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문학연구] 서사무가의 생명력과 현재적 의의 - 바리공주

소개글

[구비문학연구] 서사무가의 생명력과 현재적 의의 - 바리공주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머리말
2. 연행 맥락상에서의 위치와 서사적 짜임새
3. <바리공주> 서사무가의 생명력
3.1. 연행 성격상 의의
3.2. 서사 구조상의 의미
4. 현대적 가치, 주체적 삶을 향한 시련의 선택과 참된 사랑
5. 맺음말

본문내용

연구」, 『한국무가의 연구』. 문학사상사, 1980, 127p.
이는 바리공주를 남성에게 종속된 여성으로 보는 시각이며 이 경우 바리공주는 여성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살았다기보다 가부장제 질서를 온존시키기 위한 타자적 삶을 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서사 구조가 다르게 전개되어, 바리공주가 시련 극복의 대가로 획득한 힘을 앞세워, 자기를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여성 부재의 세계를 남성 부재의 세계로 개편했다면, 그것이 여성으로서의 주체적 삶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바리공주의 주체성을 종속과 비종속의 이분법적 논리에 입각해 판단하기보다 남녀를 대립적인 관계가 아닌 조화의 관계로 전제하는 생명여성주의에 주목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명여성주의는, 여성들의 잠재적 자질, 양육 능력타인과의 제휴 능력협동하여 일하는 능력생활과 평화를 귀하게 여기는 품성 등 \'보살핌의 윤리\'가 세상을 구원할 힘이 있다고 주장하는 논리이다. 즉, 욕망으로 \'소유\'하기에 급급한 남성들을 끌어올려서, 가진 것을 나누며 평화롭게 생명을 살리는 \'누림\'의 차원으로 이끄는 새로운 역할은 여성의 몫이라는 것이다. 죄와 악마저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 그리하여 악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참된 사랑, 이러한 진정한 여성성이야말로 부조리한 가부장제 질서를 해체하고 조화로운 평등의 세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보아, 바리공주가 부권으로 대표되는 남성의 힘의 횡포에 맞서 힘으로써 대항하여 남성 현존여성 부재의 질서를 남성 부재여성 현존으로 맞바꿨다면 그녀의 가치는 떨어졌을 것이다.
이경하는 바리공주에 의해 세워진 새로운 질서는 성불평등이나 대립이 아닌 평등의 질서에 기반한 것이라고 하면서 바리공주가 약수를 얻었을 때 남편과 아들들(이본에 따라서는 아들들에만 해당함.)을 데리고 돌아오는 것이 모계 나아가서는 여계의 회복이란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 이경하, 위의 논문, 70p.
하였다. 딸이기 때문에 아무 가치가 없다고 버려졌던 여성이 회생의 권능을 행사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위축된 여성의 권능이 회복되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바리공주>는 여성과 남성을 함께 불행하게 만드는 가부장제의 질곡을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바리공주>는 상실된 1차관계의 회복을 통한 가부장제 질서의 극복이 여성과 남성을, 곧 세계를 구원하는 열쇠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 세상의 조화로운 공존은 고통 속에서 키워낸 참된 사랑의 힘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위대한 진리를 감동적으로 일깨워 준다. 바로 이것이 <바리공주>가 제시하고 있는 또 하나의 현재적 의미라 하겠다.
5. 맺음말
서사무가에서 파악되는 여성의 형상은 매우 이상적이면서 현실적이다. 생산력의 표지나 전능성으로 제시되는 것이 그 이상적 형상이라면, 정절을 지키는 것, 가사 노동뿐만 아니라 들노동까지 감당해내야 하는 것, 남아를 출산해야 하는 것 등으로 제시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형상이다.
이상적 여성의 형상은 서사무가의 기원과 관련이 있다. 서사무가는 원래 제전에서 불려지던 것이므로 생산력의 표지나 전능성은 여신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점차 생활인으로서의 여성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바뀌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현실적 여성의 형상이다.
이상적 여성의 형상이 점차 현실적 여성의 형상으로 바뀌어지는 데서 우리는 여성과 서사무가의 역학 관계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애초에는 신에게 제사지내면서 불려지던 노래가 점차 현실에 구속된 여성들의 삶을 노래하고, 그것을 제의를 통해 떨쳐버리려는 욕구가 서사무가에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바리공주>가 이렇게 가부장제하의 여성의 현실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바리공주>가 구비 전승된 서사무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하겠다. <바리공주>가 구비 문학이 아니고 기록 문학이었다면 이면의 이야기는 전통 사회의 가부장제적 시각으로도 용인될 수 있을 만큼의 좀더 교묘한 장치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바리공주>와 같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서사무가는 여성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바리공주>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단순히 가부장제의 질곡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를 구원하는 권능을 얻게 된 것은, 바리공주가 주체적 삶을 살기 위하여 스스로 구약 여행이라는 수난을 선택했다는 점과 그 선택 및 구약 노정이 지극한 인간애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며, 바로 여기에 <바리공주>의 현재적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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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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