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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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강원도의 산에 대하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감악산920m

공작산 888m

각화산 1176.7m

백석산 1364m

옥갑산 1285m

본문내용

일주일만에 이럴 수가 있는가? 겨울이 완전히 가고 포근한 아침 햇빛으로 환한 산야에는 이미 초봄이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할 정도의 봄날 아침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해맑은 대기가 고여 있었다. 멧둔재도 비행기재도, 멀리 가리왕산이 보이는 광하교 부근 재(이름을 모른다)에도 눈은 없었다. 가리왕산에도 눈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지난번 비로 옥갑산 눈도 다 녹아 버렸을지도 모른다. 눈녹은 물이 격류를 이루며 흐르는 조양강물은 투명하긴 해도 지난번같이 맑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우라지로 가는 길목에서 뒤돌아본 옥갑산은 지난번 보다는 설화선(line)이 꽤 올라가기는 해도 정상1100미터정도높이 위쪽으로는 하얀 설화가 핀 높은 등걸을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희게 빛내고 있었다.
오늘은 능선을 올라가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해보기로 한다. 12시를 조금 지나 출발했다. 코스는 상옥갑사 아래 큰길까지는 지난 번과 같고 그 위쪽으로는 상 옥갑사뒤쪽 능선으로 정상쪽으로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상원산을 올랐다가 구절리로 내려올 수 있을 것이다. 눈은 오히려 산길 아래쪽에 조금 깔려 있었는데 이 눈은 지난주 산행때는 없던 눈이었다. 새로온 눈이었다. 지난번 산행기에서는 능선에 소나무가 띄엄띄엄 있다고 썼는데 오늘 산행때 보니 노송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상옥갑사뒤를 받치는 능선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능선은 경사가 급산 쇄석 암릉이 단속적으로 나오는 까다로운 능선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능선을 타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상옥갑사의 높이를 지날 때쯤서부터 바위에 얼음이 뒤덮이거나 적설량이 깊어져 주의해야 했다. 적절한 코스를 찾아내느라 바위벼랑아래에서 이리갔다 저리 갔다 하기도 하면서 바위를 올라가는데 자꾸만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갑자기 오도가도 못하는 벼랑끝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닌가하고 말이다. 고개를 꺾어 올려다 보면 온몸이 비틀린 노송들이 높이 솟은 벼랑위에 서 있고 그리로 올라가면 전망은 좋을지 모르지만 군데군데 얼음이 깔린 석면이 음습한 그늘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어서 주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대로 된 장비를 갖고 있을리가 없었다. 옥갑산 능선에서 내가 보려고 한 것은 설화와 심설 그리고 봄이 오기 직전의 능선의 한적한 모습과 될 수만 있다면 노추산이나, 청옥산, 두타산을 조망해 보는 것이다. 소백산 능선에서 보지 못한 설화, 그리고 인적드문 대낮의 고요한 설릉, 그런 것을 경험하고 싶었을 뿐이다. 미끄러운 바위, 거친 암릉은 예상에 없던 요소들이었다. 이 능선에서 두 시간 남짓 안간힘을 쓰는 동안 귀중한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30-40분 지난 뒤 조금 평탄한 쇄석지대 양지쪽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옆에 서 있는 노송위의 눈덩어리가 포근한 기온에 녹아 우루루 떨어져 내리곤 한다. 다시 오르기로 한 급경사는 지금까지의 암릉경사보다 더 급하고 더 협착한데다 눈도 많아졌다. 어찌어찌 길을 찾아 바위와 바위사이로 넘어가니 그곳엔 완전한 설화의 숲에다 냉기까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그런 응달이 나온다. 겨우내 눈이건 얼음이건 녹은 일이 없는 그런 설사면에다 심설의 계곡이었다. 발이 무릎까지 빠지기 시작하는 깊은 눈은 표면이 엊그제 비로 거칠하게 얼어있어 요행 발이 빠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빠졌다. 아이젠을 하고 오버트로저를 입고 올라가는데 차라리 바위보다는 올라가기가 나았다. 구덩이에 빠질 염려는 몰라도 얼음에 미끄러져 다칠 염려는 없기 때문이었다. 시간만 있으면 촬영을 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다. 동쪽 응달이라 북동풍이 몰아치기 십상인 이곳에 유난히 깊은 겨울이 숨쉬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4시간이 지난 뒤 하늘이외엔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능선이 보인다. 상당히 지쳐 있을 때였다. 깊은 눈에 빠지면 기운이 쪽 빠지곤 했지만 암릉 아래를 횡단 작은 능선을 오르면서 경사가 완만해진다. 그러자 서쪽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가리왕산 능선이 나타난다. 드디어 옥갑산능선에 도착한 것이었다. 왼쪽으로 지난번 산행 때 올라가려다 40여미터를 남겨두고 패퇴해야 했던 전위봉이 낮게 보인다. 그 봉우리보다 어느새 높은 곳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조망이 좋은 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멀리 두타산-청옥산 능선과 봉우리가 보인다. 주위의 군소봉우리보다 훨씬 높은 봉우리로 백설을 이고 있는 모습이 장엄해 보인다. 설화들은 오후의 포근한 햇살에 칼날같은 설편을 심설위에 뿌린다. 퍽퍽 떨어지는 설편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처량한 느낌이 든다. 설화사이로 보이는 조양강과 아우라지 나루터풍경은 아스라히 낮은 대지를 푸르게 구획하는 멋진 풍경이다. 능선위의 심설은 아무도 횡단한 자국이 없다. 따라서 길이 있을 리가 없다. 상원산은 지호지간이다. 2킬로 정도밖에 안돼 보인다.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었다. 러셀이 되지 않은 심설능선을 횡단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 상원산까지 가는데만도 1시간 이상이 걸릴듯했다. 깊은 눈을 생각하면 1시간도 짧게 잡은 시간일 터였다. 정상쪽으로 조금 나아가다가 조망이 좋은 또 하나의 전망처에서 촬영을 한다. - 이 동영상은 매혹적인 영상이 될 것이 확실했다- . 내가 본 것을 모두 이야기한다 해도 카메라가 몇 초 촬영한 것에도 견줄 수가 없을 듯하다. 노추산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경관을 배경으로 주위엔 설화와 성에로 뒤덮인 노송한 그루가 겨울이 끝나가는 한 오후를 차겁게 얼어 이제는 겨울이 몸서리친다는 듯 떨어버리려 하고 있었다. 상원산 능선은 나를 손짓하듯 한다. 금년 겨울산행중 최고의 전망을 카메라에 담느라 시간은 더욱 흘렀다. 전위봉까지 나오는데 애를 먹는다. 발이 푹푹 빠지는 심설속의 고행. 드디어 전위봉에 와서 조양강기슭까지 이어지는 긴 능선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7시에 차에 도착. 마지막 10분간은 컴컴한 어둠속 산행이었다. 이따금 한대씩 지나가는 차의 헤드라이트외엔 밤하늘의 쏟아지듯하는 별빛과, 조양강의 격류소리외엔 아무빛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7시간 산행의 고행의 나른한 감미로움속에 심한 피로가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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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4.12.18
  • 저작시기2004.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79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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