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의 생애와 작품

목차

1.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2. 이기영의 생애와 작품

3.「고향」자세히 읽기

본문내용

순을 첨예한 갈등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형이란 그러므로 세부적인 부분들의 구체적 형상화를 전제로 하여 비로소 성립되는 개념이며 그 같은 전형들의 상호 관련이 소설의 총체성을 가능케 한다.
소설 속 인물을 살펴보자. 먼저 주인공인 김희준을 보자. 그는 몰락한 중간층의 자식으로 d제는 소작농으로 떨어진, 동경 유학을 거친 인텔리 이다. " 고토의 동포를 진리의 경종으로 깨우치고자" 안락한 소시민적 삶의 길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농사 짓고 살게 된 사람이다. 이런 김희준은 민촌 문학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다. 중간층 출신의 지식인이지만 소작농으로 몰락했고, 또 그 생활을 일단은 수용하는 희준은 시혜적 지식인의 면모를 다분히 지는 「민촌」의 창순과도, 지식인이지만 중농의 아들인 「서화」의 정광조와도 다르다. 희준은 도식화된 인물이 아니다. 그는 폐쇄된 농민의 의식을 깨우치고자 노력하는 문제적 인물이지만 그들의 보수성과 숙명론적 인생관, 소유자적 이기심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하며, 자신의 불행한 조혼과 연애 문제로 격심한 내면 갈등을 겪기도 하고, 자신 속에 은밀히 도사린 인텔리 근성과 소시민적 패배주의를 극복하고자 끊임없는 자기 비판을 자신을 향해 돌리며 고뇌하는, 살아 발전하는 인물이다.
고향에 이르러 민촌 문학은 대상의 이념화, 고정화에서 벗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고향의 농민들이 문제적 인물인 희준의 계몽 대상으로만 그치는, 단지 무식한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희준의 잘못과 허위의식을 깨우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김선달은 유복한 집 자식들의 심심풀이에 불구한 청년회를 비판하는데, 희준은 이에 깨달아 자신의 자세를 가다듬으며 내부의 허위의식, 곧 인텔리 의식을 통렬히 비판하기에 이른다. 문제적 인물-소작 농민의 일방적인 계몽구조가 그 도식성에서 벗어나 구체성과 탄력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돈을 벌 수 있다면 도둑질도 괜찮다고 자식들에게 훈계하는 정도이니 안승학은 정히 돈의 화신이다. 자본주의 타락성을 체현하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농민들의 위에 군림, 악랄하게 착취하는 그를 그리는 작가의 붓은 신랄하고 풍자적이다. 허위의식에 불과한 양반 지향 의식과 황금 제일주의에 매몰된 그의 모습이 역연하다. 하지만 안승학이라는 인물은 그전까지 탐욕스러운 지주의 일반화된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안승학은 식민지 한국 사회의 이중성을 표출하는 인물로 근대적인 변화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축재를 한다), 봉건적인 토지소유를 하며 전근대적인 의식에서 헤어 나오지는 못한다.
이기영은 이와 같은 인물 묘사를 통해 근대화하면서 들어온 자본의 물결과 문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냐를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식민 체제를 영속화하는데 불과한 도구로서의 문명에 불과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 참 고 도 서 *
고향 / 문학사상사 / 이기영
한국 근대리얼리즘 작가 연구 / 문학과 지성사 / 김윤식, 정호웅 저
이기영, 사대와 문학 / 풀빛 / 이상경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 시공사 / 장석주

키워드

카프,   프롤레타리아,   고향,   임화,   리얼리즘,   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