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각색 - 어둠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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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각색 - 어둠의 혼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냐하면 하늘은 끝이 없으니깐.
갑해 그럼 청개구리는 죽을 때까지 뛰겠네요?
아버지 그렇지, 죽는 날까지 높이뛰기를 하지.
갑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도대체 그럼 왜 그런 연습을 해요?
아버지 그건 아버지도 모른단다. (청개구리를 다시 풀숲에 놓아주며) 청개구리만 알겠지.
갑해 (속으로 중얼거리며) 뭐야 재미없어 (아버지를 바라보며) 아버지 아버지, 이 지구가 생기고 맨 처음, 달걀이 먼저 나왔게예, 닭이 먼저 나왔게예?
낭독자 갑해는 아버지께서 닭이 먼저라면, 그 닭이 어디서 나왔느냐, 달걀이 먼저라면 그 달걀을 누가 낳았느냐라는 연속적인 질문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아버지 (당황한듯 헛기침을 한 후 생각에 빠지고선 갑해를 바라보며) 내가 맞혀보마
갑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입을 쳐다보며) 그래예, 맞히 보이소
아버지 답은 간단하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답은 말이야, 아무도 몰라.
갑해 (실망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피, 그런 답이 어딨습니껴, 지도 그런 답은 할 수 있습니더.
아버지 너도 학교에서 배웠겠지만 닭과 달걀의 조상을 쭉 따라 올라가면, 글쎄, 몇 억 년쯤 거슬러 오르면, 암놈 수놈이 한 몸이었을 때가 있었지. 원생동물 시기가 있었거든. 그땐 사람이 생겨나지 않았을 때여서, 과연 어떤 게 먼저 세상에 나왔는지 아무도 알 사람이 없지. 그러니까 그 답은 모른다는 것이 옳은 답이야.
갑해 (풀이 죽어 조그만 소리로) 그래도 어데 모른다는 기 맞는 답일 수 있습니껴?
아버지 아니야, 넌 답이란 반드시 맞다, 아니면 틀렸다 두 가지뿐인 줄 알지?
갑해 그래예, 모른다는 거는 답도 아이고 아무것도 아니라예. 모른다는 거는 증말 모르이까 모른다고 말하는 기지예.
아버지 (부드러운 어투로) 아냐, 옛날 옛적, 닭과 달걀 중 누가 먼저 생겼느냐란 질문에는 모른다가 답일 수 있어. 더러는 모른다는 답이 백 점일 때도 있단다. 너도 이다음에 크면 알게 되겠지만, 이 세상에는 참으로 수수께기가 많지. 어느 게 옳고, 틀린지 정답을 모르는 일이. 모두 제가끔 하는 일만이 옳은 일이라며 열심히 메달리니깐. 어떤 일에는 목숨까지 던져가며 말이다.
낭독자 초등학교 2학년때 아버지와 했던 이야기를 회상해봄으로써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해 왔던 그런 일이 꼭 청개구리 하는 짓을 닮았다. 죽을 때까지 뛴다던 청개구리의 높이뛰기, 아버지는 얼마만큼 높이 뛰고 언제까지 뛸까, 그때까지만도 감해는 아버지가 죽는다고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였다.
4장 다시 갑해의 집
갑해, 분선, 누나 셋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갑해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며) 하… 땅거미가 깔리네, 곧 사방이 어두워지겠네. (얼굴을 찡그리며)난 어둠이 두려워, 깜깜한 밤이 싫어, 빨리 내일 새벽이 왔으면 좋겠어. 금병산 산마루 위로 해가 솟아 날이 훤해질 때까지 또 밤을 설치겠지. 그리고 날이 밝으면, 내 어릴 적에 왜 그런 청개구리 이야기를 들려주었냐고 묻기 전,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이 세상에 없겠지.
낭독자 갑해는 열흘 전쯤 새벽에 순경이 집을 덮쳐 아버지의 행방을 물으며 머리채를 잡아끌며 순경들이 어머니를 끌고 간 그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울며 새운 그 밤의 두려움이 지독하게 남아있었기에 갑해는 어둠을 무서워하였다. 그러나 숨어 다니던 아버지가 순경에게 잡혀 총살당할 거라는 소문을 들은 갑해는 이제는 순경들이 집 안으로 밀어닥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집이 빨갱이집이라고 사람들이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갑해 (짜증을 내며) 그나저나 자식들이 굶고 기다리는 줄 알면서 어머니는 도대체 왜 안 오시는 거야? 살아있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서 지서로 가셨나? 그렇다면 어머니도 펑펑 우실라나? 아니야 아니야, 어머니는 늘 아버지 험담만 퍼부었어. 조금 전에도 처자식 이렇게 고생만 시키니 죽어도 싸다고 아버지에 대한 악담을 퍼지로고 나가셨으니 지서로 갔을 리 없지.
갑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표정으로)다시 숫자나 세자. 하나…둘…
누렁이 갑해 앞을지나간다
갑해 마치 우리 오누이들처럼 갈빗대가 도드라진게 언제 보아도 야위어있구나.
낭독자 야윈 누렁이를 보면서 갑해는 자신이 학교에 갔다 올 때, 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다리에 힘이 빠져 조회 시간이나 학교에서 돌아올 때 몇 차례 쓰러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의 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보며 ‘넌 가정환경만 좋으면 똑똑해서 대학까지도 갈 수 있었을 텐데’라고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갑해 …아흔아홉…백…백까지 세었는데 어머니는 안 오시네. (장터마당으로 가는 다리를 보다가 다리 건너에서 만수 동생이 제기차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만수 저 놈 오늘은 배가 볼록한 것을 보아하니 오늘은 저녁밥을 오지게 먹은 모양이구나. 우리 집은 왜 이렇게 가난하지? (아버지를 원망하는 표정으로) 우리 아버지는 농사꾼도, 장사도, 월급쟁이도 아니기 때문이겠지.
갑해 (울음소리가 나는 쪽마루 쪽으로 고개를 돌리다 대추나무 뒤쪽 하늘을 보며) 대추나무 뒤쪽 하늘은 짙은 보라색이야. 보라색은 아버지가 바깥에서 숨어 다니며 하는 그일, 어머니의 피멍 든 모습, 말라붙은 피, 깜깜해질 징조 같아서 싫어. 저 짙은 보라색이 모든 형체를 어둠으로 지우다, 끝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밤이 오겠지… 이 세상에 밤이 없는 곳은 없나? 그럼 환한 밝음 아래 놀다가 그 밝은 세상에서 잠잘텐데.
분선 (우는 언니를 달래며) 언니야, 와 자꾸 우노. 울지 마래이. 어무이 곧 올 끼다. (우는 언니의 손을 잡으며) 언니, 니 자꾸 그래 울모 범이 와서 콱 물어 간데이.
갑해 (누나가 더 큰 소리로 운다) 아오 저거는 서러운 목소리가 아니라 그냥 소리만 내지르는 고함이잖아. 도대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 눈물 콧물은 어디서 저렇게 많이 나오는거람. 우리 누나는 바보 천치니깐 그렇겠지 뭐. (배를 잡고 천천히 걸어가며) 배가 잠에서 깨지 않게 천천히 대문 쪽으로 어머니오시나 보러가야겠다.
분선 (어머니의 말투를 따라하며) 오빠야, 니는 와 자꾸 밖에 나가노. 니도 언니 좀 달래거라. 내사 증말 몬살겠데이.
갑해 (짜증난 말투로) 문 앞에서 어무이 안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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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9.03.30
  • 저작시기2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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