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현실사회주의의 변화와 IMF의 역할

목차

1. 서론 : 동구의 변화를 바라보는 기본틀

1.1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의 순환: 라틴아메리카에서 동구로

1.2 시민사회론

1.3 자율주의 맑시즘

2. 연대노조의 성립과 폴란드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2.1 1970년대 경제개혁의 실패와 솔리다리티의 대두

2.2 1980년대 경제위기와 체제의 붕괴

3. 현실사회주의 붕괴 후 신자유주의경제정책의 형성과 채택과정

3.1 개혁모델의 문제

3.2 제프리 삭스의 충격요법

3.3 충격요법의 채택과 IMF의 역할

4. 결론

본문내용

수준이상의 임금상승에 대하여 정부가 그 기업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정부는 임금세를 통해 국영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따라서 1990년 현재 폴란드 내 대다수 노동자)의 임금상승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임금세를 면제해줌으로써 민간기업의 창출(즉, 사유화)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거두려고 하였다.
물가안정을 위해 보다 중요한 정책은 임금-물가의 연동비율을 재조정하는 것이었는데, 연동비율의 선정에 있어 IMF의 개입을 받게된다. 폴란드 측 정책입안자들이 처음 제안한 연동계수의 값은 개혁이 시작된 첫 달(1990년 1월)에 1, 그리고 이후로는 0.7이었다. IMF의 개입으로 이 수치들은 첫 달에 0.3, 그 다음 3개월간 0.2, 그리고 이후부터는 0.6으로 변경되었다.
) Stanislaw Gomulka, "The IMF-Supported Programs of Poland and Russia, 1990-1994: Principles, Errors, and Results," Journal of Comparative Economics, No. 20(1995), p. 334
이러한 지수변경은 물가를 잡기 위해 노동자의 희생이 강요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세계은행이 발간한 한 보고서에는 이러한 임금억제정책이 가능한 한 오래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 이유는 동구경제권의 "노동시장"이 비 경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개혁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Richard Jackman, "Wage Policy in the Transition to a Market Economy: The Polish Experience," in Wage Policy during the Transition to a Market Economy: Poland 1990-91, Washington, D.C..: The World Bank, pp. 89-96
동구권 경제가 급속한 대외 개방을 거치면서 환율조정에 관한 문제가 중요한 논쟁점의 하나로 등장하였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세계기축통화, 특히 마르크화와 달러에 대해 적정한 환율수준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폴란드의 경우 공식환율은 고평가되어 있어 상당한 수준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나 적정한 환율수준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는데, 왜냐하면 이행기 초기에는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의 부재로 균형환율을 관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하에서 폴란드는 IMF권고에 따라 급진적 평가절하를 단행하였으나 사후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책정된 환율이 실제 암시장에서 형성된 시세보다 더 낮게 평가 절하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IMF의 환율정책에 대한 권고는 외채문제를 가진 나라로서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환율조정(overshooting)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환율의 지나친 평가절하는, 비록 무역수지개선을 가져오긴 하였으나,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화폐의 실질잔고를 줄임으로써 안정화정책의 시행으로 인한 경기불황을 심화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왜냐하면,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적 부담이 임금삭감 및 실업감수의 형태로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IMF권고사항 중 고금리정책을 통한 통화량 조절은 중요한 안정화정책 중의 하나이다. IMF경제팀은 폴란드 중앙은행이 플러스(+)의 실질금리를 유지하도록 권고하였는데, 이는 높은 인플레환경 하에서는 높은 수준의 명목이자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당수 폴란드 경제학자들은 폴란드 현실사회주의의 특수한 경제환경에서 과연 고금리정책이 효과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들은 고금리정책이 경기불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은행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들이 높아진 금리비용을 자사제품의 물가에 전가시킴으로써 오히려 물가안정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IMF경제팀은 고금리정책은 기본적으로 수요관리(즉, 고금리를 통한 기업 및 가계에 대한 대출조건강화)를 통한 물가안정에 있음을 환기시켰다. 또한 IMF팀은 고금리정책은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미시적 측면에서 화폐의 통제적 기능(monetary discipline)을 각 경제주체들에게 인식시켜 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4. 결론
이 논문에서 필자는 폴란드의 경험을 중심으로, 첫째, 현실사회주의하의 경제개혁, 둘째, 체제의 붕괴와 그 이후의 변화를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분석해 보았다. 방법론적으로는, 시민사회론이 현실사회주의 붕괴이전과 이후를 일관성 있게 설명하는데 취약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일단의 비정통맑스주의자들의 구소련 및 동구권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채택하고 있다 .이 시각은 소유관계보다는 "계획"과 "명령" 등 생산관계에 기초하여 구소련 및 동구를 바로보는 것이다.
폴란드 현실사회주의 경험을 검토하는데 있어서 필자는 노동자들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즉 경제개혁의 필요성은 낮은 노동생산성(노동자들의 수동적 저항)에서 비롯되었고, 경제개혁은 노동자들의 파업과 소요사태로 대부분 실패하였다. 이로 인한 누적된 외채는 현실사회주의 붕괴와 그 이후 이행기 경제정책에 IMF의 개입을 불러왔음을 보이려고 하였다. 이러한 관찰은 현실사회주의하에서 노동자를 단지 국가의 계획과 명령에 복종하는 수동적 희생물로 보는 견해를 지양하고, 노동계급이 경제정책의 입안 및 시행의 성공여부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침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폴란드 현실사회주의 붕괴 후 이행기 경제모델의 선택에 있어, 필자는 서방의 영향을 강조하였다. 솔리다리티에 권력기반을 둔 새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개혁프로그램을 채택한 경위는, 무엇보다도 외채위기를 기화로 한 IMF개입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다. 또 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구소련 각국의 경제고문으로 활약한 제프리 삭스도, 비록 IMF의 정책에 대하여 비판적이기는 하지만, 크게 보아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의 전도사로서 충실한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하겠다. 그러나 삭스의 충격요법에서의 기본가정, 즉 서방세계가 이행기 동구·러시아에 무역·금융 등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단견이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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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현실사회주의,   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