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목차없음..
본문내용
그대로 몸부림이며 제대로 묶어달라는 그녀의 말은 그 몸부림조차 거절한다. 언두는 오늘날 쉽게 풀어져 가는 인간 관계의 일면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며,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추억, 즉 죽어버린 시간에 대한 회상이다. 유끼오의 나레이션이 그러하고, 시종일관 화면을 맴도는 스산한 회색, 바래버린 갈색의 빛, 그리고 마치 연극무대처럼 꾸며진 그들의 집 안이 그러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한 편, 언두는 인물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물의 갈등은 바로 심리적 충돌이며, 이것은 편집 속도의 충돌과 카메라 방향의 충돌, 화면 구성에서 나타나는 관계의 충돌 등으로 나타나는데, 영화의 전반부는 편집 속도가 느리며 카메라의 방향성도 일정한 반면 갈등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후반부는 편집 속도가 빠르고 카메라가 방향성을 잃고 여러 시점에서 인물을 잡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는 끝나지만 마지막 유기오의 나레이션은 우리가 쉽게 영화 속을 빠져 나올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물음은 단순히 영화 속의 대사로 느껴지기보다 우리 삶 안으로 던져진다. ----결국 우리는 묶여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풀려있었던 것일까
천리안 아이디 CICLO07 김보경 님
천리안 아이디 CICLO07 김보경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