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패러디
본 자료는 3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해당 자료는 3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3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 머리말
2. 패러디의 개념과 특성
3. 현대시에 나타는 패러디
4. 끝내는 말
참고 문헌 및 부록

본문내용

일의 시를 살펴보면 리듬이나 가락, 즉 시의 형식적인 측면은 거의 김춘수의 작품과 동일하다. 오히려 주제, 즉 내용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꾸미는 일을 하고 있다. 오히려 주제, 즉 내용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꾸미는 일을 하고 있다. 물론 형식과 내용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그것이 문학으로, 음악으로 장르를 형성해 간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인식에 기초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작가가 교과서에도 나오는 익히 알고 있는 시를 바꾸어서 새로운 시를 쓴 까닭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이미 김춘수의 시가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과 관련을 맺고 있다. 시조의 경우, 우리시가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과 관련을 맺고 있다. 시조의 경우, 우리는 그것이 지니고 있는 형식적 자질 및 내용적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조나 한 수 지어 보게."하고 누군가가 권한다면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사람이 어떤 형식의 것을 원하는지 곧 인지하게 된다. 만약 그 사람의 말을 거절할 의사가 없다면 그 형식적 자질을 망가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정한 내용을 담아 그가 요구하는 형식의 것을 제시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김춘수의 시는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이미 어떤 형태로든 인지되어 있다. 그러므로 변주를 한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그 의도를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 장정일, 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4. 끝내는 말
지금까지 패러디의 개념과 범주 그리고 대표적인 예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표현양식의 하나로써 패러디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표현방식으로서 패러디는 그것을 사용하는 작가에게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단지 배끼기만 한다면 그것은 작가에게 독이 될 것이고 작가가 원텍스트를 이용해 자신만의 재해석을 통한 창조성을 발휘한다면 좋은 문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말로 들리지만 표현양식의 하나로써 사용되는 패러디 자체를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문학은 독자와의 소통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학 속에서 사용되는 표현양식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말아야한다. 패러디도 마찬가지다. 문학 속에서 사용되는 패러디가 좋다거나 혹은 나쁘다고 인식되는 것은 작가의 역량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가 문학작품을 쓰는데 있어서 패러디건 어떤 양식이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작품속의 패러디의 평가는 누구의 몫인가?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자유롭게 창조된 작품을 자유롭게 독자가 즐기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이미란, 『한국현대소설과 페러디』(국학자료문,1999)
-부록-
삭은 사수생 하나가 상담실(相談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사백점짜
리 성적표 한 장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성적표가 가짜인지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상담실 직원의 입을 쳐
다본다. 상담실 직원은 사수생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성적표를 비
추어 보고 '좋네'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성적표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
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학원의 상담실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성적표 내
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나눠준 성적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상담실 직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성적표 어디서 주웠어?'
사수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옆엣 사람걸 베꼈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수능을 잘봅니까? 커닝하면 걸리지 않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사수생은 손을 내밀었다. 상담실 직원은 웃으면서 '좋네'하고 던져
주 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 흘
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성적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치른 손바닥이 누더
기 위로 그 성적표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
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성적표를 손바닥에 들고 들여다보
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
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점수가 좋습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빼앗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주운 것이 아닙니다. 전산처리가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저
같은 넘이 사백점 수능점수를 받아 보겠습니까? 모의고사 삼백팔십점
(三百八十占)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삼백오십점 받는 일도
열에 한 번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시간 한 시간 공부 한 실력으
로 몇 점씩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기른 실력으로 모의고사 점수를 수
능에서 땄습니다. 이러기를 세 번을 하여 겨우 이 잘 본 사백점(四百
占) 성적표 한 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점수를 따느라고 사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점수를 받았다는 말이오? 그 성적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점수, 한 번 맞아보고 싶었습니다
  • 가격1,000
  • 페이지수10페이지
  • 등록일2005.01.29
  • 저작시기2005.0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3863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