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화의 전통과 외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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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문화의 존재양식과 국제적 문화교류

2. 민속문화와 만나는 외래문화의 층위

3. 의식주 생활과 외래문화 만남의 나타남새

4. 외래문화에 의한 의식주 생활의 변화 원인

5. 민속신앙과 외래문화 만남의 숨김새

6. 민속문화와 외래문화의 변증법적 만남

본문내용

문화의 변증법적 만남
문화적 층위가 서로 다른 의식주 생활의 전통과 민속신앙의 전통을 관련 외래문화와 만나는 양상을 주목해 보았다. 그 결과 퍽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적이며 생리적으로 체화된 식생활의 전통은 외래문화에 흔들리지 않고 비교적 고스란히 지속되고 있는 반면에 공적이며 현시적으로 드러난 의생활의 전통은 외래문화에 쉽게 수용되어 상대적으로 전통의 자취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조적인 현상이 주생활을 통해서 고스란히 입증되고 있다는 사실이 특히 주목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외래문화의 수용태도가 우연한 것이 아니라 상당히 필연적인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가옥의 외형과 형태는 공적으로 현시되고 있는 까닭에 대부분의 주택이 양옥과 아파트 등 외래문화를 그대로 본받고 있는 반면에 집안의 실내와 방바닥 및 난방방식은 사적으로 몸과 직접 만나고 있는 까닭에 온돌문화의 전통을 잘 되살리고 있다. 따라서 겉으로 가옥의 외형만 보면 우리 주생활은 서구식 외래가옥이나 다름없지만 실제 집안의 방바닥 구조와 온돌체계를 경험하게 되면 전통 한옥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하면 시골의 초가집이나 도시의 아파트는 외형은 전혀 다르지만 방바닥이 한결같이 온돌보일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결국 몸의 외모 곧 체외와 관계 있는 의생활과 몸의 섭취 돋 체내와 관계 있는 식생활의 경향성이 주생활의 내외구조에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고려한다면 의생활도 다시 주목할 만하다. 옷도 외의와 내의는 서로 다를 수 있다. 외의 곧 겉옷은 양복이 외래문화로 인식되지 않을 만큼 서구화되었다. 그러나 내의 곧 속옷은 어떤가. 속옷은 겉옷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사적이고 생리적이다. 따라서 속옷은 상대적으로 외래문화와 다른 한국적 특성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은 내의를 비교적 잘 챙겨 입는데 반해서 양복문화를 전파한 미국사람들은 내의를 거의 입지 않는다. 우선 서구인들은 와이셔츠 속에 별도의 내의를 입지 않는 반면에 한국인들은 내의처럼 반드시 런닝셔츠를 입는다. 그리고 겨울에는 겉옷 안에 대부분 내의를 별도로 입는다. 내의 선전도 비중 높고 백화점에는 겨울용 속옷이 상품으로 널리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별도의 내의를 껴입지 않는다. 그러므로 옷의 안팎도 자세히 주목해 보면 집의 안팎과 같은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도 더 지속적이고 더 세부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프랙탈 현상처럼 무질서한 만남과 변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에도 분명하고도 질서정연한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양복이 우리 옷문화를 석권하는 단계에 이르자 생활한복이 만들어져 그 영향력을 점점 확대시키고 있는 것처럼, 공공건물이 모두 양식으로 일반화되는 단계에 이르자 그 외양을 한옥의 모습처럼 살리고자 한 건물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를테면 청와대 건물이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독립기념관 건물 등 국가적으로 상징성을 지닌 공적 건물일수록 적어도 그 모양은 한옥의 전통을 드러내고자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안팎의 고정관념도 뒤바뀌어서 이제는 안이 겉이 되고 겉이 안이 되는 관계로 나아가, 외양은 한옥인데 실내는 양옥의 편의를 갖추고 있는 집도 늘고 있다. 그것은 생활한복이 외양의 한복화를 취하면서도 기능은 양복의 편의성을 접목시키고 있는 데서도 발견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의식주 생활과 같은 물질문화가 아니라 정신문화인 신앙활동도 같은 맥락에서 재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적이고 외형적으로 보면 우리 종교문화는 외래종교인 기독교문화에 일방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의 교세나 사회문화적 영향력이나 모두 다른 전통종교에 비해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특히 민속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무교의 전통과 견주어 보면 그 위세는 대단하다. 무교는 계속해서 미신으로 간주되고 타파의 대상이 되면서 공적인 영역에서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나 기독교는 사회지도층의 지지 아래 종교적 자유를 넘어서 다른 종교행사를 억압하고 금지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기 일쑤이다. 공식적인 장례식의 경우 기독교 의식이 필수적인 반면에 무교적 의식은 도저히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 단적인 보기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신앙생활의 알맹이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자세하게 검토한 것처럼 실제 신앙은 기복종교의 형태를 이루면서 무교의 제의 양식이나 종교적 관념을 고스란히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수복과 재복과 평안을 기도할 뿐 아니라 한가위 미사를 올리고 새벽치성의 전통을 계승하며 굿마당의 무감을 부흥회나 성령기도회의 신비체험으로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초가집이나 양옥집에서 한결같이 온돌구조를 갖추고 좌식생활을 하는 것처럼, 굿판이나 갓바위, 교회에서 한결같이 아들 입시합격을 빌고 남편 사업 잘되기를 기원하며 몸의 질병이 낫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형적으로는 기독교 신자이자 크리스천으로서 합리적 종교생활을 하고 있으나, 실제 신앙활동을 주목해 보면 사실은 굿판에서 치성드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민속신앙의 전통을 지속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번듯한 양옥을 지어 살면서 사실은 전통 한옥의 실내 생활을 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우리 주생활의 전통이 외래 주생활과 만나서 전기장판과 온돌보일러와 돌침대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듯이, 우리 민속신앙의 전통이 기독교와 만나서 새벽기도회와 병고침의 기적과 한가위 미사 등을 새롭게 창출해내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역량이 변증법적으로 발전하여 수운의 동학이 새로운 민족종교로 생성되고, 나아가 원불교나 통일교와 같은 제3의 종교가 생성되어 세계적인 종교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온돌보일러와 돌침대와 같은 주생활 관련 문화가 국제사회에 인정받아 세계적인 주생활 문화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예고해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민속문화의 전통과 외래문화의 만남을 단순한 서구문화적 시각에서 보는 문화접변의 논리가 아니라 민족문화의 본디 이치와 주체적 시각에서 문화접촉 현상에 입각한 귀납적인 논리를 편다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이 크게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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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26페이지
  • 등록일2002.11.23
  • 저작시기2002.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1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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