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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은 여성들을 도덕적으로 열등하게 만드는 특성들이 잘못된 사회화에 이해 주입되었기에 기존 사회화 과정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과 여성들에게 고유하다고 추정되었던 특성들이 그들을 도덕적으로 열등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전면에 내세운 길리건은 여성들은 콜버그 입장의 핵심인 정의의 개념조차 타인에 대한 배려감에 종속시키고, 여성의 주된 도덕적 문제는 정의의 문제나 권리와 의무의 배분 문제가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의 충돌'의 문제라고 결론내린다. 그리고 이 충돌을 해결하는 데서도 여성들은 스스로 채택한 보편적 도덕 원리를 적용하기 보다는 당사자 상호간의 조화를 위해 타협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에 대한 경험적 관찰에 의거해 정의의 입장과는 독립된 보살핌의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도덕적 성숙관을 제시한 것이다. 이 보살핌의 입장이 의의를 갖는 이유는, 전통적 도덕론에 의해 무시되어 왔고, 일반적으론 여성들이 채택한다고 추정되었던 도덕적 관점이 전통적으로 옹호되었던 도덕적 관점에 비해 조금도 열등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전통적 이론에 대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페미니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도덕적 성숙에 대한 이런 이론들을 바탕으로 6장을 살펴보자.
인간 삶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독립과 애착이라는 두 개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청년기와 성인기를 포함하여 남성들의 삶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남성 발달에서 지표 역할을 하는 독립과 애착은 여성들에게서는 융합되어 있다. 남성과 여성은 매우 다르게 독립과 친밀 관계를 경험하기 때문에 청년기에 성적 정체감을 형성하는 데서 서로 다른 삶의 진리를 강조하게 된다. 남성은 자아를 규정짓고 그에 힘을 부여하는 독립을 강조하고, 여성은 인간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지속적인 친밀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연구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볼 수 있었고, 남성의 발달과 여성의 발달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행위자의 정체감은 자기 표현에 기반을 둘 수도 있고 자기 희생에 기반을 둘 수도 있는데, 여성의 정체감에는 친밀감이 핵심적 요소로, 자신이 맺었던 인간 관계 속에서 정체감을 규정하고 자기 평가의 기반이 되는 도덕 기준은 인간 관계, 양육, 책임 그리고 보살핌이 윤리이다. 이에 반해, 남성들의 정체감은 여성들과 다르며, 애착보다 개인적 업적이 달성, 위대한 생각들이나 뛰어난 활동이 자기 평가와 성공의 기준이 되고, 남들로부터 독립하여 자기 힘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통해 정체감이 확고해진다.
여성들의 정체감이 친밀성과 보살핌의 관계를 통해 규정되므로, 그들이 대면하는 도덕 문제들은 남성들과는 다르다. 독립은 권리의 윤리에 의해 정당화되고, 친밀은 보살핌이 윤리에 의해 지지된다. 권리의 도덕에서 중요한 것은 평등의 개념이며, 공정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 데 반해, 책임의 윤리에서 중요한 것은 형평성이며, 이것은 사람들의 필요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권리의 윤리는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존중하고 자아와 타아의 주장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는 반면, 책임의 윤리는 공감과 보살핌의 전제 조건인 이해심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정체감과 친밀성은 두 개의 상이한 도덕관을 통해 표명되지만, 행위자가 도덕적 성숙에 이르면 이들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정의와 보살핌이라는 두 개의 맥락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문제가 설정되는 방식에 따라 판단 또한 달라진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힘에 대한 자신의 환상을 묘사할 때, 자신이 성인기에 대해 묘사할 때, 인간 관계에 대해 묘사할 때에는 남성들이 독립을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여성들은 사랑에 있어서나 일에 있어서나 자아와 타아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개인적인 성취가 아니라 친밀 관계의 유지 여부를 발달 기준으로 삼으면서,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친밀 관계를 유지 할 때 성숙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발달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는가의 여부로 측정되는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들과는 다른 심리적 역사를 지니고 삶의 중반기에 도달하며, 사랑과 일에서 다른 잠재성을 지닌 사회 현실을 경험할 뿐 아니라, 인간 관계에 대한 경험도 달리 해석한다. 여성들의 발달은 상호 의존성 및 보살핌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성숙과 덜 폭력적인 삶의 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 발달을 이해하는데 여성이 경험을 포함하면 인간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얻어 지는데, 도덕적 범주도 인간 관계에서의 책임과 보살핌을 포괄 할 수 있도록 확장된다.
우리는 몇 백년에 걸쳐 남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근래에 여성들이 침묵해 왔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여성들의 다른 목소리 즉, 보살핌이 윤리가 보여 주는 진실, 인간 관계와 책임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 공격성이 벌현되는 이유는 사람들간이 연결이 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남성들과 또 남성과 다른 여성들의 삶의 사회적 경험과 그 해석을 함께 받아 들일 때 인간 경험에 대한 더욱 발전된 이해를 가질 수 있다. 이 이해를 통해 여성과 남성들의 삶에서 드러난 독립과 애착의 진실을 포착할 수 있고, 정의의 윤리가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평등의 전제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보살핌의 윤리는 어떤 사람도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비폭력의 전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 두 관점 사이에는 공통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도덕적 성숙에 이르기 위해서는, 불평등한 관계의 양 당사자 모두가 그 관계의 불평등성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과 어떤 관계에 폭력이 개재될 때에 그 폭력은 관련된 모두에게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공정성의 입장과 보살핌의 입장이 교류되고 있음을 인정하게 되면, 양성관계에 대한 더욱 발전된 이해와 성인기의 일과 가족 관계에 대한 더욱 포괄적인 기술 또한 가능해진다. 또, 우리의 관점이 성인 발달에 대한 기존 이해와 여성 발달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결합을 통해서 확장 될 때, 비로소 인간 발달에 대한 변화된 이해와 인간의 삶에 대한 더욱 생성적인 관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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