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생명윤리 종교
본 자료는 4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해당 자료는 4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4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하느님의 어린 양’과 복제양 돌리
2.종교와 과학
3.생명과 죽음:뇌사의 경우
4.생명공학이 밝혀주는 생명의 그물망


*한글97

본문내용

도달한 경계이지만, 이제 그 유전자가 인간과 인간 이외의 생명 전체의 연속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복제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소식 앞에서 중요한 것은 대답을 구하는 태도가 아니라 진지하게 묻는 일이다. 우리들은 아직 생명이라는 현상에 대해서 올바르게 물어오지 못했음을 생명복제는 지적해주고 있는 것이다.
철학적 및 신학적 질문들은 너무 어렵거나 너무 심오하다고 한켠으로 제쳐두는 이 유희의 시대에, 클로닝은 우리를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개념과 정면으로 맞서게 하고, 생명 그 자체의 특권과 한계를 우리의 눈앞에 들이댄다. 그것은 또한 과학의 힘에 관해 질문하라고 강요한다. 사실상 거기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 지식이 있단 말인가? 우리가 차라리 추구하지 않는 편이 나은 길들이 있는 것일까?31) 31) 지나 콜라타, 《복제양 돌리》(이한음 역, 사이언스북스, 1998), p.17.
문제는 (인간)복제의 허용 여부에 대한 찬반 논쟁이 아니다. 생명복제라는 문제에는 사회적인 콘센서스가 요구되는 문제이며, 따라서 그것은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차원의 문제이기에 성급한 판단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인간)복제라는 문제의 중요성, 그리고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우리들 인간이 무엇이며, 인간을 포함한 전 생명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묻도록 요청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은 (인간)복제에 대해서 대단히 저어하고 있으며 경계 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모든 나라는 치료 이외의 목적에서 인간배아의 복제를 금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간)복제에 대한 금지는 (인간)복제가 제기하고 있는 본질적인 물음의 심각성을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복제를 둘러싼 다음과 같은 차분한 관찰에서 계발받는 바가 많을 것이다. 복제는, 인간의 복제까지도 포함하여, 생명 그 자체의 새로운 존재방식과 생명에 대한 우리들의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들은 복제라고 하는 “신화나 허구”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복제가 절대로 인간 사회에 있어 재앙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하나의 기술임을 밝히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복제는 원래 세포증식의 기술이며, 복제와 다를 바 없는 자연생식 체계(즉, 꺾꽂이 같은 무성생식 유형)를 갖는 식물들을 생식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복제는 요 몇 년 전부터는 가축들을 얻는 방법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온갖 신화론과 신화 그리고 공상과학 서적을 아무 생각 없이 거론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길에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이용 가능한―혹은 막 태동하는―기술들의 밀림 속에서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기 힘든 경계선에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유성생식이라는 자연적인 방법 외에 자유롭게 복사할 수 있는 가능성과 권리를 인간에게 주는 복제가 인간 존엄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본질을 해치지는 않을까?32) 32) 악셀 칸·파브리스 빠삐용, 앞의 책, p.16.
미국의회기술평가사무국(Office of Technology Assessment Congressional Board of the 97th Congress)은 《유전공학의 현재와 전망》을 펴내면서 한 신학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는 신에 의해서 피조된 인간은 이 세상에서는 공동 창조자(co-creator)일진대 인간은 단순히 “협력자, 관리자, 후견인만은 아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는 그러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면서 이렇게 반문한다. 우리들은 하느님의 명령에 의한 창조자인 것이다.
그런데 왜 오늘날 우리들은 현재 또는 궁극적으로는 가까운 장래에, 미래의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충격을 받아야만 하는가? 왜 우리들은 구태여 ‘하느님처럼 행동하는가?(play God)라고 하여, 과학자, 또는 의사를 두려워하며 공공연하게 비난하여야 하는가? …… 창조란 우리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임무이며, 우리들의 일은 아직도 미완성 상태로 있는 것에 대한 창조를 전진시키는 것, 즉 인간의 본성을 진화시킨다는 것이다.33) 33) 미국의회기술평가사무국, 《유전공학의 현재와 전망》(공태훈 외 역, 신광출판사, 1983), p.260.
그러나 그는 이렇게도 묻는다. 그리고 이 물음에는 생명복제에 대해서 주저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의 태도가 잘 반영되어 있다. “만일 인간의 소질은 탁월한 생물이고, 또 인간은 미래(현재와 미래)로 향하는 생물이며, 그 미래에 있어서는 하느님과 함께 창조사업에 관여하는 자로서 생각했다면, 현재 우리들에게 없는 상당한 지성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34) 34) 같은 책, p.260 참조. 岸本和世, “ク-ロン人間の可能性をめぐる生命倫理的課題” 神田健次 [編], 〈生と死: 現代キリスト敎倫理 I〉 日本基督敎團出版局, 1999, 108頁/
복제인간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복제되고 개량된 클론들이 이미 우리들 주위에 존재해 있으며, 인류 문명은 그들과 공존하는 법을 서서히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생명체의 고통을 덜고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연구는 이제 인간 이외의 존재를 복제하는 데 머물지 않고 ‘클론 인간’까지 만들려는 문턱에 와 있다. 사이버 인간의 세계가 그러하듯이, 복제인간의 시대에도 우리들에게는 이른바 생명 이해에 있어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하여서 세계의 신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여왔음을 인류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복제인간의 문제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복제인간이 던져주는 메시지에 대해서 불필요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경계심을 버리고 보다 심각하고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끝>
김승철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및 감리교 신학대학원,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 졸업. 신학박사. 현재 경성대학교 신학과 부교수. 저서로 《대지와 바람: 동양신학을 위한 해석학적 시도》, 《엔도 슈사꾸의 문학과 기독교》, 《해체적 글쓰기와 다원주의로 신학하기》 등이 있고, 종교다원주의나 불교-기독교의 대화, 그리고 종교와 과학의 만남과 관계된 10여권의 역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 가격2,300
  • 페이지수14페이지
  • 등록일2002.09.18
  • 저작시기2002.09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03498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