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의 내면 의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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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비극적 세계인식
2. 죽음 지향과 구원의 모색

Ⅲ. 결론

본문내용

떠오르고 있다’, ‘빛나고 있다’ 이러한 상태를 ‘인간에게 불멸의 광명이라는/것이 무엇인가를/조그마치라도 알아 낼 수는 없’다라고 고백한다. ‘그저, 상쾌하기만’할 뿐이다. 이러한 의식은 현실의 삶에 있어서 부귀나 영화나 명성 따위의 행복을 얻었다는 것이 아니다. 가난하게 살아도 끝까지 살려고 하는 김종삼의 의지를 현실 세계의 초월의식을 통하여 나타내는 것이다.
김종삼은 이러한 음악을 통해 현실 삶의 피폐함과 폭력성을 견디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로 방송국에서 음악 효과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음악에 대한 이해나 이론적 깊이가 상당했다고 한다. 김종삼의 시에서는 수많은 외국지명과 사람이름, 외래어가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음악가의 이름과 곡명은 그의 시 38편에 등장할 만큼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음악에 대한 경사를 드러낸다. 김종삼이 예술의 여러 양식 중에 특히 음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그의 시세계는 불협화음의 현실 세계에서 협화음의 이상 세계를 꿈꾸고 염원했다고 볼 수 있다.
희미한
風琴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른아닌 人間을 찾아다니며 물 몇 桶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머나먼 廣野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
하여금 따우에선
― 물桶 전문
김종삼의 시적 면모가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이 작품은 그의 인간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1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장이 완결되어 있지 않다. 특히 마지막 4연에서의 종결되지 않은 시행과 불완전한 구문의 결합, 그리고 돌연한 행갈이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애매함을 심화시켜 준다. 자신이 존재자로서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주는 행위이다. ‘툭 툭 끊어지는 풍금소리’를 배경으로, 마지막엔 아름다운 자연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결국 이 작품은 광야의 한복판에서 하늘 밑으로 빛이 비춰지면서 거기있는 화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상황을 보여준다. 1연의 풍금 소리는 그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깔리고 있는 것이며, 4연의 ‘날빛’은 초월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연결되고 있는 장면을 채색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경건한 장면의 제시는 2연에서의 물음과 3연에서의 대답이 인간의 삶에 대한 근원적이고 진지한 문답이며 신비하고 종교적인 면모까지 띠고 있다는 것과 잘 호응된다. 이 작품을 통해서 보면 김종삼의 죽음 지향 의식은 역설적으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되새겨 자문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화자는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人間을 찾아다니며 물桶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이는 짐짓 소박하고 겸손한 대답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애써 위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 漁夫 전문
이미 살펴본 물桶처럼 이 작품도 불완전한 종결어미를 갖고 있다. 그리하여 이 시의 끝 부분인 ‘많은 기쁨이 있다고’ 다음에 ‘중얼거리려고’를 넣으면 비로소 문맥이 살아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뒤에 이 시의 2연 1행에 쓰인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를 첨가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인간에 대한 김종삼의 비극적 소망의자가 담겨져 있는데,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말하는 그는 이미 자신의 운명은 비극적인 세계 속에 있더라도 지나고 나면 모두 기적적인 일이라 여기고 있다. 이는 분명 인간 존재에 대한 김종삼의 따뜻한 애정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김종삼의 내면 의식은 부정적인 현실과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의 조건에서 발화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 이르러서는 김종삼의 시선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어려운 인간에게 맞추어져 있다. 그는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 속에서 뜻밖에도 삶의 인간애를 확인한다. 여기에서 김종삼은 현실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애써 찾고 있으며, 그 인식이야말로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 세계의 폭력성과 피폐함을 견디는 힘이 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Ⅲ. 결론
본고는 전후 한국시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종삼의 시세계를 그 내면 의식의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지금까지 중점적으로 논의했던 김종삼 시의 내면 의식의 양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종삼의 내면 의식은 운명적 수락의 양상을 띠고 있는 죄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아우의 때 이른 죽음을 연원으로 하는 그의 죄의식은, 이후 그의 작품을 통해 순결한 영혼의 아이와 현실 세계의 폭력성을 대비시키는 표현들로 구체화되어 나타난다.
그의 이러한 내면 의식은 순결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도 자라나면 결국 죄를 짓는다는 생각고 맞물리면서, 하루 빨리 죽음을 감내하는 것이 죄를 덜 짓게 된다는 죽음 지향 의식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 속에서 삶의 인간애를 확인하며, 현실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존재들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애써 찾기도 한다. 그에 의하면 죽음은 삶의 끝이지만, 동시에 삶의 굴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더럽혀짐의 소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김종삼에게 있어 죽음은 현실 세계의 폭력으로부터 영원한 안식과 구원을 얻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종삼은 또한 현실의 결핍을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환치시키면서, 동시에 예술에 대한 관심과 경사로 보상받고자 한다. 그는 여러 예술가의 삶이나 그들의 작품에서 부정적 현실 세계로부터 벗어나 있는 어떤 절대 순수의 경지를 발견한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그의 내면 의식 속에서 비극적인 현실을 견디는 힘이며 구원의 계시로 존재하게 된다.
지금까지 본고는 김종삼의 시세계를 통해 김종삼 시의 내면 의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종삼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존재의 한 순간을 아름답게 현현시키는 드문 영역을 보여준 시인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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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6.03
  • 저작시기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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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4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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