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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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재일조선인 출현
Ⅱ 해방 전, 재일조선인
Ⅲ 해방 후, 재일조선인
Ⅳ 정리하며
Ⅰ 재일조선인 출현
Ⅱ 해방 전, 재일조선인
Ⅲ 해방 후, 재일조선인
Ⅳ 정리하며
본문내용
노선은 완전히 분리된다. 51년 ‘민전’ 출범 당시부터 ‘일공’과의 연계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내부에 있었음에도, 거대한 적에 대한 ‘공동투쟁’이라는 당위 앞에 봉인되어왔던 시각 차이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후 후루시쵸프의 스탈린 비판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조총련’에 대한 북한 노동당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 된다. 조국의 정치 체제와 완전히 일체화된 성격의 조직 출현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는 재일사회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조국 문제와 연동하면서 전개해온 재일조선인운동이 변용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했다. 재일조선인운동이 일본 대중들과의 호흡과 연대를 기반으로 주어진 조건 속에서 조국 현실을 개선하려는 형태로 진행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점부터 그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단’은 한국전쟁에 한국군을 직접 파병하는 식으로 남한과의 정치적 일체화를 지향하였다. ‘조총련’ 역시 북한 공산당의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모습으로 변모했는데, 조총련=북한, 민단=대한민국이라는 구도가 이후 재일사회와 그들의 아이덴티티 구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재일조직과 그 운동이 재일사회 전체의 다양하고 다변적인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국의 정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뿐이라는 비판을 불러오는데, 1950년대를 재일조선인 운동사의 변곡점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소재한다. 이처럼 해방이전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직은 일본 내 근대주의의 모순을 파고들면서 끊임없이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들이 대변했던 것은 재일사회와 조국뿐 아니라 일본 대중의 목소리였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시기 재일조직은 재일사회의 내실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내는 장소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재일조선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일본사회의 여러 곳에 참여해 나갈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서경식은 침묵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공생의 지향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점을 증명한다. 그 ‘공생’의 실현을 내세운 운동은 “조선인은 조선 국가에 귀속하는 것이다”, 혹은 “일본국은 일본인으로만 구성된다”는 국가의 논리가 아니라 개인의 존엄성 존중과 생활을 유지하고 개척해나가는 것을 중시하는 이른바 민중의 논리가 의식과 활동의 근저에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이러한 공생의 실현을 비판하는 서경식의 입장은 식민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그의 민족 지향이 국가주의의 논리를 내부에서 넘어서려고 하는 일본인들에 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으로 일관하고, 결국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다. 조국지향형 내셔널리즘은 재일조선인의 대부분이 현재 일본에 머물러 있다 해도 그곳을 ‘임시로 머무는 곳’으로, 자신을 어차피 귀국해야만 할 존재로 규정했던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일본 사회와의 관계에서 재일조선인이 자신의 민족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일본 사회에 귀속, 참여를 추구하거나 제국주의 가해의 청산을 비롯한 일본의 변혁,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저조해졌다는 지적은 이러한 맥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일민족 사회인 일본에 대항하는 고정적이고 단일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일본인인 동시에 조선인이라는 복수의 정체성을 갖는 사람, 재일조선인으로 태어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일본인과의 연결고리도 유지하고 있는 사람, 애당초 그다지 스스로의 민족적인 정체성에 구애되지는 않지만 그것을 부정하지도 않는 재일조선인, 조선일본 양쪽의 문화를 국면에 따라서 활용하면서 생활하는 사람 등등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을 개개인이 선택할 가능성을 실제의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재일조선인들의 삶의 방식이다.
이렇게 재일조선인의 일상적인 실천 안에는 여러 가지 차이와 아이덴티티가 구성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효과를 갖는 정치의 장이 서로 중첩되어 있다. 재일조선인이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을 그만두기 어렵다면, 시스템의 외부에 존재하는 정체성의 기원을 특권화하거나 ‘피억압자’로서의 주체성을 고 정화시키는 것보다는 시스템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중층적인 맥락 속에서 다양한 분기와 모순, 투쟁의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고정된 이미지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은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 전체에 대한 이해를 일면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재일조선인의 자기서사는 민족의 역사와 연동되는 공적인 서사라는, ‘재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의 이야기는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Ⅳ 정리하며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과 극복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것은 단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아무런 구분이 없다거나 인간의 근본적인 유약함을 지적하는 논의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 존재의 모호함과 모순을 이해하고 그것에 윤리적으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일조선인의 문제로 돌아오자면, 식민주의의 극복을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물음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것은 식민지 이후 재일조선인의 일상을 정직하게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언어와 정체성의 틈새에서 괴로워하거나 식민주의의 일상 속으로 회수되어 들어간 존재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윤리적 물음을 스스로에게 돌려서 자기서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식민주의의 기억 속에서 집단화되어간 재일조선인들에게 일어난 문화적, 상상적 자아구축의 과정을 복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재일조선인의 자아의 구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정체성 형성, 문화적 차이의 구성, 시민권과 소속감 등 사회적 과정에 관한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살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재일조선인의 자기구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사회적 이해들이 구성되고, 경합하고, 협상되어가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그 의미와 이해들이 융합되고 분열되는 다양한 방식을 문화, 장소, 공간에 대한 여러 개념들과 교차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는 재일사회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조국 문제와 연동하면서 전개해온 재일조선인운동이 변용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했다. 재일조선인운동이 일본 대중들과의 호흡과 연대를 기반으로 주어진 조건 속에서 조국 현실을 개선하려는 형태로 진행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점부터 그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단’은 한국전쟁에 한국군을 직접 파병하는 식으로 남한과의 정치적 일체화를 지향하였다. ‘조총련’ 역시 북한 공산당의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모습으로 변모했는데, 조총련=북한, 민단=대한민국이라는 구도가 이후 재일사회와 그들의 아이덴티티 구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재일조직과 그 운동이 재일사회 전체의 다양하고 다변적인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국의 정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뿐이라는 비판을 불러오는데, 1950년대를 재일조선인 운동사의 변곡점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소재한다. 이처럼 해방이전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재일조직은 일본 내 근대주의의 모순을 파고들면서 끊임없이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들이 대변했던 것은 재일사회와 조국뿐 아니라 일본 대중의 목소리였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시기 재일조직은 재일사회의 내실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내는 장소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재일조선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일본사회의 여러 곳에 참여해 나갈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서경식은 침묵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공생의 지향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점을 증명한다. 그 ‘공생’의 실현을 내세운 운동은 “조선인은 조선 국가에 귀속하는 것이다”, 혹은 “일본국은 일본인으로만 구성된다”는 국가의 논리가 아니라 개인의 존엄성 존중과 생활을 유지하고 개척해나가는 것을 중시하는 이른바 민중의 논리가 의식과 활동의 근저에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이러한 공생의 실현을 비판하는 서경식의 입장은 식민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그의 민족 지향이 국가주의의 논리를 내부에서 넘어서려고 하는 일본인들에 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으로 일관하고, 결국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다. 조국지향형 내셔널리즘은 재일조선인의 대부분이 현재 일본에 머물러 있다 해도 그곳을 ‘임시로 머무는 곳’으로, 자신을 어차피 귀국해야만 할 존재로 규정했던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일본 사회와의 관계에서 재일조선인이 자신의 민족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일본 사회에 귀속, 참여를 추구하거나 제국주의 가해의 청산을 비롯한 일본의 변혁,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저조해졌다는 지적은 이러한 맥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일민족 사회인 일본에 대항하는 고정적이고 단일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일본인인 동시에 조선인이라는 복수의 정체성을 갖는 사람, 재일조선인으로 태어나서 한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일본인과의 연결고리도 유지하고 있는 사람, 애당초 그다지 스스로의 민족적인 정체성에 구애되지는 않지만 그것을 부정하지도 않는 재일조선인, 조선일본 양쪽의 문화를 국면에 따라서 활용하면서 생활하는 사람 등등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을 개개인이 선택할 가능성을 실제의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재일조선인들의 삶의 방식이다.
이렇게 재일조선인의 일상적인 실천 안에는 여러 가지 차이와 아이덴티티가 구성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효과를 갖는 정치의 장이 서로 중첩되어 있다. 재일조선인이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을 그만두기 어렵다면, 시스템의 외부에 존재하는 정체성의 기원을 특권화하거나 ‘피억압자’로서의 주체성을 고 정화시키는 것보다는 시스템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중층적인 맥락 속에서 다양한 분기와 모순, 투쟁의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고정된 이미지가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은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 전체에 대한 이해를 일면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재일조선인의 자기서사는 민족의 역사와 연동되는 공적인 서사라는, ‘재일’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의 이야기는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Ⅳ 정리하며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과 극복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것은 단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아무런 구분이 없다거나 인간의 근본적인 유약함을 지적하는 논의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 존재의 모호함과 모순을 이해하고 그것에 윤리적으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일조선인의 문제로 돌아오자면, 식민주의의 극복을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물음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것은 식민지 이후 재일조선인의 일상을 정직하게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언어와 정체성의 틈새에서 괴로워하거나 식민주의의 일상 속으로 회수되어 들어간 존재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윤리적 물음을 스스로에게 돌려서 자기서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은 식민주의의 기억 속에서 집단화되어간 재일조선인들에게 일어난 문화적, 상상적 자아구축의 과정을 복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재일조선인의 자아의 구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정체성 형성, 문화적 차이의 구성, 시민권과 소속감 등 사회적 과정에 관한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살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재일조선인의 자기구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사회적 이해들이 구성되고, 경합하고, 협상되어가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그 의미와 이해들이 융합되고 분열되는 다양한 방식을 문화, 장소, 공간에 대한 여러 개념들과 교차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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