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문학분석 페이퍼] Edward Albee의 The Zoo Story 피터의 모습으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소외와 허위적 삶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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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희생해서라도 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면 자신의 의견이나 욕구 따위는 아예 잊어버리고 산다. 하지만 그들의 그러한 생각들이 가족의 행복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줄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그들 자신은 진정한 유대감과 진실한 접촉이 가장 절실한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매 일요일마다 허위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도피처인 공원 벤치로 오는 피터의 모습처럼 되고 마는 것이다. 진정한 유대감을 가지지 못하는 사이라면 의사소통 또한 자유롭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때문에 이러한 의사소통의 단절은 자신을 타인으로부터 고립시키고 소외시켜 자신만의 세계에서 헤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꼭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현대에 와서는 컴퓨터가 개인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에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에서부터 실용적인 생활필수품까지 쉽게 구입하고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심각하게 타인과의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며 사고는 점점 획일화되어 체계적인 자기 주장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 한창 인터넷붐이 일던 때에는 몇몇 집단을 실험대상으로 정하고 일체 외부와는 단절된 채 인터넷 PC만을 가지고 얼마를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해 실험하는 한 TV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결과는 매우 놀랄 만 한 것이었다. 실험대상중에는 나이든 노부부도 있었고 막 태어난 신생아를 가진 신혼부부가족도 있었고 대학생도 있었는데 이들은 아무 불편함 없이 한달 동안을 외부와 일체 접촉 없이 인터넷만으로 음식과 생활필수품 등을 쇼핑하고 TV를 시청하고 여가시간을 보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인들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설령 그것이 가족이나 친구라 할지라도) 얽매여 흔히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서로 감정을 소비하고 상처받게 되는 것을 원치 않게 되는 것 같다.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다른 사람들과는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갈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을 타인들로부터 고립시키고 소외시켜 그 속에서 개인적인 안락과 평화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접촉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환상에 불과하다. 즉 피터에게 그가 소중히 여기는 가정, 아내, 자, 새 등이 그의 허위의 삶을 채워주는 소도구에 불과하듯이 현대인들도 그들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그들에게 평범하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환상을 채우기 위한 소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허위와 환상으로 가득 찬 삶은 그들을 더욱 더 소외 속에 가두고 타인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다. 피터는 제리에 의해 평생 잊지 못할 접촉을 하게 되고 타인으로부터 벤치를 지키기 위해 싸운 것처럼 진정한 삶을 위해서도 싸우고 자신의 허위적 삶에 직면하여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하지만 제리가 하숙집 여주인과 개와의 관계에서 소외에 대한 책임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제리의 도움이 없었더라도 피터도 언젠가는 어떤 계기를 통해서든지 제리와 같은 깨달음을 얻게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 제리라는 인물은 피터 속의 또 다른 피터의 모습일 수도 있다. 자신의 허위적 삶과 외부로부터의 단절과 소외는 장벽을 끊임없이 부수고 싶어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욕구를 대신 만족시킬 또 다른 자신을 찾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의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있는 그대로의 인간상황에 직면하는 것, 인간의 조건을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직면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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