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치사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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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경제적 자유주의의 원리를 정치영역으로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자유주의’는 원리적으로 자본주의와 친화적이지 않으며, ‘공적 자율성’의 실현을 위해 ‘민주적 가치’의 제도화를 추구한다.
현대에 ‘자유주의=경제적 자유주의’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된 것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역사적으로 정치적 자유주의의 문제의식은 19세기를 거치면서 ‘사회민주주의’ 조류에 흡수되어 계승되었고, 20세기 들어와 복지국가 등장은 자유주의 전체의 쇠퇴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20세기 후반 자유주의의 새로운 부활은 ‘복지국가의 실패’에 대한 대응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대응은 ‘시장’ 메커니즘의 효율성에 대한 강조로 나타났으며, 그 결과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와 동일시되거나 경제주의적으로 협소하게 이해되기에 이르렀다.
경제적 자유주의의 20세기 계승자인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를 도구화하는 경향에서 발견된다. 이것은 신자유주의가 가지는 ‘정치이념’으로서의 한계이며, 이러한 한계의 근원은 신자유주의적 합리성이 ‘정치공동체’의 형성에 요구되는 ‘정치적 합리성’을 내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신자유주의는 정치의 기초를 ‘사적 개인’으로 설정함에 따라 ‘공공 영역’, ‘공공선’,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공적 자율성’의 개념에 대한 ‘규범적 이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형태의 정치는 결과적으로 강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사이비 타협’만을 산출하게 되고, 따라서 정당성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의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공적 자율성’ 실현의 장인 ‘정치적인 것’의 영역은 이해관계의 제도화와 권력 장치의 차원에 국한된 기존의 ‘정치’(politics)와는 상이한 논리에 기초한다. 신자유주의의 강력한 영향력 하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정치’에 대한 환멸과 자조의 비관주의를 극복하고, ‘만들어져야 할’ 장으로서의 ‘정치적인 것’의 영역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등적 자유주의, 토의민주주의, 공동체적 자유주의 등의 주장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이해는 현대 상황에서 ‘정치적인 것’의 내용을 구명하려는 노력에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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