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들어가는 글
✤ 대상:
1. 교육적 지원
2. 예술 교육적 지원
3. 취미 활동 분야 지원
4. 외부 연계 프로그램
5. 행정, 경제적 지원
6. 상담소 운영
7.입양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8. 시설
춤사위로 씻어내는 ‘입양설움’
✤ 대상:
1. 교육적 지원
2. 예술 교육적 지원
3. 취미 활동 분야 지원
4. 외부 연계 프로그램
5. 행정, 경제적 지원
6. 상담소 운영
7.입양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8. 시설
춤사위로 씻어내는 ‘입양설움’
본문내용
한국정부가 관심을 갖고 대대적인 작업을 펼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쌀쌀한 가을날씨처럼 을씨년스런 6월의 마지막날 아침. 학교건물로 들어서자 장구소리가 1층건물을 울린다. 중앙로비에선 부채춤 강습을 위해 모여든 12명의 입양아들이 연습용 긴 치마를 입고 장구장단에 맞춰 양 손에 쥔 부채를 폈다 접었다 하며 발장단 순서를 반복해 외우고 있었다. 강사는 진유림씨. 이번에 부채춤 솔로를 익힌 천사들은 각종 파티에서 화려한 부채춤으로 인기깨나 끌 것이다. 음악실에선 사물놀이 팀의 재미있는 풍경이 들어온다. 한국말을 모르는 입양아들에게 “궁딱 덕기덕기 딱”이라며 국악박자를 알려주자 그대로 따라하다 박자가 흐트러지곤 했다. 그리곤 까르르 웃음. 탈춤반은 양손에 한삼을 낀 입양아들이 탈을 쓴 채 ‘어쑤(얼쑤)’ ‘저타(좋다)’ 외치며 팔을 허공에 뿌리친다. 그들이 여백의 미를 추구한 조상들의 낭만과 해학을 알기나 할까. 입양아들은 앉았다 일어서며 오른다리를 펴고 다시 돌면서 왼발을 세차게 뻗는다. 보기만 해도 허벅지가 뻐근해온다.
장구춤 반, 진도북춤 반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인기있는 장구춤 반의 경우 70여명의 학생 중 20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양길순 강사는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면서도 우리 장단에 쉽게 빠져드는 그들의 모습은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수강 입양아들 중 일부는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무궁화 한국무용단’과 ‘장미코리안댄서즈’ 단원이어서 완전 초보자는 아니다. 최고령 학생은 장미코리안댄서즈를 이끄는 브룩 지인 뉴매스터(24). 한국이름은 유지인인데, ‘지인(智仁)’을 버리지 않았다. 태어난 지 5개월되던 79년 입양된 그는 ‘조국을 알아야 한다’는 양엄마 마거릿 뉴매스터의 극성 덕분에 다섯살 때부터 16살난 한국 여학생에게 한국춤을 배웠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전통춤을 배우고 나누며 일생을 통해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저에게 한국의 뿌리를 알아야 한다며 불고기 김치 만두 등을 만들어 주곤 했어요. 입양아부모모임에서 동요 ‘산토끼’도 배워와 가르쳤죠. 그땐 그게 왜 중요한지 몰랐어요. 번거롭고 싫기만 했거든요”
조국보다 한국무용을 먼저 알았던 그는 자신과 같은 입양아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60여명의 입양아들로 구성된 장미무용단을 맡게 됐다고 한다. 브룩은 한국춤 공연을 위해 위스콘신대에서 극장예술을 전공하고 있는데, 브룩의 남자친구 커크 매트슨(29·한국이름 권태정·연극배우)도 입양아이다. 이들뿐이랴. 70여명의 입양아들은 하나같이 사연이 많았다. 속내야 어떻든 밝은 모습으로 진지하게 한국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한편 이들을 비롯한 미네소타 거주 2만여명의 입양아들과 1만여명의 교민들을 위해 국악교육프로그램 강사들은 지난달 28일 미니애폴리스대학교(UofM) 공연장과 센트럴칼리지 시어터에서 두차례 국악공연을 마련해 뜨거운 환호와 잔잔한 눈물로 화합의 공간을 채워나갔다.
〈미니애폴리스/유인화기자 rhew@kyunghyang.com〉
쌀쌀한 가을날씨처럼 을씨년스런 6월의 마지막날 아침. 학교건물로 들어서자 장구소리가 1층건물을 울린다. 중앙로비에선 부채춤 강습을 위해 모여든 12명의 입양아들이 연습용 긴 치마를 입고 장구장단에 맞춰 양 손에 쥔 부채를 폈다 접었다 하며 발장단 순서를 반복해 외우고 있었다. 강사는 진유림씨. 이번에 부채춤 솔로를 익힌 천사들은 각종 파티에서 화려한 부채춤으로 인기깨나 끌 것이다. 음악실에선 사물놀이 팀의 재미있는 풍경이 들어온다. 한국말을 모르는 입양아들에게 “궁딱 덕기덕기 딱”이라며 국악박자를 알려주자 그대로 따라하다 박자가 흐트러지곤 했다. 그리곤 까르르 웃음. 탈춤반은 양손에 한삼을 낀 입양아들이 탈을 쓴 채 ‘어쑤(얼쑤)’ ‘저타(좋다)’ 외치며 팔을 허공에 뿌리친다. 그들이 여백의 미를 추구한 조상들의 낭만과 해학을 알기나 할까. 입양아들은 앉았다 일어서며 오른다리를 펴고 다시 돌면서 왼발을 세차게 뻗는다. 보기만 해도 허벅지가 뻐근해온다.
장구춤 반, 진도북춤 반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인기있는 장구춤 반의 경우 70여명의 학생 중 20여명이 몰리는 바람에 양길순 강사는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면서도 우리 장단에 쉽게 빠져드는 그들의 모습은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수강 입양아들 중 일부는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무궁화 한국무용단’과 ‘장미코리안댄서즈’ 단원이어서 완전 초보자는 아니다. 최고령 학생은 장미코리안댄서즈를 이끄는 브룩 지인 뉴매스터(24). 한국이름은 유지인인데, ‘지인(智仁)’을 버리지 않았다. 태어난 지 5개월되던 79년 입양된 그는 ‘조국을 알아야 한다’는 양엄마 마거릿 뉴매스터의 극성 덕분에 다섯살 때부터 16살난 한국 여학생에게 한국춤을 배웠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전통춤을 배우고 나누며 일생을 통해 가장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저에게 한국의 뿌리를 알아야 한다며 불고기 김치 만두 등을 만들어 주곤 했어요. 입양아부모모임에서 동요 ‘산토끼’도 배워와 가르쳤죠. 그땐 그게 왜 중요한지 몰랐어요. 번거롭고 싫기만 했거든요”
조국보다 한국무용을 먼저 알았던 그는 자신과 같은 입양아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60여명의 입양아들로 구성된 장미무용단을 맡게 됐다고 한다. 브룩은 한국춤 공연을 위해 위스콘신대에서 극장예술을 전공하고 있는데, 브룩의 남자친구 커크 매트슨(29·한국이름 권태정·연극배우)도 입양아이다. 이들뿐이랴. 70여명의 입양아들은 하나같이 사연이 많았다. 속내야 어떻든 밝은 모습으로 진지하게 한국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한편 이들을 비롯한 미네소타 거주 2만여명의 입양아들과 1만여명의 교민들을 위해 국악교육프로그램 강사들은 지난달 28일 미니애폴리스대학교(UofM) 공연장과 센트럴칼리지 시어터에서 두차례 국악공연을 마련해 뜨거운 환호와 잔잔한 눈물로 화합의 공간을 채워나갔다.
〈미니애폴리스/유인화기자 rhe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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