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44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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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들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셔야만 했다. 피터 크레이기, 손석태 역, 시편(상)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시랑의 처소에서 심히 상해하시고 사망의 그늘로 덮으셨다’. 이스라엘의 억울함은 그들의 행위가 온전했기 때문이며, 나아가 하나님이 짐작해 낼 수 있는 그들의 속마음(21절의 비밀)까지도 온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도살하시는 것을 알면서도 ‘주를 위하여(22절)’ 죽임을 당했다.
23.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영히 버리지 마소서
24.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우시고 우리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25. 우리 영혼은 진토에 구푸리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26.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을 인하여 우리를 구속하소서
23-26절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난 관점으로 말하고 있다. 1-22절까지의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직접 개입하시는 분이셨으나, 23-26절의 하나님은 갑자기 자고 있는 하나님으로 변해버린다. 이에 관하여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전까지의 하나님에 대하여는 이미 잊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러한 하나님에 대하여 오히려 신뢰함으로 하나님께 올리는 탄원을 더욱 강하게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공동체 탄식시의 형식에 맞추고, 또한 교송할 수 있는 텍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저자의 역량이 부족했거나, 혹은 저자가 아예 이에 대해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저자가 23-26편의 부자연스러움을 알았으면서도 형식과 교송에 특별한 제약이 없고, 오히려 그대로 자연스럽기에 그냥 두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23-26절은 공동 기도 부분이고, 하나님께 구원을 부탁하는 내용이다.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임할 이유는 하나님이 인자하시기 때문이며, 또한 3절의 내용과 같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결 론
시편 44편의 문제는 처음에는 계약 신학의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왕과 백성들이 계약이 충실했다면, 하나님은 어찌하여 보호와 구원을 베푸시겠다는 그분의 계약 이행에 충실하지 않으셨는가? 다시 말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정확하게 하나님의 문제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그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며 어떤 신학적인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는 보다 실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그 해답은 이 시편을 마무리 짓는 기도에서 발견된다. 합리적인 차원에서 볼 때, 직접적인 경험이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을 때,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요청하는 것은 무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는 이성보다 깊은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신앙은 신학을 넘어선다. 신학은 하나님의 행적들이 예언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엄밀한 계약 신학의 관점에서 예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하지만 신앙은 이성과 신학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방식으로 신비를 인식한다. 신앙은 군사적인 위기나 신학적인 위기의 때도 기도를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시편 44편은 마지막 기도 가운데서 하나님과 그 분의 길에는 엄청난 신비가 있으나, 우리는 계속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해야만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 시편 기자의 신앙은 연약하거나 마지못해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의 기도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은 하나님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솔직한 무례함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 무례함은 기도에 의해서 무마된다. 왜냐하면 매일 하나님이 일어나셨더라면 신앙은 오히려 연약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피터 크레이기, 손석태 역, 시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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