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내용 요약,독후감 자료
본 자료는 3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해당 자료는 3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3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내용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헛된 이름, 허명(虛名)이 나는 일이다. 평가절하도 물론 싫지만 지금의 나 이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제일 무섭다. 나의 실체와 남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부질없는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 제일 두렵다. 실제로는 오이인데 사람들이 수박이라고 생각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길쭉한 오이는 남 앞에 설 때마다 크고 동그랗게 보이려고 무진장 애를 쓸 것이고, 있지도 않은 줄무늬까지 그려 넣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변장을 하고서도 오이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늘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한다.
나는 아무리 수박 노릇이 근사하고 대접을 받는다 하더라도, 가짜 수박보다는 진짜 오이가 훨씬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치기, 함량 미달, 헛 이름이 난 수박보다 진국, 오리지널, 이름값 하는 오이가 훨씬 자유롭고 떳떳할 테니까. 그래야 제 맛을 내면서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 조금씩 커가는 과정을 스스로 만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묻는다. 가짜배기 수박이고 싶은가, 진짜배기 오이이고 싶은가?
나가는 글 -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
현장에서 찍은 사진 속의 내 얼굴은 거의 다 싱글벙글, 환하게 웃고 있다. 정말로 마음이 놓인 얼굴이다. 그 안타깝고 괴로운 곳에서 어떻게 이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걸까. 아마도 그건 희망의 싹 때문일 것이다. 재난의 크기와 원인은 달라도 마음을 열고 잘 살펴보면 거기에는 언제나 파란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혹독한 환경에서 척박한 땅을 뚫고 돋아난 그 작고 기특한 것을 보았으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난 5년간 숨가빴다. 돌아보니 현장에서 울고 웃고 화내고 무섭고 안타까워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기쁘고 즐거운 일이 더 많았지만 지치고 힘든 날도 많았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곤죽이 되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떠오르곤 했다. ‘정말 힘들어 죽겠군. 이렇게 무리하게 일하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어?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그러나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 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그러면 나는 불에 데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즉시 대답한다. ‘누가 그만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마음속의 불평불만과 몸의 고단함이 이 대답과 함께 한 순간에 쏙 들어가 버린다.
그러면 내 안의 내가 다시 묻는다. ‘왜 계속하고 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참말이지 5년 동안 해왔지만 지금도 ‘긴급구호’라는 말만 들어도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은 어느덧 현장에 가 있다. 이 견딜 수 없는 뜨거움, 이 마음이 식기 전에는 긴급구호를 그만둘 수가 없다. 마음이 온통 여기에 있는데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 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철들고 나서 내가 넘어온 산들을 따져본다. 국제 홍보라는 산, 세계 일주라는 산, 중국어라는 산을 넘어 지금은 긴급구호라는 산을 오르고 있다. 이제 5년 차이지만 이번 산은 워낙 크고 높아서 정상에 오르려면 아직 멀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오래 걸릴 것을 각오했기 때문에 진도가 더디게 나간다고 답답해하거나 어느 천 년에 정상까지 가냐며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행군한다. 지금은 몸에 익지 않은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좀 괴롭다. 무엇보다 앞서가는 사람 없이 길 없는 길을 가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이 길 끝은 과연 정상인가, 내가 가진 식량과 장비는 충분한가, 앞으로 닥칠 크레바스와 암벽은 어떻게 넘어가나 하는 생각으로 때로는 버겁고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기가 꺾여 자신이 없어질 때마다, 몸이 지쳐서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만근일 때마다, 그래서 무릎을 꿇고 싶을 때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에게 내려진 절체절명의 명령 소리가 들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가격1,000
  • 페이지수9페이지
  • 등록일2008.02.11
  • 저작시기2008.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50200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