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순자의 생애
2.《순자》라는 책
3.《순자》의 사상
① 자연론自然論
② 성악설性惡說
③ 인식론認識論
④ 예론禮論
⑤ 정치론政治論
4.오늘날의 순자
2.《순자》라는 책
3.《순자》의 사상
① 자연론自然論
② 성악설性惡說
③ 인식론認識論
④ 예론禮論
⑤ 정치론政治論
4.오늘날의 순자
본문내용
예의 사상과도 관련이 있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맹자가 말하는 왕자의 덕이나 도의심道義心이 아니라 객관적·형식적으로 규정된 예의 제도이다. 그러니 임금의 개인적인 소질은 별 관계가 없어져서, 증거가 애매한 옛 임금보다는 근세의 임금을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치의 객관적·기술적인 성격이 분명해졌는데, 이 점도 법가인 한비자에 의해 더욱 철저히 계승 발전하게 된다.
순자의 현실적인 성격은 유가의 전통을 따라 덕을 위주로 하는 왕도王道를 이상으로 받들면서도, 힘으로 다스리는 패도覇道까지도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 시대처럼 어지러운 세상이라면 적어도 패도 정치라도 제대로 되어 주기를 바라는 현실적인 소망이 있었을 것이다. 이점에서도 유가 사상 속에 숨어든 법가적인 기식氣息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의 순자
수백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이끌어온 유가 사상은 근대화와 급속한 서양식 사회 발전의 길목에서 송두리째 부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아직도 전통적인 유교 관념에 깊은 친화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오늘날 서구 중심적인 자유-자본-민주의 세계 체제가 많은 모순을 보이면서 보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유학은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유학 스스로 현대 사회와 인류 전체를 향해 좀더 적극적인 실천 대안을 마련해가야 할 시점이다.
유학은 전통 사회와 같은 종교적 질곡에서 벗어나 보편 학문으로 거듭나야 하며, 적극적 사회 실천성과 건강한 삶의 성취라는 유학 본래의 측면을 되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학을 정신과 육체에 대한 권위적 억압 기제로만 보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적극적으로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리학적 현학 담론으로만 유학에 접근해서는 안 되며 주자학을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공자, 맹자, 순자로 이어지는 유가 사상의 원래 모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 사이의 외적 관계로 정의되는 정치의 세계에서 순자의 사상은 예의라는 도덕적 기제를 통해 사회 문제를 극복하려 했다. 사람 사이의 원만한 관계를 의미하는 예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함으로써 순자는 예에 사회적 생명을 불어넣었다. 주공에서 비롯되고 공자에서 범위가 확장된 예는 이렇게 해서 최고의 이념으로 자리잡아 유가의 사회철학을 완성시켰다. 예가 동아시아 사회 전반에 걸쳐 삶과 사회의 핵심이 된 것을 감안하면 순자의 공로는 실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공자가 유학을 보편 학문으로 승화시킨 유학 발전의 첫 번째 위업을 달성했다면, 순자는 유학을 사회철학으로 구성해낸 유학 발전의 두 번째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순자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일 뿐 아니라 그의 합리적인 자연관을 반영한 것이다. 인간이 하늘로부터 선함을 부여받았다고 한 맹자가 하늘에 도덕적이 힘을 부여했다면, 순자는 하늘은 어떤 도덕적 원리도 포함하지 않는, 단순한 우주, 자연의 기능적 운행이라고 보았다. 상업과 기술의 발달로 계급간의 이동이 잦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도덕관이 급변하던 당시 그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상, 실현하고자 했다. 또한 그는 초자연적 현상을 부정하면서도 기우제와 같은 미신적인 의식이 대중의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출구가 되어주는 한 유익하다고 본 유연한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혼란했던 당대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던 순자의 거대한 기획과 합리적 사유, 세련된 정치, 문화적 감각 등은 지적 탐색을 실천으로 연결짓지 못하는 오늘날의 지식인에게 현실적인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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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 역자 : 장현근 / 출판사 : 책세상
순자 / 역자 : 김학주 / 출판사 : 을유문화사
순자의 현실적인 성격은 유가의 전통을 따라 덕을 위주로 하는 왕도王道를 이상으로 받들면서도, 힘으로 다스리는 패도覇道까지도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 시대처럼 어지러운 세상이라면 적어도 패도 정치라도 제대로 되어 주기를 바라는 현실적인 소망이 있었을 것이다. 이점에서도 유가 사상 속에 숨어든 법가적인 기식氣息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의 순자
수백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이끌어온 유가 사상은 근대화와 급속한 서양식 사회 발전의 길목에서 송두리째 부정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아직도 전통적인 유교 관념에 깊은 친화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오늘날 서구 중심적인 자유-자본-민주의 세계 체제가 많은 모순을 보이면서 보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유학은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유학 스스로 현대 사회와 인류 전체를 향해 좀더 적극적인 실천 대안을 마련해가야 할 시점이다.
유학은 전통 사회와 같은 종교적 질곡에서 벗어나 보편 학문으로 거듭나야 하며, 적극적 사회 실천성과 건강한 삶의 성취라는 유학 본래의 측면을 되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학을 정신과 육체에 대한 권위적 억압 기제로만 보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적극적으로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리학적 현학 담론으로만 유학에 접근해서는 안 되며 주자학을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공자, 맹자, 순자로 이어지는 유가 사상의 원래 모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 사이의 외적 관계로 정의되는 정치의 세계에서 순자의 사상은 예의라는 도덕적 기제를 통해 사회 문제를 극복하려 했다. 사람 사이의 원만한 관계를 의미하는 예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함으로써 순자는 예에 사회적 생명을 불어넣었다. 주공에서 비롯되고 공자에서 범위가 확장된 예는 이렇게 해서 최고의 이념으로 자리잡아 유가의 사회철학을 완성시켰다. 예가 동아시아 사회 전반에 걸쳐 삶과 사회의 핵심이 된 것을 감안하면 순자의 공로는 실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공자가 유학을 보편 학문으로 승화시킨 유학 발전의 첫 번째 위업을 달성했다면, 순자는 유학을 사회철학으로 구성해낸 유학 발전의 두 번째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순자의 사상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일 뿐 아니라 그의 합리적인 자연관을 반영한 것이다. 인간이 하늘로부터 선함을 부여받았다고 한 맹자가 하늘에 도덕적이 힘을 부여했다면, 순자는 하늘은 어떤 도덕적 원리도 포함하지 않는, 단순한 우주, 자연의 기능적 운행이라고 보았다. 상업과 기술의 발달로 계급간의 이동이 잦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도덕관이 급변하던 당시 그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상, 실현하고자 했다. 또한 그는 초자연적 현상을 부정하면서도 기우제와 같은 미신적인 의식이 대중의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출구가 되어주는 한 유익하다고 본 유연한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혼란했던 당대 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자 했던 순자의 거대한 기획과 합리적 사유, 세련된 정치, 문화적 감각 등은 지적 탐색을 실천으로 연결짓지 못하는 오늘날의 지식인에게 현실적인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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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 역자 : 장현근 / 출판사 : 책세상
순자 / 역자 : 김학주 / 출판사 : 을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