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핵심 정리
2.연구 문제
3.감상의 길잡이(1)
4.감상의 길잡이(2)
5.감상의 길잡이(3)
2.연구 문제
3.감상의 길잡이(1)
4.감상의 길잡이(2)
5.감상의 길잡이(3)
본문내용
그리고 마지막 연의 가을은「홀로 있게 하소서」로 고독한 영혼에 대한 욕망을 나타낸다. 가을의 욕망을 나타내는 이 세가지 패러다임은 단순한 공간적 비교 축으로만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비교축으로도 전개되어 있다. 처음 연은「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로 초추를, 가운데 연 은「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로 중추를, 그리고「마른 나뭇 가지」의 마지막 연은 가을과 겨울의 경계인 만추의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가을의 기도는 마지막 연에서 완성하도록 되어 있다.
첫째연과 둘째연은「가을에는 …하소서」로 시작하여 역시「…하소서」의 종지형으로 끝낸 완벽한 병렬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마지막 연만은 같은 병렬구조를 지니면서도 도치법을 써서「하소서」가 아니라「까마귀처럼」으로 끝맺음으로써 그 틀을 깨고 있다. 형식만이 차별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첫연의 기도하기시쓰기는 모국어라는 대상이 있고, 가운데 연의 사랑하기는「오직 한 사람만」이라는 뚜렷한 대상이 있다. 하지만 마지막 연에는 그런 목적 대상이 없다. 마른 가지위의 까마귀처럼 절대 고독의 내면 세계만이 존재한다. 끝 연은 첫 연과 가운데 연과 대응하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1, 2, 3연의 전 구조를 그 내부 속에 복사해 놓은 프락탈 구조로 되어있다. 즉 1연의「기도하기시쓰기」는 굽이치는 바다에, 그리고 가운데 연의「사랑하기」는 골짜기의 백합에, 그리고「홀로 있기」는「마른가지 위의 까마귀」에 대응한다.
「가을의 기도」는 시와 종교(유일자에 대한 사랑)를 거쳐 최종적인 죽음의 자리에 다다르는 삶의 과정을 성숙과 조락의 가을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가을의 기도」에는 봄의 바다와 여름의 백합,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인 마른 나뭇가지 위의 까마귀로 삶의 사계절이 내포되어 있다. 첫연의 낙엽과 마지막 연의 고목 사이에는 백합 꽃이 피어 있는 골짜기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백합과 까마귀의 절묘한 결합으로「가을의 기도」는 비로소 높은 음자리표를 지닌 화음처럼 아름답게 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김현승의「가을의 기도」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음성을 너무 닮았다고 나무라서는 안된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골짜기의 백합」처럼 오히려 오역의 경우가 보다 아름다운 시의 이미지를 낳듯이 릴케의 기도를 닮았다해도 이미 김현승의「가을의 기도」는 홀로 있는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혼의 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어령 교수>
첫째연과 둘째연은「가을에는 …하소서」로 시작하여 역시「…하소서」의 종지형으로 끝낸 완벽한 병렬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마지막 연만은 같은 병렬구조를 지니면서도 도치법을 써서「하소서」가 아니라「까마귀처럼」으로 끝맺음으로써 그 틀을 깨고 있다. 형식만이 차별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첫연의 기도하기시쓰기는 모국어라는 대상이 있고, 가운데 연의 사랑하기는「오직 한 사람만」이라는 뚜렷한 대상이 있다. 하지만 마지막 연에는 그런 목적 대상이 없다. 마른 가지위의 까마귀처럼 절대 고독의 내면 세계만이 존재한다. 끝 연은 첫 연과 가운데 연과 대응하는 것이면서도 동시에 1, 2, 3연의 전 구조를 그 내부 속에 복사해 놓은 프락탈 구조로 되어있다. 즉 1연의「기도하기시쓰기」는 굽이치는 바다에, 그리고 가운데 연의「사랑하기」는 골짜기의 백합에, 그리고「홀로 있기」는「마른가지 위의 까마귀」에 대응한다.
「가을의 기도」는 시와 종교(유일자에 대한 사랑)를 거쳐 최종적인 죽음의 자리에 다다르는 삶의 과정을 성숙과 조락의 가을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가을의 기도」에는 봄의 바다와 여름의 백합,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인 마른 나뭇가지 위의 까마귀로 삶의 사계절이 내포되어 있다. 첫연의 낙엽과 마지막 연의 고목 사이에는 백합 꽃이 피어 있는 골짜기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백합과 까마귀의 절묘한 결합으로「가을의 기도」는 비로소 높은 음자리표를 지닌 화음처럼 아름답게 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김현승의「가을의 기도」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음성을 너무 닮았다고 나무라서는 안된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골짜기의 백합」처럼 오히려 오역의 경우가 보다 아름다운 시의 이미지를 낳듯이 릴케의 기도를 닮았다해도 이미 김현승의「가을의 기도」는 홀로 있는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혼의 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어령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