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갈등

목차

목 차


1. 한국인과 갈등

2. 갈등의 의미
1) 갈등의 상호 의존성
2) 갈등의 목적 상충성
3) 갈등이 표출성

3. 한국인의 갈등 인식 경향
1) 한국인은 갈등을 일방적인 것으로 본다.
2) 한국인은 갈등을 인간성과 결부시킨다.
3) 한국인은 문제를 갈등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4. 갈등 대응 전략
1) 회피형 전략
2) 경쟁적 전략
3) 통합적 전략

5. 한국인의 갈등 대응 행위 연구

본문내용

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똑같은 말도 갈등 상황에서는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다. 가급적 경직된 언어보다는 부드러운 말을 사용해 갈등 상황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그리고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말을 선택할 때는 상대방의 자존심과 체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인격이나 능력 또는 인간적 가치를 부정하는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상대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너는 정말 구제 불능이다?라는 식의 표현은 옳지 못하며 ?이러한 점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상대방이 어떤 주장을 했을 때 ?그런 게 아니라?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그 점도 좋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라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5) 상대의 말을 경청하라
갈등 상황에 처하다 보면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기 쉽고 상대의 말은 무시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서로가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보면 대화의 단절이 일어나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상대가 스스로의 입장을 충분히 피력할 기회를 주고 상대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은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열심히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행위이다. 경청은 상대방이 주장하는 요지를 분명하게 이해하게 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하여 협조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6)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마라
갈등 대응 행위 중에서 침묵의 힘은 가장 소홀히 다뤄진 영역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잘 사용된 침묵은 갈등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상대방의 주장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3∼4초 정도 침묵했다가 천천히 반응을 보이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반응을 지연시키다 보면 감정의 고조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좋은 대응책을 찾아 낼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은 자신의 의견이 경청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협조적으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이성적인 상태에서 갈등을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침묵할 줄도 알아야 한다.
(7)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라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갈등을 경쟁으로 인식하는 경우에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패배를 자인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통합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 한다면 스스로의 잘못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적절하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은 갈등의 실마리를 푸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잘못의 시인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표현과 함께 갈등 상황에 대한 자신의 해결 노력을 보여 줌으로써 갈등이 경쟁 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에 접하게 되면 상대는 나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되며 결국은 스스로의 잘못도 시인하게 된다. 따라서 갈등을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상에서 우리는 갈등을 관리하는 세 가지 방법을 살펴보았다. 회피형 전략이 나의 존재를 무시하는 전략이라면 경쟁적 전략은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는 전략이며 통합적 전략은 너와 내가 공존하려는 전략이기 때문에 최상의 갈등 대응 방법이다. 통합적 전략은 갈등의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즉 ?비 온 후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우리 속담이 있듯이 일시적 갈등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서로의 존재 의미와 필요성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다.
5. 한국인의 갈등 대응 행위 연구
나는 한국인이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 연구를 실시한 적이 있다(Lee & Rogan, 1992). 평사원에서 고급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90명의 회사원을 상대로 그들이 지난 2주 동안 업무 수행 중 겪은 갈등과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였는지를 물어 보았다.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로 우리의 조직 내에는 갈등이 생각만큼 그렇게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응답자의 25%만이 지난 2주 동안 회사 내의 다른 사람과 갈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하였을 뿐 나머지 75%는 2주 동안 전혀 갈등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결과는 독특한 우리의 조직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 전통은 집단 성원 상호간의 조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갈등 상황에 부딪히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회사원들은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술자리와 같은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화합을 다짐으로써 갈등 발생을 억제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우리의 조직 사회는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갈등 예방? 정신이 높기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둘째로 세 가지 갈등 관리 방법 중에서 한국 회사원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은 통합적 전략이었으며, 가장 드물게 사용하는 것은 경쟁적 전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적 전략보다는 회피형 전략이 그리고 회피형 전략보다는 통합적 전략이 더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인간 관계를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적 전통 때문일 것이다. 유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는 일보다 관계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겨도 관계를 존속시킬 수 있는 대응책을 찾게 되고, 그래서 파괴적인 경쟁적 전략보다는 건설적인 통합적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셋째로 한국 회사원들은 상대방의 조직 내 위치에 따라 갈등 대응 방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상사나 동료를 대상으로 갈등을 겪게 될 때는 주로 회피형 전략을 사용하는 데 비해 부하 직원과 갈등을 겪을 때는 통합적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가급적 정면 충돌을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따라서 회피형 전략을 선호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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