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은 듯한 승철의 표정을 보여줘야만 했는가. 물론 승철의 마지막 행보는 희망적이었다. 힘들 때도 교회 - 신적 존재, 마지막 기댈 희망의 씨앗 - 등을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였다. 하지만 나는 이런 엔딩이 오히려 위에서 이야기했던 남한 사회의, 아니 대한민국의 단상으로 적절히 표현되었다고 본다. 현실에 점점 근접했기에, 잘 모르는 이질적 대상이라고 여겼던 '새터민' 승철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짐짓 놀란다. 무엇인가 비슷하다고 여기면서도 함부로 그 모습을 재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는, 그리고 비슷하다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그런 불편함을 안고 있는 <무산일기>. '불편한 진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이제라도 직시할 때가 아닐까? 물끄러미 강아지를 바라보았던 승철의 그 눈빛으로.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