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분석 - 슈퍼히어로물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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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분석 - 슈퍼히어로물에 대한 고찰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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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시설이 잔뜩 설치된 지하실이다. 성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모두 밝은 조명이다. 전 시리즈의 공간이 배트맨에게 귀족의 이미지를 부여했다면 다크나이트의 공간은 배트맨에게 기업 CEO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여한다. 고고한 영웅이 되기에는 그는 너무 세속적인 위치로 내려왔다. 기업의 이윤추구와 시민을 구하는 영웅의식은 일치할 수 있는 가치인가?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경도된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이 의문을 품을만한 말이다. 이것이 배트맨이 가진 블랙홀이다. 하비 덴트는 어떤가? 그는 배트맨과 달리 악을 소탕하고 정의를 지키는 것이 직업적 소명의식이기 때문에 갈등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배트맨이 그를 새 영웅으로 추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적인 영웅의 자리는 부패하기도, 위험에 노출되기도 쉬운 곳이다. 그의 명성, 아끼는 사람들, 도덕성조차 모두가 인질로 잡혀버린다. 그의 어둠은 공적인 영웅이 되기에 그 자신이 가진 힘과 마음의 강인함이 초인이 아닌 그저 한 인간의 것이기 때문에 생긴다.조커의 어둠은 그야말로 무정부적인 혼돈이다. “내 입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 그는 항상 자신이 겪었다는 기분 나쁜 기억(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며 입을 그어버렸다는 등)을 언급한다. 매번 바뀌는 그 에피소드들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고담시 전체의 어둠이고, 조커는 그 어둠을 대표하는 사자로써 ‘영웅은 왜 그 폭력으로부터 우릴 지키지 않았는가? 영웅은 거짓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슬픔, 아픔, 어두운 감성에 대한 공감이야말로 관객이 굳이 영웅이 부서지는 이야기를 찾은 까닭이다. 아이언맨을 보는 기쁨이 환상과 그대로 부합하는 영웅을 스크린으로 보는 재미였다면 배트맨을 보는 기쁨은 반대로 깨어진 영웅의 환타지 사이로 새어 나온 현실을 보는 재미이다. 영웅은 현실에 없다. 절망적인 현실은 영웅에 대한 갈망을 만들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가짜 영웅을 모시는 우리는 고담시의 세 인물들처럼 슬픈 존재인 것이다. 다크나이트는 이것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영화이다.
관객은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원하며, 영화는 영웅의 존재로 그 열망에 보답해 왔다. 히어로의 이야기는 인류 문명사와 함께 했지만, 현대 영화 속 슈퍼히어로들은 어느 때보다 교묘하게 진의를 숨기는 방법을 안다. 속지 않기 위해서는 화려한 CG의 뒤에서 그들이 어떤 세상을 바라보며 어떤 영웅을 옹립하고 있는지 더 냉철하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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