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함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 'A ROOM OF ONE'S OWN'의 숨겨진 의미

목차

500파운드와 혼자만의 방
울프의 소극성
무엇이 그녀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나?
혼자만의 방의 의미

본문내용

의 뜻으로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혼자만의 방의 단어 자체가 갖는 의미를 직역하는 것이다. 즉,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는 방이 아니라 말 그대로 혼자 쓰는 방이라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남성과 여성이 결합하여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자립해 혼자 살아가는 독신주의를 주장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성의 경제력 획득의 기회를 박탈하는 육아와 가사노동, 그 육아와 가사노동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가족제도를 없애기 위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혼자만의 방이 의미하는 것은 내가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가졌던 느낌이다. 혼자만의 방, 그것은 왠지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다수에 의해 공유되는 고정관념 속에서 그 주류의 생각을 거스르는 다른 어떤 생각을 갖게 된 누군가가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주위로부터 손가락질과 비웃음을 받으면서 느낄법한 고독감과 외로움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녀는 '혼자만의 방'을 통해 그 모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말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울프는 남녀차별이 당연시 되던 시대에 성차별의 부당함을 인식했지만, 그것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을 이겨낼 용기가 없었고, 그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가질 수 없었던 용기를 그녀의 다음 세대의 여성들부터라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바램을 담아서 제목을 '혼자만의 방'으로 정하지 않았나하고 생각한다.
◎ 울프가 말한 용기의 필요성 ◎
진실이란 다수에 의해 공유되는 통념에 불과하다.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가치란 없는 것이다. 과거에 인간들이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신념들이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코웃음 쳐지는 농담꺼리도 되지 못하는 예는 주위에 허다하다. 태양이 온 세상을 관장하는 신이었던 시대에 그것은 절대적인 하나의 진리였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진리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진다는 노비제도나 노예제도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는 그 같은 제도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만약 요즘 누군가에게 "너는 노비의 핏줄이니 너는 어쩔 수 없는 노비다"라고 말한다면,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노비제도가 당연시되던 시대에서 "인간은 누구나 존엄성을 갖고있고 누구나가 평등한거야"라고 말한다면, 그 역시 미친 사람쯤으로 취급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현대사회의 가부장제도와 가족제도, 그리고 그에 따르는 문화들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과 같은 모습들이 부정적인 면을 갖긴 해도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부자연스러운 것들일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인공수정에 의한 종족보존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최상의 방법일 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가장 부자연스러울 지도 모르는 오늘날의 성차별의 통념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누군가(여성이든 남성이든)가 정신이상자가 될 각오를 하고 "그건 그런게 아니고, 이런건 아닐까?"라는 말을 꺼내야만 한다. 그래야만 적어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성적으로 억압받는 여성들이 잘못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그들의 주장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울프가 말했던 용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키워드

혼자만의 방,   울프,   페미니즘 문학,   작품분석,   영미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