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을 위한변론을 읽고

목차

1장 - 역사학의 역사

2장 - 역사, 과학, 도덕

3장 - 역사가와 그의 사실

4장 - 사료와 담론

5장 - 역사에서 인과관계

6장 - 사회와 개인

7장 - 지식과 권력

8장 - 객관성과 그 한계

본문내용

가들을 모두 필요 없게 만들고 그 대신 우리 자신의 역사가 어떻게 현재와 미래의 정치적 프로그램을 위한 정당한 토대로서 기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억압받는 사회 집단들의 힘을 북돋운다. 역사에 대한 관점이나 견해는 단순히 그 저자가 전문 역사학 또는 대학 안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다.
일부 전문 역사가들은 역사란 기본적으로 사회의 지배적인 집단에 과한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서유럽과 미국의 좀더 넓은 역사학계에서 이런 종류의 역사학은 점차 소수파로 전락하였다. 역사를 서술하는 데 경험과 동일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높아졌는데, 포스트모던주의자들은 모든 역사 서술이 불가피하게 역사에 대한 해석과 철학을 다같이 체현하며 이 때문에 역사 서술은 본질적으로 의미면에서 해결될 수 있는 종류의 논쟁을 생각할 수 없고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원칙을 적용한 많은 사례들 중 정치적 참여는 많은 훌륭한 역사의 원천이 되어 왔고 미래 역사가들에게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역사학은 그것이 설득력 있는 주장일 경우에만 현재 사회에 후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증거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접근을 시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 제 8장 '객관성과 그 한계'
에드워드 카는 상대주의에 편향되어 있었음에도 과거에 대한 온갖 견해들이 똑같이 타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랑케와 마찬가지로, 카도 역사학이란 별개의 역사적 사실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연대기와 다르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는 랑케와는 달리, 역사란 어떤 메타 서사와 관련을 맺을 때에만 역사학이 될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역사학은 역사로서 똑같은 타당성을 가지며 파시스트 연구나 스탈린주의적 연구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1987년 제기되었는데, 포스트모던주의자중 한사람인 폴 드만(Paul de Man)이 독일 점령기에 프랑스에서 나치에 협력한 저술가들에 대한 찬양문과 20세기 유럽 문화에 유태인이 기여한 것에 대한 논박 등을 포함하는 논설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되었다.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는 드만의 신문 기고가 그의 문예 이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옹호하였다. 한 문예 이론가의 비평과 나치의 유태인 말살을 똑같이 다루는 것은 증거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을 훨씬 더 넘어서는 수사학적 과장 행위이다.
1970년대 중반이래 유태인 학살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강도가 높아진 것은 특히 미국에서 포스트모던 지적 분위기를 반영하였는데, 학자들은 점차로 텍스트가 고정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부정하고 그 대신에 의미란 독자들에 의해 제공된다고 주장하였다. 포스트모던 이론은 역사학의 어떤 영역에 대해서는 다른 영역보다도 더 잘 적용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야말로 21세기 역사 연구 및 서술에 포스트모던 이론의 좀더 긍정적인 개념들을 부착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역사 서술의 외연을 넓히고 오래되고 진부한 분야에 새로운 생명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근대주의적 역사 서술의 핵심인 이성과 진보에의 신념을 거부하고 역사에서 비합리적인 것, 특수한 것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그것은 좀더 구성적인 양식에서 역사가들로 하여금 문서를 좀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그 표면의 외양을 좀더 진지하게 검토하여 텍스트와 서사에 관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역사학은 경험적 학문이며, 지식의 본질보다는 그 내용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료와 그 사료의 취급을 통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철저하게 작업할 경우 과거의 현실을 재구성할 수 있다. 과거는 실제로 일어난 것이며, 우리가 자기 비판적일 경우 그것이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고 조리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시대나 완벽한 시대는 없었으며, 나름대로의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런 문제점들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과 문제제기가 바로 역사학의 임무라고 생각된다. 80년대에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이 등장하면서 전문 역사학을 위기와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는데, 이것 역시 '근대'의 카테고리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라고 생각한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을 관점의 차이로 이해하고 '근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논의로 받아들일 때 제대로 된 포스트모던 역사학과 근대 역사학과의 대화가 가능하며, '근대'에 대한 여러 가지 모색들이 가능할 것이다.

키워드

역사학,   지식,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