 일주일 남짓 앞두게 되었다.남은 기간과 반대로 생각은 더 많아져 돌이켜보니 군생활 동안 계획했었던 일들에 대한 설렘이 약해진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게다가 매너리즘에 빠지고 지친 군생활에 나가서 쉬고,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게다가 어머니께서도 그런 내 모습을 육감적으로 느끼신 것인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들 군대 다녀오고 몇 달만 지나면 입대 전으로 똑같이 돌아온다던데, 순찬아 너는 괜찮겠니?”
그 말을 들은 순간 갖고는 있으나 인식하지 못했던 위기의식이 가시적으로 드러났다.나 또한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들처럼 군 복무 초기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면서 소위 철이 들었듯이 그것이 희미해지고 낡으면서 전역 후에 많은 예비역들처럼 입대 전으로 똑같이 돌아와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흠칫했다.그러기에는 내 청춘이 너무나도 아까웠다.
가장 먼저 스스로가 이미 그런 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에 대한‘인정’이 필요했다.처음에는 그런 전처를 똑같이 밟고 있다는 나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인해 해결을 도출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경계가 시작되자 훈련병 시절과 훙미병 시절의 그 감정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바쳤던 자유를 통해 배우고 느꼈던 것들이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그 작업을 더욱 돋우기 위해 수양록과 다이어리를 펼쳐 보았다.첫 장부터 잉크속에 담겨진 힘들고 인상 깊었던 순간들이 저절로 떠올랐다.그 순간마다 내가 느꼈던 감사를 통해 무엇을 해도 즐겁게,열심히,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던 마음이 되살아나면서 전역 후 내 모습에 대한 기대가 부흥하게 되었다.
요즈음,먼 미래로만 여기면서 세웠던 훈련병,후임병 시절의 계획들을 조금씩 구체화하며 지내고 있다.계획한 것들 중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실행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그리고 그 때의 감정과 다짐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꾸준히 하고 있다.그것은 내 꿈에 대한 자신감과 설렘으로 연결되고 있기에 매일 심장이 뛰고 있음을 느낀다.나에게 이런 변화와 그것에 대한 긍정적 의지를 심어준 군대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져본다.
‘계급은 병장으로 부대를..마음은 이병으로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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