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 서정한시 서사한시 산문의 양상 개화기의 한문학

목차

1.서론

2.서정한시

3.서사한시

4.산문의 양상

5.개화기의 한문학

6.결론

본문내용

당시 시대정신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과 도의 관계에 대한 논의로 요약되는 고문 논쟁은 결국 개화관의 대립으로 나타난다.
5. 개화기의 한문학
한문학사의 마지막 단계인 이 시기 한문학의 작가들은 외세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면서 주로 중세적 질서 내에 안주하려 했던 유학자들로서, 변모하는 국제정세, 몰려오는 제국주의 열강 앞에서 흔들리는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한시문을 많이 저술했다. 한문학에서 이 시기를 우국문학 시대로 총칭하기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한문학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개화기의 한문학은 시가 중심이 되었는데, 이들 중에는 조선 후기 싹트기 시작한 우리 역사와 민속에 대한 관심, 현실 비판 정신을 계승한 작품들도 많다. 한편 이와 달리 이 시기 한시인 중에는 서구나 근대 사상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밖의 문사들은 외세에 대해 방어적이었고 극도의 경계심을 품고 있었는데, 그것은 안으로는 민란의 빈번한 발생, 밖으로는 두 차례 양요, 운양호사건과 강화도조약에 의한 개항, 그리고 우리나라를 엿보는 구미 열강들의 다툼 속에서 이들 한시인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이순신의 거북선을 찬미하는 노래를 많이 짓기도 했었다.
개화기로 설정된 기간중에 일어난 중요한 역사적 사건 중의 하나가 동학혁명, 청일전쟁 등이다. 이남규는 일본이 조선을 자주독립국임을 내세우면서 실은 속으로 협박하는 것을 경고하면서, 그들의 자주독립 운운은 임란 시 명에 들어갈 길을 빌려달라 한 풍신수길의 꾀와 같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위기는 외세보다도 외세에 영합하는 내부의 사람들에게 그 원인이 있음을 깊게 자각하고 이를 고민하는 시 역시 적지 않다. 한편 이러한 난국에 지나간 역사의 발자취를 찾아 소위 보사작업을 하거나 우리 고유 민속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한 지식인들이 있었던 것이 관심을 끈다.
개화기 한시에는 신문, 잡지의 사조란에 게재된 유명무명인들의 작품들과 해외에서 저술된 망명인들의 작품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 중에는 특히 삼구시, 집구시, 충시, 잡언시 등 변체 한시가 많다. 이 변체시는 조선조 후기부터 일어난 조선시의 전통위에서 근대에 이르러 국문학과 적극적인 결합이 일어나면서 한시가 형식적 파탄을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고, 결국 한문학이 종언을 고하면서 고유문학이 우리 문학의 유일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6.결론
지금까지 논의한 바와 같이 한문학은 한문화권 공동문어였던 한문을 매체로 주로 상층에 의해 이루어진 소위 귀족문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 산문 어느 영역을 막론하고 모두 한국인의 보편적인 사상, 정서를 다루고 있음이 나타난다. 한문학에서 보여지는 큰 특성의 하나는 민족주의적, 현실주의적 사고이다. 이와 관련해 한문학이 고유문학을 기층으로 몰아넣었는가, 또는 고유문학의 성장을 억제했는가에 대해서 재고할 필요가 있는데, 한국문학사는 한문학, 고유문학의 이중구조로 이루어졌으면서도 사실상 이 두 문학이 상호 경쟁보완하는 과정중에 한문학은 오히려 고유문학에 자생력과 포옹력을 키워 준 것으로 보인다.
한문학 연구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자료의 수집과 정리이다. 삼국, 통일신라, 발해, 고려 전기까지는 개인문집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문학사를 엮어 나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고려 후기부터 조선조 후기까지는 한문학 작품이 <동문선>등의 몇 선집 이외에는 주로 개인문집에 의거하는바, 아직도 개인 소장의 미발굴 또는 본격적인 연구가 행해지지 않은 작품들이 많다. 그 동안의 한문학 연구는 작가 연구에 치중되어 있었고 사회 비판적인 작품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실제로 상당한 양의 수준 높은 한시가 관념적이고 탈사회적이며, 대신 현실에 투철한 인식을 보여 주는 시 가운데에는 시격이 거칠고 조잡한 경우가 많다.
과거의 연구가 한문학의 여러 갈래 중 서구적인 문학의 관점에 맞는 시와 소설에 과도하게 편중되었다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 최근 기, 제문, 비문, 논 등에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각 유형이 내함하는 형식적 특성과 함께 연구영역의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한문학은 고유문학과 함께 국문학을 형성하는 양대 축이고, 전술한 바와 같이 상호 경쟁하면서고 각기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는 점을 중시하며, 앞으로는 한문학과 고유문학을 이원적으로 고찰하기보다는 이 두 문학이 서로 얽혀 이루어진 하나의 국문학이라는 총체적인 입장에서 함께 다루는 시도가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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