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수난의 기록에 나타난 남성주체의 확립과정과 이분화된 상상적 여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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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 론

2. 이분화된 여성: 지식인의 내적 분열의 표상

3. 전환기 지식인의 자기 갱생 방식

4. 결론

본문내용

이는 환히 밝아오는 새벽 바닷가에서 세민이 발견하는 것이 바로 "학자도 시인도 또는 누구의 애인도 누구의 아들도 아닌 김세민이란 한 개의 젊은 사내"라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이러한 발견이 세민에게 "위대한 발견"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무너져가는 남성적 주체의 확립을 상징적으로 재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요꼬에 의해 상징적으로 '거세'를 체험한 세민에게 '조그만 물고기'는 이러한 거세라는 시련을 거쳐 확립된 남성 주체를 상징한다. 라캉에 의하면 거세란 원래 모든 인간이 상징 질서로 편입되면서 치러야만 하는 가혹한 대가이며 문화적 질서와 언어란 바로 이러한 거세라는 시련을 거쳐야만 비로소 획득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주체가 언어의 법칙과 사회의 법칙을 깨닫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징적 거세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 김종주, 『라캉 정신분석과 문학평론』, 하나의학사, 1996, p.25.
따라서 위의 구절은 주체를 어머니와의 공생적 관계로 되돌려놓는 전(前)오이디푸스적 퇴행을 극복함으로써 실현되는 오이디푸스적 단계와 주체의 사회화 과정에 대한 상징적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 세민은 파괴적인 성욕의 화신인 지요꼬에 의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파탄되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지지만, 오히려 이러한 파탄의 과정을 통해 세민 자신은 상징적인 속죄 의식(儀式)을 치름으로써 좌익적인 경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과거를 청산하고 해체된 주체성을 재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죄책감의 원인이었던 애라는 제거되고 지요꼬는 타락하게 된다. 투사(projection)는 이러한 남성 주체의 확립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이때 애라와 지요꼬에 대한 세민의 심리적 투사는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용어를 빌리면 '잘못된 투사'라고 할 수 있다. 잘못된 투사란 자신의 것이면서 자신의 것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주체의 충동들을 객체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즉 주체는 그럴듯한 제물을 외부에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투사 과정에서 주체가 느끼는 혼란은 바로 투사된 대상에서 주체가 책임져야 할 부분과 낯선 외부세계(즉 투사 대상)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구분할 수 없는 주체의 능력부족에서 초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김유동·주경식·이상훈 역), 『계몽의 변증법』, 문예출판사, 1995, p.254 참조. 『계몽의 변증법』에서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는 반유대주의적 요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투사'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본고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밝히는 방식으로 전용하였다.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투사 개념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원래 투사란 모든 지각작용 그 자체를 지칭하는 폭넓은 개념으로서, 주체와 객체간의 긴밀한 연관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즉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반영하기 위해서 주체는 사물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사물에게 돌려주어야 하는데, 이때 주체는 세계가 감각 속에 남겨놓은 자취에 의해 다시 한번 외부세계, 즉 다양한 속성과 상태를 지닌 사물의 통일성을 만들어낸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동일적인 자아'라는 것은 바로 투사가 만들어내며 고정시킨 최후의 산물이다. 이때 자아란 자율적인 독립체로 객관화된 것으로서 의식 속에 투영된 객관세계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의식적인 투사를 통해서만 이성의 활동인 반성작용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투사행위와는 달리 반유대주의의 투사에는 반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 즉 주체가 객체로부터 받은 것을 객체에게 되돌려줄 능력을 잃어버리게 됨으로써 주체 자신은 더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가난해진다. 주체는 외부와 내부로 향하는 두 방향 모두에서 반성하는 힘을 잃어버리는데, 그 이유는 주체가 더 이상 대상을 반성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게 되며 그에 따라 분별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수난의 기록』에서 남성 주체의 확립 과정이 이러한 잘못된 투사의 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 기반이 필연적으로 허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어떠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문제의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는 이러한 잘못된 투사 과정에서,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은 남성의 욕망에 따라 허구화되고 투사의 대상으로 타자화되는 운명을 겪게 된다.
4.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수난의 기록』은 과도기 지식인의 '전향'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소설에서 전향의 문제는 단순히 이데올로기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육체적인 차원에서도 논의될 수 있다. 특히 세민이 탈이념의 속죄 의식을 여성에 대한 심리적 투사 방식을 통해 상징적으로 재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약화된 남성적 주체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 또한 여성 섹슈얼리티의 타자화에 의해 남성 주체가 확립되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이분화된 상상적 여성 이미지('성녀/악녀')는 세민의 죄의식과 불안의식을 그때마다 나타내는 하나의 '징후'이자 결핍으로 재현된다. 여성의 성적 욕망을 타자화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남성 주체의 성립은 필연적으로 여성의 역사성과 사회성을 소거하게 되고, 그 결과 백지화된 여성은 남성 주체의 형편에 따라 자신을 구원하는 존재로도 혹은 자신을 타락시키는 악마의 화신으로도 해석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애라와 지요꼬는 그 자체로 존재하기보다는 세민의 심리적 투사의 반영물 내지는 대상으로만 배타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결국 이 소설에서 여성인물들은 세민이라는 과도기 지식인의 전향에 대한 변명과 새로운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마련된 타자들인 것이다.
[참고 문헌]
⑴ 김두경,『金時習과 작품 金鰲新話에 나타난 思想硏究』,고려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1976.
⑵ 박경미,『金鰲新話 硏究』, 연세대 대학원 석사논문, 1990.
⑶ 이하경,『金鰲新話 硏究』,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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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2.20
  • 저작시기2007.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395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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