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의 현실 인식과 미래 지향

목차

1. 머리말

2. 현실 인식

3. 미래 지향

4. 맺음말

본문내용

뒤 그것을 수용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미래를 준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바로 앞의 금화만 보더라도 과거에 대하여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과하기보다는 피차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절차를 밟은 뒤 이제는 그 모든 갈등과 고통에서 벗어나자고 간곡히 제안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통상 생각하듯 한 쪽이 잘못하고 그래서 피해를 입은 쪽에게 무조건 용서를 비는 식의 화해가 아니라 사실의 멍에를 그대로 감수하며 상대를 수용하는 식의 화해이다.
그래서 춘풍 처는 살아서 그렇게 미워하던 추월이를 황천길의 후행으로 삼으려하고 해남댁은 시앗을 남편 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고 또한 가해자라는 반대 입장이긴 하지만 세조 역시 충신들은 물론 상왕이자 조카인 단종까지 죽였다는 패륜의 책임을 고스란히 감내하면서 박팽년의 손자를 품에 안는 것이다.
4. 맺음말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연대별로 주요 희곡을 모아 작품집을 꾸민다 할 때 오태석은 그 어느 연대에도 빠질 수 없는 현역 작가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최근만 해도 1996년에 「여우와 사랑을」과 1998년에 「천년의 수인」을 발표한데 이어 이제 또 다른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전혀 변함없이 왕성한 연출 작업은 차치하고 극작 분야만 생각하더라도 참으로 놀라운 활동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1994년 예술의 전당이 기획한 오태석 연극제 이전까지 오태석의 작품은 거의 오태석 스스로가 연출하였다. 물론 거기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비약이 심한 데다가 지문도 많지 않아서 어설프게 접근했다가는 기본 상황조차 파악 못 하고 실패하기 십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오태석 연극제는 그러한 선례를 깼다는 일정한 성과도 남겼지만 그와 함께 역시 오태석의 작품을 타인이 연출할 경우 정확한 분석과 형상화가 어렵다는 실례를 보여 주기도 하였다.
사정이 이러니 오태석과 그의 작품들은 희곡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도전감을 느끼게 하는 좋은 재료가 되고 있으며 그 결과 1995년에는 그에 관한 연구 논문 10편을 모은 「오태석의 연극세계」라는 제목의 학술서까지 발간되었다. 아마도 오태석은 이 학술서에 실린 글들까지 포함하여 현역 희곡 작가 중 가장 많은 논문이 발표된 인물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논문들이 현장 작업에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데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 즉 기본적인 의미 파악을 1차 분석이라 할 때 3차 분석쯤에 해당하는 학술 논문들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1차 분석이 정확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텐데 지문도 없고 작가 자신의 연출 노트도 없이 오태석의 희곡에서 정확한 상황들을 추출해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고는 오태석의 희곡에 대한 높은 차원의 분석보다는 지극히 초보적인 의미 파악에 있어 유용할 법한 요소의 추출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래서 몇 작품씩을 예로 들어 현실인식과 미래지향의 요소들을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오태석의 모든 작품들을 설명할 수 없음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그러나 미래지향이 치열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확인했듯 이 두 경향 내지 요소는 경우에 따라 단독으로 함을 확인했듯 이 두 경향 내지 요소는 경우에 따라 단독으로 또는 결합하면서 부단히 그의 작품세계를 흐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요소 추출이 좀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오태석 희곡의 내용을 분석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이어 그 요소들의 결합 양상을 밝힘으로써 형식 차원의 분석까지 원활해지기 바라며 그래서 오태석의 작품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과 형상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김길수 외, 한국 극작가론, 평민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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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오태석,   작가,   이오네스코,   손톤 와일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