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을 통해 본 신경숙 문학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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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게 다가왔다. 90년대 초를 휩쓴 ‘신세대’ 돌풍은 한국사에서 처음으로 집단이 아닌 ‘개인’이 역사의 전면에 드러난 시점으로서의 90년대를 표상한다. 90년대의 사람들은 길었던 거대담론들의 싸움에 넌더리를 내었고, 그러면서도 그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광주를 지나쳐야 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동안은 그 거대담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광주는 일종의 블랙홀이었다. 그 안에서 개인과 사회는 하나로 뭉뚱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 개인과 사회의 분리 앞에서 가장 시급했던 것은 광주를 잊는 것이었다. 광주를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거기에 시대의 흐름과 함께 광주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때 신경숙이 등장했다. 철저히 개인적인 감수성과 문체는 사회에 질려있던 사람들을 위로했다. 신경숙의 무기는 적당히 가벼운 무거움이었다. 사람들은 사회를 벗은 채 개인의 아픔을 누릴 수 있기를 원했고, 그 일환으로 신경숙을 소비했다.
이미 사회에 질려있던 사람들, 거대한 역사 담론 속에 시대를 놓아버렸던 사람들, 거기에 애초에 역사에 대한 관념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이 신경숙의 수동적인 세계관에 편안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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