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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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에서 문화대혁명은 당, 국가, 인민에게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 준 모택동의 극좌적 오류이며, 그의 책임이라고 규정하였다.
6년 쯤 후, 봉하의 아들이 유경의 나이쯤 되었을 때 가족들은 봉하와 유경의 묘에 다녀온다. 부귀와 가진이 유경을 기억하는 매개로는 만두이고 봉하를 기억하는 매개로는 매년 찍은 손자의 사진이다. 봉하를 보러가는 길에 손자는 병아리를 사고 부귀는 병아리를 키울만한 상자를 찾다가 집에 박혀있던 그림자 도구를 담았던 상자를 내놓는다. 그리고 부귀가 유경이 죽기 전 해주었던 말을 손자에게 해준다. “병아리가 자라면 닭이 되고, 닭이 자라면 양이 되고, 양이 자라면 소가 된단다.” “소가 자라면 뭐가 되죠?” “그 다음엔 너도 어른이 되는거야.” “그럼 내가 어른이 되면 소를 타고 다니나요?” 부귀는 대답한다. “아니. 네가 어른이 되면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다닐거야. 그때가 되면 세상살기가 지금보다 좋아질테니까.” 이 대사는 대약진 운동 시대에 부귀가 유경에게 해주었던 말과 비교하여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알게한다. 부귀가 유경에게 말 했을 당시의 공산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손자에게 말 할 때 쯤에는 변했음을 알수 있다. 이것은 부귀 자신의 생각일 수도 있고 혼란의 시대를 지나온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인생을 보면서 가장 감명 깊게 느낀 것은 가족애이고 주인공들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 그려진 중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거부감 없이 영화속에 잘 삽입시켜 묘사하였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였다.
이 영화에서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장면은 아마 부귀와 아들 유경 그리고 부귀와 손자의 대화 내용이었을 것이다. “병아리가 자라면 닭이되고, 거위가 되고, 양이 되고, 소가 되어 결국은 공산주의가 된단다.”라는 유경과의 대화에서 부귀는 공산주의를 동경한다는 그 시대적 흐름을 대변해 주었고, 마지막 장면에 손자와의 대화에서는 “소가 자라면 어른이 되서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탈 수 있단다.”라고 과거의 공산주의가 이상사회가 아닐수도 있다는 부귀와 가진의 생각을 또 그 당시의 시대 상황을 잘 그려낸 장면이었다.
용이에게 돈 대신 빌린 그림자극 상자는 부귀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중국의 역사적 사실들을 잘 표현한 매개체이다. 도박하는 것을 빼고 부귀가 가지고 있던 능력은 그림자극이였다. 이 그림자극을 통해 부귀는 국공 내전을 이겨내고 가족의 생계를 이어갔고 대약진 운동때 공장 근로자들을 달래 주었으며 문화대혁명때 마지막으로 불태워짐으로써 그 가치를 마치게 된다. 그러나 혼란기를 함께해 온 그림자극은 불태워 지지만 그 상자는 남아서 손자의 병아리 즉 희망을 담을 수 있는 매개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영화속에서 그림자극 상자는 부귀의 인생관과 이상을 담은 상자로 묘사된 것이다.
아들 유경의 죽음과 딸 봉하의 죽음, 그리고 손자의 이름을 통해 등장했던 만두를 들 수 있다. 먼저 아들 유경의 죽음에 등장한 만두는 아들의 마지막 유품으로 부귀와 가진에게 남는다. 그리고 딸 봉하의 죽음에서는 모셔온 산부인과 의사의 목을 조이며 딸 봉하의 목숨을 지키지 못하게 만드는 음식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감독은 다시 만두를 등장시킨다. 부귀와 가진의 대화를 통해서 나타나는데 “만두는 사람 이름이 아니여서 인명부에 올라가지 않아 명리 길다는 이유로 손자의 이름을 만두로 짖는게 낳다.”라는 가진의 말에 부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극중에 만두는 아들과 딸의 죽음과 함께해 온 슬픈 음식이지만 마지막에 그들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귀와 가진은 그런 만두를 손자 이름으로 지으면서 슬픈 과거를 이겨내고 희망을 찾으려 한다. 만두는 영화 속에서 그림자 상자와 같이 영화의 전반적인 시대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매개체로 작용한 것이다.
이렇듯 영화는 여러 매개체들을 통해 시대적 혼란과 주인공들의 삶과 희망을 표현하려 했다. 남자 주인공 부귀는 그의 인생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공산주의가 그가 기다리던 이상 사회를 만들어 주는 희망의 매개체가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생각은 중국인 모두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국공 합작에 이은 내란과 대약진 운동, 그리고 문화혁명의 파란만장 한 격동의 세월을 넘나들면서 한 개인사의 경험을 동원하여 공산주의의 잘못된 정책을 꼬집어 내려는 조심스러운 면도 보이지만 가장 중요 한 것은 그러한 배경 속에서 자신의 삶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가족을 보면서 대단한 생활력과 그들의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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