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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처럼'이란 책을 읽으려고 책장을 넘기는데 한눈에 들어오는 작가의 얼굴이 나를 당혹케 했다. 마치 내 고요한 주변에 벌레들의 침입으로 비명을 지르게 하는 순간처럼. 나는 그의 얼굴을 보고 다시 책을 덮고 말았다. 그리고 오지 않는 잠을 청하려 이불 속에 숨어버렸고 나도 모르는 사이게 개미 한 마리 개미 두 마리......하며 잠을 청하려 부단히 애를 썼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벌레를 세면서. 하지만 낮에 낮잠을 자서인지 잠은 쉽게 오지 않는다.
개미를 103마리까지 셌을 때쯤 나는 돌연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행이라고. 이 책을 샀으면 나는 다시는 이 책을 펼 수 없을 거라고. 나는 도무지 이 책을 사랑할 수 없을 거라고. 사랑하지 않는 책을 내 책장에 꽂는 다는 것은 불필요한 짓이라고........아마도 나는 잠을 청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들을 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잠을 잘 수 없게 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도대체 이렇게 흉한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하고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다. 아니 상상이 아니라 평소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벌레 이야기들을 꺼내고 있었다. '그러다 지치면 나도 잠을 자겠지' 하면서
배가 너무 아프다. 배를 움켜잡고 아픔을 달래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배는 찢기는 듯한 고통으로 나를 웅크리게 만든다. 아마 내 배 안에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내 배에 언제부터 이런 것들이 존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조금의 여유를 부린다거나 먹지 말아야할 것들(커피, 라면, 인스턴트 식품들)을 먹게되면 정해진 법칙처럼 그들은 내 배 안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치른다. 축제가 절정에 다다른 시간이면 나는 여지없이 화장실에서 웅크려 기절 상태에 처한다. 내 고등학교 시절 그들은 매일 같이 축제를 벌이곤 했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있다는 것을 노린 것일 게다. 영악하게도........
이젠 어느 정도 그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정신력을 길렀다. 그래서인지 이젠 내 배에서 좀처럼 나팔소리를 비롯한 축제분위기의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젠 화장실에서 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걱정을 하게된다. 걱정 없이 사는 삶을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기 때문일까? 지금 난 손바닥만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손톱 만한 알약을 먹어야한다. 어렸을 때부터 먹었던 약인데.......내 배 속에 있을 지도 모르는 벌레들을 죽이기 위한 독약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들이 내 배 속에 있긴 있는 걸까? 이걸로 그들을 죽일 수는 있을지?
아이러니컬하게도 벌레를 세면서. 하지만 낮에 낮잠을 자서인지 잠은 쉽게 오지 않는다.
개미를 103마리까지 셌을 때쯤 나는 돌연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행이라고. 이 책을 샀으면 나는 다시는 이 책을 펼 수 없을 거라고. 나는 도무지 이 책을 사랑할 수 없을 거라고. 사랑하지 않는 책을 내 책장에 꽂는 다는 것은 불필요한 짓이라고........아마도 나는 잠을 청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들을 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잠을 잘 수 없게 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도대체 이렇게 흉한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하고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다. 아니 상상이 아니라 평소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벌레 이야기들을 꺼내고 있었다. '그러다 지치면 나도 잠을 자겠지' 하면서
배가 너무 아프다. 배를 움켜잡고 아픔을 달래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배는 찢기는 듯한 고통으로 나를 웅크리게 만든다. 아마 내 배 안에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내 배에 언제부터 이런 것들이 존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조금의 여유를 부린다거나 먹지 말아야할 것들(커피, 라면, 인스턴트 식품들)을 먹게되면 정해진 법칙처럼 그들은 내 배 안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치른다. 축제가 절정에 다다른 시간이면 나는 여지없이 화장실에서 웅크려 기절 상태에 처한다. 내 고등학교 시절 그들은 매일 같이 축제를 벌이곤 했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있다는 것을 노린 것일 게다. 영악하게도........
이젠 어느 정도 그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정신력을 길렀다. 그래서인지 이젠 내 배에서 좀처럼 나팔소리를 비롯한 축제분위기의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젠 화장실에서 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걱정을 하게된다. 걱정 없이 사는 삶을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기 때문일까? 지금 난 손바닥만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손톱 만한 알약을 먹어야한다. 어렸을 때부터 먹었던 약인데.......내 배 속에 있을 지도 모르는 벌레들을 죽이기 위한 독약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들이 내 배 속에 있긴 있는 걸까? 이걸로 그들을 죽일 수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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