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용의'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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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는 아마 과거의 고통을 재생시키는 행위를 반복해나갈 것이다. 자꾸 돌아보지 않으면 상처는 힘없는 기억으로 전락하고 만다. 시인은 온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삶의 진실을 기필코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지게를 벗었으나 벗을 수가 없다. 시인이 된 지금도 고통으로 점철된 과거의 체험들이 남겨 놓은 통증을 고스란히, 그러나 묵묵히 지고 가고 있는 것이다.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
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
끊임없이 통증이 베어 나오는 그 환상통,
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 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목질(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
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
그 공터에서는 쉬임없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런 상실감일까?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 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이 흔들린다
사는 일이,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창 밖,
몸에 붙어 있는 것은 분명 팔과 다리이고, 또 그것은 분명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듯한 그 상처에서, 끝없이 통증이 스며 나오는 것 같은 바람이 지나가고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 「환상통(幻想痛)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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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2.30
  • 저작시기2008.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5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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