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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밝힌 바와 같이 김유정의 인물을 바보로 일반화시킨다면 소작인 유형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의 양식을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다시 말해 작가의 인물들은 본래 어리석기 때문에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식의 기계적인 관점만이 남게 된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김유정의 인물을 바보로 고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바보로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구조되어진 현실이 엄밀하게 분석되고 이해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작가는 자신의 인물들을 당대의 현실에 대응하도록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작가가 제시한 인물을 평면으로만 바라볼 때 작가의 소설이 품고 있는 현실과의 길항관계는 포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김유정의 인물을 바보로 파악하는 것은 인물들이 거느리는 현실을 외면한 평면적 시각의 소산이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