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문제 제기
2. 하늘 명령[天命]의 사회적 의의의 변화
3. 책임적 행위자의 지시 용어로서 1 인칭 대명사의 등장
3. 1 자의 어원과 1 인칭 대명사화 과정
3. 2 아와 대비되는 己의 어원과 1인칭 대명사화 과정
4. 결론
2. 하늘 명령[天命]의 사회적 의의의 변화
3. 책임적 행위자의 지시 용어로서 1 인칭 대명사의 등장
3. 1 자의 어원과 1 인칭 대명사화 과정
3. 2 아와 대비되는 己의 어원과 1인칭 대명사화 과정
4. 결론
본문내용
는 무엇을 상형했던 간에 '구부러짐'[萎縮], '펴짐'[展開] 그리고 '이르름'[昇華]의 계기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 세 계기가 '己'의 어떠한 비유적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살펴보자. 사대(射臺)에 선 사람이나 땅 속의 식물이나 실패에 감긴 실이나 모두 현재의 위치에서 움추러 들어 있다[萎縮]. 이 위축은 '출발'과 더불어 해제된다. 그 다음은 자기 확장의 과정이다. 예컨대 허공을 가로지르는 주살, 땅을 뚫고 나온 식물, 실패에서 풀려 나온 실은 위축된 상태보다 자기 몸집을 엄청나게 부풀리게 된다. 여기에는 위험도 있고 실패도 있다. 땅을 뚫고 나온 식물은 결실까지 진행해가지 못할 수도 있고, 풀려 나간 실은 엉켜 더 이상 자기 전개가 불가능해질 수 있고, 쏜 화살은 과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도중에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위축에서 출발 그리고 확장의 과정을 '사람'의 성장에다 연결시켜 이 비유의 특성을 추출해보자.
첫째, 위의 세 단계는 각각의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뒷 단계는 앞 단계를 전제해야 한다. 식물의 성장에는 비약이 허용하지[獵等] 않듯이 사람도 성장을 하기 위해 예비 단계를 거쳐야 한다. 둘째, 자기 전개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실이 엉키면 풀기 이전에 더 이상 전개를 못하듯이 사람도 착오를 해결하기 위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셋째, 자기 전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승화를 지향한다. 꽃이 각기 다른 색깔로 제 아름다움을 표출하듯이 사람도 자신이 관계 맺는 일상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의 결실을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맥락의 '己'가 '我'와 어떻게 의미 차별화의 길을 걸어가는지 {논어}의 '사례'(射禮)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글자 그대로의 의미에 따르면 '기'는 주살을 가리키므로 {논어}의 일인칭 대명사로서 '기'도 '무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야 한다. 그 결과 '기'는 창을 다루는 무사로서 '아'의 의미와 구별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필자의 '아'와 '기'의 의미 차별화 시도는 무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논어}의 사례(射禮)와 '기'의 비유적 의미를 분석하면 주살 어원의 '기'와 일인칭 대명사의 '기' 의미는 양립 가능하다. 주살 어원은 '기'가 사람의 고기 획득이라는 생존과 관련된다. 이 때 사람은 겨냥하기 쉬운 새를 향해 주살을 쏘고 그 화살이 새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야 활쏘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논어}의 활쏘기는 잡기 쉽더라도 둥지에 든 새를 겨냥하지 않고 과녁 꿰뚫기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또 주살 어원은 맞추려는 사람과 맞춰지는 대상간에 생존 확보, 더 많이 맞추려는 사람들 사이에 살상 우위의 각축, 경쟁이 치열하게 개입되고 결정적인 승부가 나지 않는 한 이김과 짐은 수시로 역전되면서 살상이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반면 {논어}의 활쏘기는 쏘는 사람과 맞는 대상 사이나 쏘는 사람들 사이에도 더 나은 살상 전문가가 되기 위한 경쟁이 개재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논어}의 활쏘기의 비유적 의미를 고찰해보자. 활쏘기는 과녁까지 도달에 따른 승부 나기, 쏘기 전후의 사우(射?) 접대로 구성된다. 우선 활쏘기는 활을 매개로 쏘는 현재의 지점에서 가야 하는 목표 지점으로 물리적 이동이다. 쏜 화살은 과녁에 못 미처 떨어질 수도 과녁에 도달할 수도 과녁 위치까지 가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양 지점의 거리는 메워져야 할 영역이다. 그러나 과녁을 뚫거나 뚫고서 더 이상 계속해서 진행해선 안 된다. 여기서 활쏘기를 시간 측면에서 보면 쏘는 지점은 시간상으로 현재를, 과녁은 미래를 상징한다. 물리적 힘은 다르지만 사수는 현재의 이 지점에서 미래의 저 지점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때 화살이 떨어진 지점이 자신이 지금까지 도달한 수준, 기량을 상징한다. 이동 거리는 자기 능력에 대한 자기 확인이면서 다른 참여자들의 능력과 비교의 대상이 된다. 이 결과에 따라 나의 도달 거리는 참여자들에게 평가되고 나는 이 평가에 대해 승복한다.
그러므로 {논어}에서 일인칭 대명사로 쓰이는 '己'는 무기라는 의미를 탈각시키지 않고 그대로 온존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무기의 원래 기능을 완전히 제거시키고 기량의 상승과 역할 상대의 존중을 학습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된다.
4. 결론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하면 중국인들은 은왕조와 주왕조의 교체에서 천명의 비영원성을 자각함으로써 하늘, 사회적 관행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집단에서 어느 정도 분리된 책임적 행위자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임적 행위자 의식은 언어적으로 '自', '己'라는 1 인칭 대명사의 범칭화 현상과 밀접한 상관성을 갖는다. 1 인칭 대명사 중에서 '我'는 독단적이고 적대적인 행위자를 가리키는 반면 '自', '己'는 행위의 산출자로서 행위를 숙련을 위해 배워야 하고, 행위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기 책임(self-responsibility), 자기 반성(self-reflectiveness)의 특성을 가리키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결론을 토대로 종래의 몇 가지 연구 성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自'는 {논어}에서 '己'와 '身'에 비해 덜 '자아-지시적'이고 '기'와 '신'에 추출할 수 있는 의미와 다른 특징적인 차이점을 가지지 못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논어}의 "毋我"가 '이기적인 성향의 부재'나 '이기적인 성향의 억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차라리 타자에게 '적대적으로 대우하지 마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克己'를 '사욕의 극복'으로 해석하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기'는 비도덕인 행위를 낳은 원인으로서 '개인적 욕구'의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춘추시대의 문헌에서는 아직 몸 또는 마음을 별개의 기능을 가진 두 영역으로 구분하여 그 각각을 몸으로 인한 욕망과 도덕률로 지칭하는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앞으로 춘추 전국시대(또는 한초)의 문헌에서 보이는 '기'와 '아'의 다양한 용례, 즉 공자의 '修己', 양주 학파의 '爲我', 장자의 '無己', {예기} [중용]의 '成己'·'成物'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한다.
첫째, 위의 세 단계는 각각의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뒷 단계는 앞 단계를 전제해야 한다. 식물의 성장에는 비약이 허용하지[獵等] 않듯이 사람도 성장을 하기 위해 예비 단계를 거쳐야 한다. 둘째, 자기 전개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실이 엉키면 풀기 이전에 더 이상 전개를 못하듯이 사람도 착오를 해결하기 위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셋째, 자기 전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승화를 지향한다. 꽃이 각기 다른 색깔로 제 아름다움을 표출하듯이 사람도 자신이 관계 맺는 일상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의 결실을 지향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맥락의 '己'가 '我'와 어떻게 의미 차별화의 길을 걸어가는지 {논어}의 '사례'(射禮)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글자 그대로의 의미에 따르면 '기'는 주살을 가리키므로 {논어}의 일인칭 대명사로서 '기'도 '무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야 한다. 그 결과 '기'는 창을 다루는 무사로서 '아'의 의미와 구별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필자의 '아'와 '기'의 의미 차별화 시도는 무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논어}의 사례(射禮)와 '기'의 비유적 의미를 분석하면 주살 어원의 '기'와 일인칭 대명사의 '기' 의미는 양립 가능하다. 주살 어원은 '기'가 사람의 고기 획득이라는 생존과 관련된다. 이 때 사람은 겨냥하기 쉬운 새를 향해 주살을 쏘고 그 화살이 새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야 활쏘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논어}의 활쏘기는 잡기 쉽더라도 둥지에 든 새를 겨냥하지 않고 과녁 꿰뚫기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또 주살 어원은 맞추려는 사람과 맞춰지는 대상간에 생존 확보, 더 많이 맞추려는 사람들 사이에 살상 우위의 각축, 경쟁이 치열하게 개입되고 결정적인 승부가 나지 않는 한 이김과 짐은 수시로 역전되면서 살상이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반면 {논어}의 활쏘기는 쏘는 사람과 맞는 대상 사이나 쏘는 사람들 사이에도 더 나은 살상 전문가가 되기 위한 경쟁이 개재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논어}의 활쏘기의 비유적 의미를 고찰해보자. 활쏘기는 과녁까지 도달에 따른 승부 나기, 쏘기 전후의 사우(射?) 접대로 구성된다. 우선 활쏘기는 활을 매개로 쏘는 현재의 지점에서 가야 하는 목표 지점으로 물리적 이동이다. 쏜 화살은 과녁에 못 미처 떨어질 수도 과녁에 도달할 수도 과녁 위치까지 가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양 지점의 거리는 메워져야 할 영역이다. 그러나 과녁을 뚫거나 뚫고서 더 이상 계속해서 진행해선 안 된다. 여기서 활쏘기를 시간 측면에서 보면 쏘는 지점은 시간상으로 현재를, 과녁은 미래를 상징한다. 물리적 힘은 다르지만 사수는 현재의 이 지점에서 미래의 저 지점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때 화살이 떨어진 지점이 자신이 지금까지 도달한 수준, 기량을 상징한다. 이동 거리는 자기 능력에 대한 자기 확인이면서 다른 참여자들의 능력과 비교의 대상이 된다. 이 결과에 따라 나의 도달 거리는 참여자들에게 평가되고 나는 이 평가에 대해 승복한다.
그러므로 {논어}에서 일인칭 대명사로 쓰이는 '己'는 무기라는 의미를 탈각시키지 않고 그대로 온존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무기의 원래 기능을 완전히 제거시키고 기량의 상승과 역할 상대의 존중을 학습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된다.
4. 결론
지금까지 논의를 정리하면 중국인들은 은왕조와 주왕조의 교체에서 천명의 비영원성을 자각함으로써 하늘, 사회적 관행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집단에서 어느 정도 분리된 책임적 행위자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임적 행위자 의식은 언어적으로 '自', '己'라는 1 인칭 대명사의 범칭화 현상과 밀접한 상관성을 갖는다. 1 인칭 대명사 중에서 '我'는 독단적이고 적대적인 행위자를 가리키는 반면 '自', '己'는 행위의 산출자로서 행위를 숙련을 위해 배워야 하고, 행위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기 책임(self-responsibility), 자기 반성(self-reflectiveness)의 특성을 가리키게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결론을 토대로 종래의 몇 가지 연구 성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自'는 {논어}에서 '己'와 '身'에 비해 덜 '자아-지시적'이고 '기'와 '신'에 추출할 수 있는 의미와 다른 특징적인 차이점을 가지지 못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논어}의 "毋我"가 '이기적인 성향의 부재'나 '이기적인 성향의 억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차라리 타자에게 '적대적으로 대우하지 마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克己'를 '사욕의 극복'으로 해석하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기'는 비도덕인 행위를 낳은 원인으로서 '개인적 욕구'의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춘추시대의 문헌에서는 아직 몸 또는 마음을 별개의 기능을 가진 두 영역으로 구분하여 그 각각을 몸으로 인한 욕망과 도덕률로 지칭하는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앞으로 춘추 전국시대(또는 한초)의 문헌에서 보이는 '기'와 '아'의 다양한 용례, 즉 공자의 '修己', 양주 학파의 '爲我', 장자의 '無己', {예기} [중용]의 '成己'·'成物'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