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현대의 상황과 이 글의 목적
Ⅱ. 무용지용론의 탈 현대적 의미
Ⅲ. 제물론의 탈 현대적 의미
Ⅳ. 소요유의 탈 현대적 의미
Ⅴ. 맺는 말
Ⅱ. 무용지용론의 탈 현대적 의미
Ⅲ. 제물론의 탈 현대적 의미
Ⅳ. 소요유의 탈 현대적 의미
Ⅴ. 맺는 말
본문내용
판, 그 주변을 아무런 목적 없이 자족하며 거닌다. 소요하다가, 편안히 나무 아래 몸을 눕힌다."
『莊子』, 「逍遙遊」, "无何有之鄕, 廣莫之野, 彷徨乎无爲其側, 逍遙乎寢臥其下." 이 구절에 대한 번역으로는 陳鼓應(최진석 옮김), 『老莊新論』(서울: 소나무, 1997), 228쪽에 나오는 최진석의 번역을 사용하였다.
소요하는 사람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얽어매는 근심으로부터 자유롭다. 그의 정신은 자주적이며,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 모두가 칭찬한다고 더욱 애쓰는 일도 없고, 세상 모두가 헐뜯는다고 기가 죽지도 않는다."
『莊子』, 「逍遙遊」,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 擧世而非之而不加沮."
소요하는 사람은 더 이상 부나 권력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해치지 않는다. 그는 욕망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낙도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요(堯) 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넘겨주려고 하자, 허유는 이렇게 답했다.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는다 해도 불과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오. 자, 그대는 돌아가 쉬시오. 내게는 천하란 아무 소용도 없소."
『莊子』, 「逍遙遊」, " 巢於深林不過一枝. 偃鼠飮河不過滿腹. 歸休乎君. 予无所用天下爲."
이런 소요하는 삶이야말로 탈 현대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탈 현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삶의 형태는 저생산-저소비의 바탕 위에서 낙도하는 삶이며, 이것은 바로 장자가 말하는 소요하는 삶이다. 이러한 삶을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도달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들의 행복과 사랑을 통해서 이 세계를 더욱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Ⅴ. 맺는 말
'장자와 탈 현대의 만남', 이것은 먼 과거와 다가오는 미래의 가장 창조적인 만남이 될 수 있다. 현대가 만들어 낸 '분리·독립된 개체로서 욕망을 추구하는 나'의 개념은, 한 때는 전 근대적인 삶의 질곡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고 현대 문명을 건설하는 발판이 되어주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문명의 건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문명의 대 전환기에 위치해 있는 우리 시대는 탈 현대의 문명 건설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장자의 사상은 바로 이런 시대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할 수 있다. 이 글에서 검토한 장자 사상의 탈 현대적 함의들은 모두 장자의 인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란 분리되고 독립된 존재로서 합리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장자의 관점에서 보면, 나와 세계는 통일체이다. 인간은 '참된 자기'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깨달을 수 있는 존재이다.
'참된 자기'를 내재하고 있는 존재로서의 인간관은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제공할 수 있다. 욕망을 추구하고 충족시키는 것에 궁극적인 삶의 목적을 두는 현대적인 삶과는 달리, 장자는 '참된 자기'를 깨닫고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존재의 수준을 수직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둘째, 장자의 사상은 희소 자원의 배분과 관련한 현대의 평등론과는 차원이 다른 절대 평등의 사상을 주창하였다. 절대 평등의 근거는 인간을 포함해서 우주만물이 '참된 자기'를 내재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장자의 절대 평등의 사상은 파탄 상태에 이른 현대 사회의 모든 관계를 정립하고,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개인간, 집단간, 국가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간의 튼튼하고 창조적인 관계의 수립을 위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장자의 사상은 탈 현대 세계에서의 이상적인 삶의 방식을 보여 준다. 현대 사회는 기이하리 만큼 높은 가치를 노동에 부여한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의 가치는 정보 사회의 새로운 하부 구조와 충돌을 빗고 있다. 장자의 사상은 현대가 형성해 놓은 고정 관념으로부터 빠져 나와서 소요와 낙도로서의 삶이라고 하는 가장 인간적이며 수준 높은 그러면서도 동시에 탈 현대의 사회 구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전형을 제시해 준다.
장자의 사상에는 이와 같이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가치 있는 재료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이 글에서는 '장자와 탈 현대', '철학과 사회학',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라고 하는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여 보았다. 양쪽 모두에 미숙하기만 한 필자로서는 너무 지나친 욕심만 부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땅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 거대한 광맥을 확신하는 광부의 신념처럼, 나는 동양 사상에는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형성하는 데 가치 있는 거대한 광맥이 내재하여 있다고 확신한다. '동양 사상과 탈 현대'의 만남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는 인류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참고문헌
『莊子』.
山(오진탁 옮김), 『감산의 莊子 풀이』, 서울: 서광사, 1990.
이강수, 「莊子의 自然觀」, 『민족문화연구』 15집,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1980.
이봉호, 「莊子에서 '자연'과 '자유'의 의미에 관한 연구」, 『東洋哲學硏究』 23집, 동양철학연구회, 2000.
장윤수, 「자유의 스승 장자」, 『동양사회사상』 3집, 동양사회사상학회, 2000.
莊子(안동림 옮김), 『莊子』, 서울: 현암사, 1993.
陳鼓應(최진석 옮김), 『老莊新論』, 서울: 소나무, 1997.
Eric Fromm(이종오 옮김), 『자유로부터의 도피』, 대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98.
Georg Luk cs (trans. by Rodney Livingstone), History and Class Consciousness, Cambridge, Massachusetts: The MIT Press, 1971.
Helena Norberg-Hodge(김종철·김태언 옮김), 『오래된 미래』, 대구: 녹색평론사, 1996.
Jeremy Rifkin(이영호 옮김), 『노동의 종말』, 서울: 민음사, 1996.
『莊子』, 「逍遙遊」, "无何有之鄕, 廣莫之野, 彷徨乎无爲其側, 逍遙乎寢臥其下." 이 구절에 대한 번역으로는 陳鼓應(최진석 옮김), 『老莊新論』(서울: 소나무, 1997), 228쪽에 나오는 최진석의 번역을 사용하였다.
소요하는 사람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얽어매는 근심으로부터 자유롭다. 그의 정신은 자주적이며,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 모두가 칭찬한다고 더욱 애쓰는 일도 없고, 세상 모두가 헐뜯는다고 기가 죽지도 않는다."
『莊子』, 「逍遙遊」,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 擧世而非之而不加沮."
소요하는 사람은 더 이상 부나 권력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해치지 않는다. 그는 욕망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낙도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요(堯) 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넘겨주려고 하자, 허유는 이렇게 답했다.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는다 해도 불과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오. 자, 그대는 돌아가 쉬시오. 내게는 천하란 아무 소용도 없소."
『莊子』, 「逍遙遊」, " 巢於深林不過一枝. 偃鼠飮河不過滿腹. 歸休乎君. 予无所用天下爲."
이런 소요하는 삶이야말로 탈 현대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탈 현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삶의 형태는 저생산-저소비의 바탕 위에서 낙도하는 삶이며, 이것은 바로 장자가 말하는 소요하는 삶이다. 이러한 삶을 통해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도달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들의 행복과 사랑을 통해서 이 세계를 더욱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Ⅴ. 맺는 말
'장자와 탈 현대의 만남', 이것은 먼 과거와 다가오는 미래의 가장 창조적인 만남이 될 수 있다. 현대가 만들어 낸 '분리·독립된 개체로서 욕망을 추구하는 나'의 개념은, 한 때는 전 근대적인 삶의 질곡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고 현대 문명을 건설하는 발판이 되어주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문명의 건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문명의 대 전환기에 위치해 있는 우리 시대는 탈 현대의 문명 건설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인간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장자의 사상은 바로 이런 시대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할 수 있다. 이 글에서 검토한 장자 사상의 탈 현대적 함의들은 모두 장자의 인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란 분리되고 독립된 존재로서 합리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장자의 관점에서 보면, 나와 세계는 통일체이다. 인간은 '참된 자기'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깨달을 수 있는 존재이다.
'참된 자기'를 내재하고 있는 존재로서의 인간관은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제공할 수 있다. 욕망을 추구하고 충족시키는 것에 궁극적인 삶의 목적을 두는 현대적인 삶과는 달리, 장자는 '참된 자기'를 깨닫고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존재의 수준을 수직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둘째, 장자의 사상은 희소 자원의 배분과 관련한 현대의 평등론과는 차원이 다른 절대 평등의 사상을 주창하였다. 절대 평등의 근거는 인간을 포함해서 우주만물이 '참된 자기'를 내재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장자의 절대 평등의 사상은 파탄 상태에 이른 현대 사회의 모든 관계를 정립하고,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개인간, 집단간, 국가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간의 튼튼하고 창조적인 관계의 수립을 위한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장자의 사상은 탈 현대 세계에서의 이상적인 삶의 방식을 보여 준다. 현대 사회는 기이하리 만큼 높은 가치를 노동에 부여한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의 가치는 정보 사회의 새로운 하부 구조와 충돌을 빗고 있다. 장자의 사상은 현대가 형성해 놓은 고정 관념으로부터 빠져 나와서 소요와 낙도로서의 삶이라고 하는 가장 인간적이며 수준 높은 그러면서도 동시에 탈 현대의 사회 구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전형을 제시해 준다.
장자의 사상에는 이와 같이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가치 있는 재료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이 글에서는 '장자와 탈 현대', '철학과 사회학',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라고 하는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여 보았다. 양쪽 모두에 미숙하기만 한 필자로서는 너무 지나친 욕심만 부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땅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 거대한 광맥을 확신하는 광부의 신념처럼, 나는 동양 사상에는 탈 현대의 새로운 문명을 형성하는 데 가치 있는 거대한 광맥이 내재하여 있다고 확신한다. '동양 사상과 탈 현대'의 만남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는 인류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다.
참고문헌
『莊子』.
山(오진탁 옮김), 『감산의 莊子 풀이』, 서울: 서광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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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안동림 옮김), 『莊子』, 서울: 현암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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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Fromm(이종오 옮김), 『자유로부터의 도피』, 대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98.
Georg Luk cs (trans. by Rodney Livingstone), History and Class Consciousness, Cambridge, Massachusetts: The MIT Press, 1971.
Helena Norberg-Hodge(김종철·김태언 옮김), 『오래된 미래』, 대구: 녹색평론사, 1996.
Jeremy Rifkin(이영호 옮김), 『노동의 종말』, 서울: 민음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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