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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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2. 작품 분석

본문내용

는 속설과 함께 김약국 집안의 전도를 운명론적으로 예표한다. 본고는 이러한 속설이 예표하는 운명이 현실화되는데 있어서 김약국의 성격화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겠다.
제1장에서 소년 김성수는 봉룡과 숙정이 살았던 옛집을 찾곤 한다. 폐가가 된 그 집이 금기의 장소가 된 이유와 옛집을 중수하여 삶의 터전을 옮긴 김성수의 행동을 통해 운명에 대한 그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우선 인용문의 대사를 통해 봉룡의 집이 금기가 장소가 된 근본적 이유는 “비상 묵은 자손은 지리지(번식) 않는다”는 속설이 예고하는 운명을 피하고자 하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수가 부모가 살던 옛집을 찾곤 하는 것은 고향을 떠난 아버지 봉룡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 것으로 이 작품은 해명하고 있다. 부재하는 아버지를 향한 김성수의 애틋한 마음은 노란 머리털을 비롯하여 외양이 봉룡을 닮은 것으로 이야기되어지는 사촌누이 연순에 대한 근친적 애정과 중첩되어 나타나다. 김성수는 아버지를 찾아 타관에 나갈 계획을 단 한 번 실천에 옮기나 백모 송씨의 만류로 포기하고 만다. 이후 전개되는 서사에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노란 머리털을 기표로 중첩되는 연순에 대한 근친적 사랑으로 대치되어 절대화된다. 다른 한편, 부재하는 부의 존재를 회복하기 위한 욕망의 발현이라 할 수 있는 타관을 향한 동경이 좌절됨과 동시에 김성수는 폐가가 예표하는 운명을 수용할 자세를 갖춘다. 이는 그가 한실댁과 결혼하여 고향에서 일가를 이루며, 백모의 사후 “도깨비 집을 중수하여” 그곳으로 옮겨가는 사실로 뒷받침된다. 그가 고향인 통영을 떠나 넓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예표하는 속설과 그로 인해 금기의 장소가 된 도깨비 집으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김성수의 탈향은 좌절되는 바, 이로 인해 그는 자신의 운명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성장한 김약국의 딸들이 등장하는 2장 이후의 서사에서 금기의 장소가 된 옛집이 예표하는 운명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에서 전이된 것으로 보이는 연순에 대한 근친적 사랑이 김약국에게 있어서 절대화된 가치가 됨을 알 수 있다.
김약국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절대화하여 이에 순응하는 자세는 그가 관약국을 접고 시작한 어장을 함과 동시에 정국주에게 빚을 얻어 모구리 어장(잠수업)을 시작함으로써 파산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김약국은 두 척의 기관선을 사서 제주도로 보내나 그 중 한 척이 실종된다. 그 결과 그의 가산은 기울게 되며, 연삼 년 어장에 흉어가 듦으로써 파산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모든 일을 서기두에게 위임하고 자신은 물러나 있으면서 일이 되어가는 대로 순응한다. 김약국이 망하게 되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힌 서기두는 김약국에게 어장일에서 손을 뗄 것을 권하나, 그는 “한번 일이 빗나가믄” “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일을 무리하게 밀고 나간다. 이는 “비상 묵은 자손은 지리지(번식) 않는다”는 속설로 인하여 금기의 장소가 된 도깨비집을 피하지 않고 그 집을 중수하여 삶의 터전으로 삼은 것과 상통하는 자세라 하겠다. 김약국은 타관으로 나갈 뜻을 접은 이래 도깨비집에 머무름으로써 생모 숙정의 죽음과 함께 예표된 운명을 절대화하여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김약국은 연순을 향한 금지된 애정을 죽음의 순간까지 간직하는 바, 이는 그가 금기의 장소인 도깨비집을 피하지 않는 것과 동궤에 놓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근친적 사랑은 연순을 닮은 인물에 대한 김약국의 회상, 노란 머리털을 가진 막내 용혜를 향한 김약국의 특별한 사랑 등을 통해, 뇌점병으로 1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연순의 사후에도 반복하여 나타난다.
아픈 상처는 혼자 남몰래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남의 설움을 따스하게 만져주지 못함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고통도 혼자만이 지녀야 하는 일종의 고집이다. 마누라·딸들·사위, 그리고 살을 섞고 사는 소청이까지도 먼 타인으로 느껴온 김약국이었다./ […] 그러나 그런 탕아의 죄악 이상으로 죄악적인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자기를 위한 성문을 굳게 지켜온 이기적인 김약국이 지금 자기의 육체가 허물어져 가는 이 마당에서 어떤 마음의 반려자를 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애써 지켜온 고독, […] 뒤늦게 그의 마음을 사로 잡은 마누라와 딸들에 대한 연민이었다. 자아 속에서 시름하던 그는 타아의 인과를 발견하고, 타아를 위하여 헛되게 보낸 세월을 후회하는 것이었다. (398)
김약국은 사촌누이 연순을 향한 근친적 애정을 죽음의 순간까지 간직하는데, 인용문은 그가 현실의 삶에서는 주변의 그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은 이기적인 인물임을 드러낸다. 인용문에 따르면 김약국은 “자기를 위한 성문을 굳게 지켜온 이기적인” 인물로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타인”으로만 느껴왔다. 김약국이 “자아 속에서 시름”하였다 함은 그가 절대적 가치로 받아들인 운명에 순응하는 삶의 자세와 관련을 맺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차원들과 관계를 맺는 가운데 정체성이 생성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자와의 연대를 회피한 김약국은 운명에 예속되어 주어진 정체성만으로 생을 일관한 인물이라 하겠다. 주변의 그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죽은 사촌누이 연순을 향한 유일한 사랑으로 일관하였다는 사실은 김약국이 “자기를 위한 성문”에 갇힌 고정된 정체성의 인물이었음을 뒷받침한다. 김은경,「박경리 장편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가치’에 대한 태도와 정체성의 관련 양상 -<김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을 중심으로-」, 국어국문학회, 2007, 5-9면.
◆참고 문헌◆
김영애,「박경리의『김약국의 딸들』연구」, 한국현대소설학회, 2007.
김은경,「박경리 장편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가치’에 대한 태도와 정체성의 관련 양상 -<김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을 중심으로-」, 국어국문학회, 2007.
한국문학연구회, 『토지와 박경리 문학』, 서울 :솔, 1996.
한점돌, 「한국 현대소설사상 연구1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과 샤머니즘」, 현대문학이론학회,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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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1.09.13
  • 저작시기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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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7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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