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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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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개요

Ⅱ. 헤르만 헤세의 출생

Ⅲ. 헤르만 헤세의 종교

Ⅳ. 헤르만 헤세의 내면세계

Ⅴ. 헤르만 헤세의 음악세계

Ⅵ. 헤르만 헤세의 대중문화

참고문헌

본문내용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맞서 문제 삼으면서도 쓸 데 없는 현학으로 독자를 어렵고 골치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장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이런 장점이 너무 부각되어 헤세가 외국 작가들 중에는 거의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애호되는 우리나라에서조차 사람들은 그를 <읽기 쉬운> 작가로 오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이 오인이라는 것은 수업시간에 헤세의 작품을 다루고 나서 학생들이 보이는 반응에서 증명된다. <헤세가 이렇게 어려운 작가인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꼭 듣게 되기 때문이다.
1919년 {데미안 Demian}이 싱클레어 Sinclair라는 가명으로 처음 발표되었을 때 당시 독자들은 물론 비평가들까지도 그 책의 저자 싱클레어가 사춘기의 터널을 막 벗어난 청년 작가이고 그래서 젊은 세대의 아픔과 고민을 그렇게 생생하게 그려주고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해 주는 좋은 사례 중 하나이다.
그런데 {데미안}이 그렇게 쉽고 만만한 책인가? 세상 속에 독자적으로 서기 위해, 하나의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영혼의 <통과의례>를 다룬 이 소설은 그 내재적 의미의 심층에 이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헤세 전공자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열두 세살쯤부터 읽히기 시작할 만큼 그 언어나 묘사가 까다롭거나 난해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이것은 1차 대전 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책 {데미안}의 안과 밖이 드러나는 부분이며, 헤세라는 세계적인 작가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가가기 쉽고, 읽기 쉬운, 부드럽고 말랑한 겉모습과 그 메시지의 심오함의 대비는 헤세의 전 작품에 해당되는 특징이며, 이것은 헤세를 대중문화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특징이 딱딱한 껍질을 좋아하는 본고장 독일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헤세 르네상스>가 일어난다.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기성세대의 굳어진 사고에 반기를 들며,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던 히피 세대에게 헤세는 문자 그대로 <구루>였다. 미국 70년대의 히피 운동은 자연과 자유를 추구하는 그 이념적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서구 지성의 도도한 흐름을 비춰주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었다. 따라서 그것은 몇몇 사상가의 주장에 머물지 않고 대중문화 속으로 깊이 침투해 들어간 시대적 흐름으로 남게 된다. 그 한가운데 헤세라는 외국 작가가 성자처럼 떠받들어지고, 한편으론 이제 다른 것을 원하는 젊은 사람들을 유혹자로서 매혹시키며 마법사처럼 군림하는 현상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우리는 이들 히피세대의 팝 아티스트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앤디 워홀의 작품에서 발견한다.
앤디 워홀의 실크프린트 작품은 바로 서재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장난삼아 연기를 내뿜고 있는 헤세의 옆모습을 그래픽으로 변형시킨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당시 히피 세대에 속해 있던 대중적인 예술가 앤디 워홀이 바로 그 시대 미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갔던 헤세의 이미지를 적확하게 잡아내어 작품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헤세 생전 익히 보아온 헤세 전문가들은{황야의 늑대 Der Steppenwolf}를 쓰던 시절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의 헤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워홀은 헤세를 입에서 불을 뿜어 올리고 있는 마술사처럼 묘사하고 있고, 원색 네온이 번쩍이는 도시에서 한 시대 대중을 사로잡는 <우상 Idol>의 이미지로 형상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워홀의 이러한 헤세 이해는 충분히 근거가 있고, 그 자신이 체험한 미국의 문화적 현실이었다. 1920년대 <데미안>이라는 우상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던 헤세는 197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에게는 그 자신이 우상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황야의 늑대>가 그 중심에 있었다. 산업화한 자본주의 시민사회 안에서 갑갑해 숨 막혀 하면서도 한편으론 그 굴레를 벗어나기 두려워하는 위기의 지성 하리 할러는 시민사회 속으로 길을 잃고 들어와 헤매는 한 마리 늑대로 묘사된다. 지성과 야성이 내면에서 피를 흘리며 싸우는 가운데, 도시의 밤거리를 헤매고 다니고, 거리의 어린 창녀에게서 춤과 연애의 기술을 배우는가 하면, 마약의 환각에 빠져 가장무도회와 <마술극장 das magische Theater>을 체험하는 할러의 고뇌와 절망을 70년대 미국 젊은이들은 그들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대중문화의 <우상>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헤세는 그의 작품으로 이미 이 현상을 두 번이나 일으켰다. <우상>은 문자 그대로 하나의 이미지다. 일반 대중이 공통으로 열광할 수 있는 어떤 이미지를 제시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문제를 감지하고, 통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제도화된 사회의 위선과 기만, 시민 사회의 속박과 굴레, 자연과 순수에의 동경과 향수, 20년대 후반 유럽에서 헤세가 체험했던 이러한 요소들은 70년대 미국 사회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헤세의 작품에서 바로 자신들의 문제를 발견한 사람들은 자본주의 시민사회의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베트남 전쟁에서 무수한 젊은이가 죽고 불구가 되어 돌아오는 현실에서 자유와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치며 그들의 중심에 평화주의자, 자연주의자, 문명비판자 헤세를 세우고, 그의 고뇌와 절망, 새로운 비전에의 갈구와 두려움을 공유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이화영(2002),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 나타난 치료기능, 한국헤세학회
- 이영임(1994), 고집과 경건함이 찾아낸 내면의 지혜헤르만 헤세의 삶과 작품세계, 열음사
- 안성권(2005), 헤르만 헤세 시의 꿈의 세계, 청주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 장정자(2004), 헤르만 헤세의 작품과 생애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극복의 연속성, 한국헤세학회
- 정경량(2005), 헤르만 헤세의 초기 문학과 종교, 한국헤세학회
- 정경량(2008), 헤르만 헤세의 시에 나타난 음악, 한국헤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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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종교,   내면세계,   음악세계,   대중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