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가. 이방원, 정몽주
나. 김병연(김삿갓)
다. 황진이, 서경덕
라. 임제
마. 혜경궁 홍씨
나. 김병연(김삿갓)
다. 황진이, 서경덕
라. 임제
마. 혜경궁 홍씨
본문내용
밀착되어 가뜩이나 요염한 기녀의 몸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런 차림으로 계속 비를 맞으며 서경덕이 은거하고 있던 초당으로 들어갔다. 물론 서경덕 혼자 있는 집이었다.
그러나 서경덕은 지족과 달랐던 모양이었다. 조용히 글을 읽고 있던 서경덕은 오히려 황진이를 반갑게 맞이했고, 비에 젖은 몸을 말려야 한다며 아예 황진이의 옷을 홀딱 벗긴 모양이었다. 옷을 벗기고는 직접 물기를 닦아주는 서경덕의 자세에 오히려 황진이가 부끄러울 판이었다.
그래도 황진이는 \"저도 사내인 것을……\" 하며 은근히 오기를 가졌던 모양이었다. 황진이의 몸에서 물기를 다 닦아낸 서경덕은 마른 이부자리를 펴 황진이를 눕히고는 몸을 말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시 꼿꼿한 자세로 글읽기를 계속했다. 날은 어두워졌고 이윽고 밤이 깊었다. 황진이가 잠을 잘 수 있겠는가. 삼경쯤 되자 이윽고 서경덕이 황진이 옆에 누웠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이내 가볍게 코까지 골며 편안하게 꿈나라로 가버리는 서경덕. 아침에 황진이가 눈을 떴을 때 서경덕은 이미 일어나 밥까지 차린 모양이었다. 대충 말린 옷을 입고는 부끄러워서라도 황진이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후. 황진이는 성거산을 다시 찾았다. 물론 의관을 제대로 갖추고 음식을 장만하여 서경덕을 찾아갔다. 역시 글을 읽고 있던 서경덕이 이번에도 반갑게 맞았고, 방 안에 들어선 황진이는 서경덕에게 큰절을 올리며 제자로 삼아달라는 뜻을 밝혔다. 빙그레 웃는 서경덕. 이 후의 일은 상상을 할 수 있다. 어느 야사에도 서경덕이 황진이와 놀아났다는 기록은 없다. 둘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흠모 혹은 존경이라는 단어뿐이다.
서경덕이 아무리 도학자이고 뛰어난 사상가라고는 하나 당시의 신분으로 보면 양반이요, 그도 역시 사내다. 그러니 당연히 결혼을 했고 첩까지 두었다. 그리고 여자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진이와의 관계는 왜 그렇게 아름답고 순수했을까. 이는 황진이도 마찬가지였다. 서경덕을 대하는 그녀의 자세는 스승을 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로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었지 사내로서의 서경덕이 아니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성거산에 은거하여 살던 서경덕이 가끔은 황진이를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그가 남긴 시조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마음이 어린 후(後)ㅣ니 하난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萬重雲山)에 어내 님 오리마난,
지난 닙 부난 바람에 행여
그러나 서경덕은 지족과 달랐던 모양이었다. 조용히 글을 읽고 있던 서경덕은 오히려 황진이를 반갑게 맞이했고, 비에 젖은 몸을 말려야 한다며 아예 황진이의 옷을 홀딱 벗긴 모양이었다. 옷을 벗기고는 직접 물기를 닦아주는 서경덕의 자세에 오히려 황진이가 부끄러울 판이었다.
그래도 황진이는 \"저도 사내인 것을……\" 하며 은근히 오기를 가졌던 모양이었다. 황진이의 몸에서 물기를 다 닦아낸 서경덕은 마른 이부자리를 펴 황진이를 눕히고는 몸을 말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시 꼿꼿한 자세로 글읽기를 계속했다. 날은 어두워졌고 이윽고 밤이 깊었다. 황진이가 잠을 잘 수 있겠는가. 삼경쯤 되자 이윽고 서경덕이 황진이 옆에 누웠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이내 가볍게 코까지 골며 편안하게 꿈나라로 가버리는 서경덕. 아침에 황진이가 눈을 떴을 때 서경덕은 이미 일어나 밥까지 차린 모양이었다. 대충 말린 옷을 입고는 부끄러워서라도 황진이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후. 황진이는 성거산을 다시 찾았다. 물론 의관을 제대로 갖추고 음식을 장만하여 서경덕을 찾아갔다. 역시 글을 읽고 있던 서경덕이 이번에도 반갑게 맞았고, 방 안에 들어선 황진이는 서경덕에게 큰절을 올리며 제자로 삼아달라는 뜻을 밝혔다. 빙그레 웃는 서경덕. 이 후의 일은 상상을 할 수 있다. 어느 야사에도 서경덕이 황진이와 놀아났다는 기록은 없다. 둘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흠모 혹은 존경이라는 단어뿐이다.
서경덕이 아무리 도학자이고 뛰어난 사상가라고는 하나 당시의 신분으로 보면 양반이요, 그도 역시 사내다. 그러니 당연히 결혼을 했고 첩까지 두었다. 그리고 여자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진이와의 관계는 왜 그렇게 아름답고 순수했을까. 이는 황진이도 마찬가지였다. 서경덕을 대하는 그녀의 자세는 스승을 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로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었지 사내로서의 서경덕이 아니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성거산에 은거하여 살던 서경덕이 가끔은 황진이를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그가 남긴 시조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마음이 어린 후(後)ㅣ니 하난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萬重雲山)에 어내 님 오리마난,
지난 닙 부난 바람에 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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