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교활동, 둘째, 주거, 교육, 의료 문제의 공동체적 해결, 셋째, 세제 개혁 및 행정 개혁을 통한 자원의 재분배, 넷째, 사회적으로 무의미한 노동의 축소 내지 폐지”를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견해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사회학적이거나 경제학적 소양이 부족한 의사인 나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공허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일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것이 의사들의 전통적인 접근처럼 일중독이라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자본주의’라는 근본 원인을 고치기는 어려우니 ‘대증요법’으로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책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일중독이라는 현상은 이러저러한 배경과 맥락이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대증요법이 중요한 치료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문제의 핵심은 노동자들을 과로사로 죽을 정도의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내모는 경쟁력(=이윤) 중심의 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닐까? 일중독으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어떠한 보완책도 결국 보기 좋은 떡에 불과할 뿐인 것 아닐까? 과거, 주 5일제를 도입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내세우면서 전체 노동자들이 싸웠지만 이는 결국 노동자들의 수당으로 귀결되었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1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보완책으로 해결될 수없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그리고 사회의 가치 판단의 기준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실천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의 어려움과 현실이 개별의 것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것으로 자리매김하고 스스로의 노동과 삶에 대한 입 열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중독에 대한 불만과 요구를 조직하고 이에 기반을 둔 현장 활동들 속에서 현장을 잠식한 이데올로기들부터 하나하나 깨어나가야 한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힘든 것은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쉬고 싶은 것을 쉬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 그 속에서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고 삶을 재구성하기 위한 집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수돌 교수의 ‘일중독 벗어나기’는 사회적 전염병이 되어 버린 노동의 현실을 꼼꼼히 살펴보고 원인을 진단하는 의미 있는 텍스트이다. 그리고 일중독을 ‘미덕’으로 여기는 잘못된 가치체계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그 대안을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노동자들의 몸과 삶을 기준으로 그리고 생활의 즐거움을 기준으로 가치 판단의 체계가 확 바뀌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전염병의 발현은 줄 수 있겠지만 일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곧 자본주의에 적응을 해서 우리가 처방한 대증요법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노동자들의 몸과 삶을 병들게 할 것이다.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과 삶, 그리고 일상의 즐거움을 이야기하자. 이것이 일중독을 벗어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진보평론, 2007년 여름호]
개인적으로 저자의 견해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사회학적이거나 경제학적 소양이 부족한 의사인 나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공허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일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것이 의사들의 전통적인 접근처럼 일중독이라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자본주의’라는 근본 원인을 고치기는 어려우니 ‘대증요법’으로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책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일중독이라는 현상은 이러저러한 배경과 맥락이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대증요법이 중요한 치료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문제의 핵심은 노동자들을 과로사로 죽을 정도의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내모는 경쟁력(=이윤) 중심의 이데올로기 때문이 아닐까? 일중독으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어떠한 보완책도 결국 보기 좋은 떡에 불과할 뿐인 것 아닐까? 과거, 주 5일제를 도입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내세우면서 전체 노동자들이 싸웠지만 이는 결국 노동자들의 수당으로 귀결되었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1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보완책으로 해결될 수없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그리고 사회의 가치 판단의 기준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실천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의 어려움과 현실이 개별의 것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것으로 자리매김하고 스스로의 노동과 삶에 대한 입 열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중독에 대한 불만과 요구를 조직하고 이에 기반을 둔 현장 활동들 속에서 현장을 잠식한 이데올로기들부터 하나하나 깨어나가야 한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힘든 것은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쉬고 싶은 것을 쉬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 그 속에서 우리 일상을 되돌아보고 삶을 재구성하기 위한 집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강수돌 교수의 ‘일중독 벗어나기’는 사회적 전염병이 되어 버린 노동의 현실을 꼼꼼히 살펴보고 원인을 진단하는 의미 있는 텍스트이다. 그리고 일중독을 ‘미덕’으로 여기는 잘못된 가치체계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그 대안을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노동자들의 몸과 삶을 기준으로 그리고 생활의 즐거움을 기준으로 가치 판단의 체계가 확 바뀌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전염병의 발현은 줄 수 있겠지만 일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곧 자본주의에 적응을 해서 우리가 처방한 대증요법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노동자들의 몸과 삶을 병들게 할 것이다.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과 삶, 그리고 일상의 즐거움을 이야기하자. 이것이 일중독을 벗어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진보평론, 2007년 여름호]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