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시세계

목차

Ⅰ. 서론

Ⅱ. 이상에 대해서
1. 이상의 생애
2. 그의 필명은 왜 ` 李箱 ` 인가?
3. 이상의 가족들
4. 이상의 여인들.

Ⅲ. 이상의 시에 나타나 있는 의식 세계
1. 자아의 대립 개념으로서의 `가정` 인식
2. `안해` 거부심리의 여성 인식
3. 거울의 심상과 자의식
1)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
2) 거울 있는 세계와 거울 없는 세계

Ⅳ. 이상 시의 특징들

Ⅳ. 마무리

본문내용

면, 오히려 글로써 표현한 것보다 강력한 힘을 갖게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상은 폐쇄되고 단절된 자신을 화살표로 표현하고 있다. 이상이 일상성을 상실하고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있을 때 그가 시선을 위로 향하여 신을 발견하고 신과의 교통으로 자신을 구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신의 존재와도 단절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각형의 화살표는 내부로 향하여 차단된 벽에 부딪치게 된다. 그러한 단절에서 오는 절망을 '臟腑는 浸水된 畜舍'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자신은 날개가 커도 날 수 없으며, 눈을 크게 떠도 볼 수 없는 무능한 자이다. 폐쇄된 상황 속에서는 자신의 장부는 축사와 같다는 심리적 표현이 언어를 포기하고 사각형 도표로 그려져 내부로 향한 화살표가 아닌가 한다.
) 임문혁 「"李箱 시의 구조와 의미, 1989, p.294.
더구나, <烏瞰圖·詩第5號>에 보이는 그림은 線, 곧 타이포그라피 재료인 괘(罫)를 사용해서 그린 그림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활자만으로 그릴 수 있는 그림이며, 활판 인쇄소의 기능에 기능에 의해서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곧, 활판 인쇄소의 현장 사정을 환히 알고 그려진 도형적 그림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李箱의 표현은 의도적으로 그려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요컨대, <烏瞰圖·詩第5號>에서 보여지는 李箱의 도형적 사고는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한계의 외연(外延)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Ⅳ. 마 무리
이상은 우리나라 신시 사상 가장 난해한 시인 중의 한 분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의 시는 '진정한 나'가 되려는 시인의 의지와, 이를 부정, 방해하려는 도덕적이고 일상적이며 규범적인 세계 사이의 관계 상실로부터 출발되며, 이는 시인으로 하여금 일상적 세계로부터 자신을 분리시켜 자아만의 세계에 침잠함으로써 시인의 자아 동일성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거울'로 대표되는 자아침잠의 세계에서 시인은 오히려 자아분열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자기 소원화, 무감각, 절망, 권태 등 극심한 자아동일성 혼란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자아분열 또는 일상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대립은 결국 상징적 죽음을 거쳐 마침내 역설적이긴 해도 새로운 자아를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자아는 통일적 자아와의 관계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동경의 대상일 뿐이다. 곧 통일적 자아로서의 시인 이상은 이러한 자아를 지향했지만, 그의 시에서 읽을 수 있듯이 이러한 자아에 대한 거부심리가 자주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바로 그러한 자아를 성취하기가 얼마나 힘겨웠던가를 은밀히 반증해 주는 것이며, 시인의 해학적 태도나 허무주의적, 냉소주의적 태도 따위가 나타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이상 시에 나타나는 자아의 실상 곧, 시적 자아의 양상과 그러한 양상을 바라보는 통일적 자아로서의 시인 이상의 태도는 30년대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의 실상을 은밀히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앞서 이루어 놓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습작 태도가 다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시인들은 안일하고 정체되어 있는 습작태도에서 벗어나 선배님들의 이루어 놓은 시작 태도 중에서 장점은 배우고 발전시켜 더욱 참신하고 승화된 현대시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될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그동안 그에 대한 평가는 그의 난해성으로 인하여 극단적인 부정과 긍정의 두 평가 속에서 시인의 성실성마저 의심 받아왔었다. 그래서 학자들은 그의 시가 자의식이나 자아분열 세계를 지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일부 학자들은 이 시인의 세계를 단순한 재치나 유모어 혹은 미친 놈의 잠꼬대로 폄하해 온 경우도 많이 있었다.
삶에 대한 긍정적 비젼이 없고 끝까지 자의식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은 이상 시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지만 그에 의하여 최소한 자의식의 세계가 형상화되고, 현실을 냉정한 태도의 반어적 시각으로 톡특하게 바라보고 나아가 실존의식이 본격적으로 들어나는 것은 이상 시의 커다란 장점으로 우리가 배울 만하다.
문학은 미적(예술적) 가치와 교훈적 가치를 지닌 개성적 표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의 시에서는 특히 이 두 가치는 염두에 두지 않은 듯하다. 아마도 이상의 시가 개성의 극치를 이룬다고 평가했을 때, 많이 읽히지 않는 이유는 띄어쓰기도 하지 않는 등, 혼자만의 자의식 세계를 너무도 난해하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읽기에 지루하게 느끼고, 접근 시도조차 포기하고 마는 것이 아닐까?
문학에서 개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글의 맛이 개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개성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때에는 생명을 잃기도 쉽다.
이상의 시를 음미하면서 우리는 개성적인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을 새로 배우고, 참신한 기법을 터득하며, 개성적이며 생명력 있는 올바른 시를 쓰는 시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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