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여기서 레비나스는 자유를 근거로 도덕적 책임을 근거지운 칸트와 정반대로, ‘자유에 앞선’ 다시 말해 나의 자율과 능동적 행위에 앞서 나에게 부과된 책임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런 책임을 그는 ‘人質’, ‘代贖’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대속은 타인을 대신해서 자율적으로 짐을 짊어지는 능동성을 가리키기보다는 ‘타인의 자리에 놓이는 수동성’을 가리킨다. 주체가 짊어지는 수동성은 ‘수동성보다 더 수동적인 수동성’, 즉 타인을 위해 고통받는 수동성(la passivite)이다. 타인을 위해, 타인아래서, 타인의 짐을 짊어지는 수동적, 윤리적 주체는 타인 아래 종속되어 타인을 아래서 떠받쳐 줌으로써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체의 모습을 레비나스는 유대교에 관한 그의 책에서 ‘메시아’로 비유한다.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