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독후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연민하는가

소개글

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독후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연민하는가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목차>
1. 들어가며- 연민이란 무엇인가
2. 동정 혹은 공감? 그리고 연민
3. 로기완을 만났다
4. 우리 곁의 “로기완들”
5. 나가며

본문내용

남지. 5년 전이었는데, 간암말기 환자가 한명 있었단 말이오.”(79) 사실 박의 고백은 5년 전 간암 말기로 죽은 자신의 아내의 이야기였다.
“죽기 위해 그런 과정을 꼭 지나야 하는 거요? 평생을 고생했지만 자신에게는 한없이 엄격했고 가족들에게조차 허점을 보이기 싫어했던 한 여자가 있었소. 그토록 정갈했던 사람이 그렇게 무참하게 무너지는 광경을 지켜볼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는 거요?”(120)
이 대화 이후 화자는 큰 혼란을 느끼며, “그의 행위는 살인과 어떤 지점에서 다르단 말인가.”(79-80)하고 고뇌에 빠진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조력 안락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존엄하게 죽기’ 위한 권리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단지 생명을 연장하는 명분 아래,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와 존엄조차도 버린 상태를 ‘살아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 “한 사람의 영혼이, 그 사람이 살아온 숭고했던 시간들이 잔인하게 병든 육체에 갇혀서 서서히 증발된다는 말이오. 그것도 끔찍한 고통 속에서.”(119)
소외된 존재와 연민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고생 윤주도 로와 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터에서 뿌리 뽑힌 존재이다. 어린 나이에 끝없이 가난과 가족으로부터 상처를 입어야 했던 윤주는 ARS를 통해 후원을 받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상처를 겪는다. 윤주의 후원금을 늘리기 위해 화자는 방송될 날짜를 추석연휴로 미루고 그러다 뜻하지 않게 그 사이 혹이 악성 종양으로 바뀌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사태는 어쩌면 다음에 벌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화자는 윤주에게 너무나 큰 죄책감이 든 나머지 그길로 윤주에게서 등을 돌려 버린 것이다. 정작 누군가의 도움이 가장 절실할 그때에 말이다.
자신의 연민으로 희망을 품게 된 타인이 오히려 더욱 깊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사실에 화자. 혼란스러워 하던 과정에서 조우한 로기완의 이야기로 화자는 연민의 감정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5. 나가며
<<로기완을 만났다>>를 가로지르는 가장 중심적인 화두는 바로 연민이다. 연민은 타인과 나 사이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라는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화자가 주변인들과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동정과 자기정당화를 위한 연민을 비판하고, 타인과 나의 관계를 형성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
는 진정한 연민을 탐색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전작들에서처럼 미혼모, 해외입양아, 전쟁희생자, 국가폭력의 희생자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왔다. <<로기완을 만났다>> 또한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한다. 하지만 조해진의 소설에서 배제되고 억압된 존재를 재현하는 방식은 동정이나 공감, 감정이입과는 다르다. 그들을 예외적인 존재, 우리와는 다른 존재로 보기보다는 우리 곁에 어디에나 편재하는 존재로 여긴다. 혹은 그들에게서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탈북민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 다른 나이와 직업, 환경을 가진 이들, 말기병 환자, 이민자 등 다양한 ‘취약성의 존재’들을 병치한 이유일 것이다. 연민은 타인과 현재 나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알게 된 인간의 취약성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는 이 작품에 나타난 다양한 약자들을 바라보는 연민의 시선을 통해서 각기 다양한 나이와 성별, 계급, 환경을 가진 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슬픈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나아가 그러한 연민을 바탕으로 어떻게 서로를 진정 이해하고 유대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발견한다.

키워드

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