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통사 - 『학문의 제국주의』폴A 코헨 - 제 3장 제국주의 - 신화인가 현실인가 (전반부- p23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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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통사 - 『학문의 제국주의』폴A 코헨 - 제 3장 제국주의 - 신화인가 현실인가 (전반부- p238~259)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이데올로기로서의 근대화론

2. 베트남 전쟁과 중국 연구

본문내용

중국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서양제국주의가 중국을 힘껏 끌어당긴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이야말로 원흉이라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논쟁이 있은 지 몇 년 후, 펙은 중국이 19세기 이전의 단계에서 이미 항구적인 비참함에 빠져 있었다-즉,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을 변혁을 일으킬 수 없었으며, 지극히 장기간에 걸쳐서 “정치구조와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19세기 중국에 중국 내부의 조건에 기인한 위기가 존재했다는 점으로 인정하고, 특히 인구 증가 현상에 대해서는 ‘전례가 없는’ 현상이라 하고 있다. 만약 펙이 그런 위기를 철저하게 조사했다면, 아편전쟁 시점의 중국에 사회의 틀을 뒤흔들 만한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들 변화 중 중요한 것을 든다면, 화중 동부 연해지대의 도시화 진행, 화폐경제의 확대, 민중의 문자해득률 향상, 향신계급의 세력 확대, 지방관의 관직이 매매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 들이다. 이들 변화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도 펙은 중국 자체의 내재적 요인을 중시하고, 거꾸로 서양 팽창주의의 충격-그 충격이 결정적 중요성을 띠는 것은, 그가 헤아리기로는 아편전쟁 이후의 일이다-을 더 경시했어야 했다. 펙이 중국 자체에서 유래하는 요인들을 진지하게 다루려고 하지 않았던-다룰 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원인의 하나는 그가 매우 목적론적으로 중국사를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펙이 보기에 중국혁명이란 서양에 대한 중국의 반응으로부터 생긴 과정에 다름 아니었으며, 그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그가 진정코 관심을 가진 유일한 변화란 서양의 충격으로부터 직접 내지 간접으로 비롯된 변화밖에 없는 것이다.
펙이 중국 자체의 내재적 제 요인을 경시한 두 번째 이유는 그의 윤리적 및 심리적 판단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펙은 제2차 대전 후 미국이 아시아에서 취한 행동에 깊은 유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미국인 중국 연구자들의 능력에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펙에게는 우둔하게 보이는 것을 지성으로 평가하고, 만행으로 보이는 것을 인도적 행위라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자연히 서양의 팽창주의야말로 중국 근현대사의 골격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변화의 내발적 요인을 펙이 경시한 세 번째 이유는 그의 학문이 공인된 마오쩌둥주의적인 역사 해석에 긴밀하게 의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공인된 마오쩌둥주의적 해석은 맹아적 자본주의의 출현 문제라는 중요한 예외가 있긴 하지만, 역사 변화의 내발적 요인들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페어뱅크라면 마오쩌둥주의적인 역사학에 대한 펙의 거의 비굴할 정도의 충성심은 스스로를 미국 권력의 희생자와 극단적으로까지 일체화함으로써 죄의식을 지워버리려는, 미국인들 사이에 끊임없이 보이는 경향의 실례에 다름 아니라고 서술할 것이다. 마오쩌둥주의적인 중국사 해석에는 독자적인 중국사 시대 구분 모델이 뒤따르는데, 그것은 아편전쟁으로 중국 근대사를 열게 된 이후에도 서양이 충격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런 마오쩌둥주의적 역사학에 대해서는 다양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너무나도 목적론적이고, 실증적 기초가 약하다. 또 애매하고 잘못 정의된 꼬리표를 자의적으로 갖다 붙이고 있다, 19세기 서양에 사상적 기원을 갖는 중국의 변화는 ‘정체→서양의 충격→변혁’의 수서로 일어난다는 패러다임을 결국에는 받아들이고 말았다. 등등. 펙이 이 같은 마오쩌둥주의적 역사 해석에 거리를 둘 수 없었다는 것은 그 자신이 그런 비판에 대해서 취약한 입장에 처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키워드

동양철학통사 ,   『학문의 제국주의』폴A. 코헨 ,   제 3장. 제국주의,   신화인가 현실인가 (전반부- p238~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