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란 글에서 대프러시아 통합을 위해 의무 학교교육 제도를 만들도록 촉구했는데, 그로부터 이십 년 뒤 1826년에 국가가 주도하는 체계 잡힌 의무교육 제도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프러시아 국민들 92%가 다니는 국민학교(Volkshulen)의 목표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기보다 복종할 줄 아는 신민을 길러내는 것이었다. 생각하는 능력은 8%가 진학하는 레알 슐렌(Real Shulen)에서 가르쳤다. 이러한 프러시아 학교제도를 서유럽과 미국, 일본이 받아들이면서 제국주의 흐름과 함께 제 3세계로 이식되었다.
이차대전을 기점으로 해서 근대 학교교육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학교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오래가지 않아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1960년대 말 서구사회를 뒤흔든 혁명의 바람은 교육의 근본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들, 단순하고도 힘든 노동을 열몇 시간씩 견뎌낼 줄 아는 노동자들,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관료들을 길러내는 획일적인 학교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를 간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 학교교육 속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
지난날 우리 사회를 지배한 가치관이었던 ‘근대화’는 곧 시간을 잘 지키는 것과 통했다. 시간에 맞춰 빈틈없이 움직이는 기계와 사람들로 가득한 공장과 회사는 사람을 그 시스템에 맞추었다. 학교가 하는 일도 결국은 그 시스템에 알맞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학교가 가르치는 계율 가운데 으뜸가는 것은 바로 ‘시간 잘 지키기’였다. 그 만큼 ‘지각’은 중죄에 해당했다. 정해진 등교시간을 일 분만 어겨도 용서받기 어려웠다. 결석은 천재지변 같은 일이 있을 때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여 정해진 코스를 무사히 통과한 사람에게는 ‘개근상’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시간에 잘 길들여진 것을 증명하는 증서. 거기에다 우등상이라는 것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였다. 하루 종일 학교의 그 지루한 시간들을 인내심 있게 잘 견뎌냈음을 증명하는 데 가장 믿을 만한 표식이었다. 개근상과 우등상은 곧 말 잘 듣는 아이임을 증명하면서 시키는 대로 일을 잘 해내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표 대로 정해진 책으로 정해진 속도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배우는 학교 시스템은 자율적인 인간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대량생산 방식의 학교에서는 창의성보다 복종심이 더 중요한 가치였고 ‘자율’이란 강제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근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이러한 학교를 통해 사회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학교가 신분 상승의 기회라고 믿게 된 사람들은 너도나도 어떻게 해서든 좋은 학교 졸업장을 따고자 기를 썼다. 어려운 집안 출신 가운데는 드물게도 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러한 모델은 마치 학교제도가 이 사회의 평등에 기여한다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학교는 사실상 이 사회의 계층을 재생산해내는 틀로서 기능해 왔음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몇몇 예외가 있다 해서 엄연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가 교육을 하는 곳이라기보다 아이들에게 등수를 매기고 딱지를 붙여 분류하는 기능을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일찌기 간파하기 시작한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해왔다. 근대화 과정이 조금 늦었던 우리 사회에서는 1990년대 말에 들어서야 새삼스레 이를 자각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면서도 스스로를 속이며 찬사를 보내던 사람들도 이제는 눈을 비비며 현실을 다시 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교육의 조종소리가 들려오면서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른바 대안교육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 흐름을 크게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안교육 현장들은 훨씬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학교 형태가 아닌 새로운 교육 공간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으며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의 경계 또한 매우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외국에는 열몇 명 남짓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기 집을 개방해서 만든 프리스쿨들이 적지 않다. 학교와 학교 아닌 공간의 구분은 앞으로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학교라는 이름을 쓰든 쓰지 않든 새로운 배움의 방식을 찾아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 곳은 이미 학교라도 봐도 좋을 것이다.
2. 대안학교의 어제와 오늘
대안교육 운동의 역사적 흐름
근대 학교교육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20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학교 만들기로 나타났다. 대안학교의 역사를 말할 때는 흔히 1848년 톨스토이가 농노의 자녀들을 위해 세운 야스나야 뽈랴나 학교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상적으로는 루소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실천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서머힐(1921년-)과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1919년-)는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어 각자의 특성에 따라 20세기의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발도르프 학교는 전 세계에 700개에 이르고 있고 유치원은 천 개를 넘는다. 서머힐은 발도르프처럼 비슷한 학교들을 재생산하지는 않았지만 수천 개의 프리스쿨들이 생겨나는 데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다. 서머힐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학교를 꼽자면 미국의 크롱라라와 서드베리를 비롯한 수백 개의 학교들과 일본의 키노쿠니, 태국의 무반덱, 그리고 영국의 킬크하니티, 덴마크의 프레스콜레 ‘70 그밖에도 우리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학교들이 있다.
서구에서 대안학교 운동이 실험학교 단계를 넘어서 하나의 사회운동으로서의 성격을 띄기 시작한 것은 1970대 들어서이다. 1969년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국가주도의 공교육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성찰이 일어나면서 프리스쿨 운동이 본격화되었다. 1970년을 전후해서 학교교육을 비판하는 책들이 줄을 이었다. 『학교는 죽었다』(라이머), 『교실의 위기』(실버만) 『탈학교 사회』(일리치)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홀트) 같은 책들이 앞다퉈 쏟아졌다.
1970년대 미국에서 거세게 일어난 프리스쿨 운동의 배경에는 스푸트
이차대전을 기점으로 해서 근대 학교교육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학교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오래가지 않아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1960년대 말 서구사회를 뒤흔든 혁명의 바람은 교육의 근본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들, 단순하고도 힘든 노동을 열몇 시간씩 견뎌낼 줄 아는 노동자들,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관료들을 길러내는 획일적인 학교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를 간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 학교교육 속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
지난날 우리 사회를 지배한 가치관이었던 ‘근대화’는 곧 시간을 잘 지키는 것과 통했다. 시간에 맞춰 빈틈없이 움직이는 기계와 사람들로 가득한 공장과 회사는 사람을 그 시스템에 맞추었다. 학교가 하는 일도 결국은 그 시스템에 알맞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학교가 가르치는 계율 가운데 으뜸가는 것은 바로 ‘시간 잘 지키기’였다. 그 만큼 ‘지각’은 중죄에 해당했다. 정해진 등교시간을 일 분만 어겨도 용서받기 어려웠다. 결석은 천재지변 같은 일이 있을 때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여 정해진 코스를 무사히 통과한 사람에게는 ‘개근상’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시간에 잘 길들여진 것을 증명하는 증서. 거기에다 우등상이라는 것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였다. 하루 종일 학교의 그 지루한 시간들을 인내심 있게 잘 견뎌냈음을 증명하는 데 가장 믿을 만한 표식이었다. 개근상과 우등상은 곧 말 잘 듣는 아이임을 증명하면서 시키는 대로 일을 잘 해내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표 대로 정해진 책으로 정해진 속도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배우는 학교 시스템은 자율적인 인간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대량생산 방식의 학교에서는 창의성보다 복종심이 더 중요한 가치였고 ‘자율’이란 강제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근대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이러한 학교를 통해 사회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학교가 신분 상승의 기회라고 믿게 된 사람들은 너도나도 어떻게 해서든 좋은 학교 졸업장을 따고자 기를 썼다. 어려운 집안 출신 가운데는 드물게도 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러한 모델은 마치 학교제도가 이 사회의 평등에 기여한다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학교는 사실상 이 사회의 계층을 재생산해내는 틀로서 기능해 왔음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몇몇 예외가 있다 해서 엄연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가 교육을 하는 곳이라기보다 아이들에게 등수를 매기고 딱지를 붙여 분류하는 기능을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일찌기 간파하기 시작한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해왔다. 근대화 과정이 조금 늦었던 우리 사회에서는 1990년대 말에 들어서야 새삼스레 이를 자각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면서도 스스로를 속이며 찬사를 보내던 사람들도 이제는 눈을 비비며 현실을 다시 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교육의 조종소리가 들려오면서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른바 대안교육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 흐름을 크게 대안학교와 홈스쿨링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안교육 현장들은 훨씬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학교 형태가 아닌 새로운 교육 공간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으며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의 경계 또한 매우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외국에는 열몇 명 남짓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기 집을 개방해서 만든 프리스쿨들이 적지 않다. 학교와 학교 아닌 공간의 구분은 앞으로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학교라는 이름을 쓰든 쓰지 않든 새로운 배움의 방식을 찾아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 곳은 이미 학교라도 봐도 좋을 것이다.
2. 대안학교의 어제와 오늘
대안교육 운동의 역사적 흐름
근대 학교교육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20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학교 만들기로 나타났다. 대안학교의 역사를 말할 때는 흔히 1848년 톨스토이가 농노의 자녀들을 위해 세운 야스나야 뽈랴나 학교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상적으로는 루소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실천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서머힐(1921년-)과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1919년-)는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어 각자의 특성에 따라 20세기의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발도르프 학교는 전 세계에 700개에 이르고 있고 유치원은 천 개를 넘는다. 서머힐은 발도르프처럼 비슷한 학교들을 재생산하지는 않았지만 수천 개의 프리스쿨들이 생겨나는 데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다. 서머힐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학교를 꼽자면 미국의 크롱라라와 서드베리를 비롯한 수백 개의 학교들과 일본의 키노쿠니, 태국의 무반덱, 그리고 영국의 킬크하니티, 덴마크의 프레스콜레 ‘70 그밖에도 우리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학교들이 있다.
서구에서 대안학교 운동이 실험학교 단계를 넘어서 하나의 사회운동으로서의 성격을 띄기 시작한 것은 1970대 들어서이다. 1969년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국가주도의 공교육 속에 숨어 있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성찰이 일어나면서 프리스쿨 운동이 본격화되었다. 1970년을 전후해서 학교교육을 비판하는 책들이 줄을 이었다. 『학교는 죽었다』(라이머), 『교실의 위기』(실버만) 『탈학교 사회』(일리치) 『아이들은 왜 실패하는가』(홀트) 같은 책들이 앞다퉈 쏟아졌다.
1970년대 미국에서 거세게 일어난 프리스쿨 운동의 배경에는 스푸트
추천자료
학교교육의 위기와 공교육
맥도널드화로 본 우리 공교육
[교육사회학]공교육의 발달과정과 특성, 문제 대안, 개선방안에 관한 분석 조사
[사교육문제]사교육(과외, 학원)의 개념, 사교육(과외, 학원)을 보는 시각과 사교육(과외, 학...
사교육(과외, 학원)의 정의, 사교육(과외, 학원)의 분류, 사교육(과외, 학원)의 요인, 사교육...
사교육비(학원비, 과외비)의 정의, 사교육비(학원비, 과외비)의 증가요인과 시각, 사교육비(...
사교육(학원, 과외) 정의, 사교육(학원, 과외) 유형, 사교육(학원, 과외) 선택, 사교육(학원,...
사교육(학원, 과외)의 정의와 유형, 사교육(학원, 과외)의 과열원인, 사교육(학원, 과외)의 ...
사교육(과외, 학원)의 이론, 사교육(과외, 학원)의 배경, 사교육(과외, 학원)의 실태, 사교육...
[사교육][사교육비][사교육 문제원인][과외][사교육비 경감 대책]사교육의 개념, 사교육의 유...
[논문 요약] 공교육의 위기 - 신자유주의가 낳은 교육불평등
[사설비판문] 현 논술 고사는 공교육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가?
사교육비 지출 현황 및 효과,사교육비 경감,사교육비 지출과 성적의 연관성,사교육비 경감 방...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당면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하시오]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