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초기 시조와 서정시의 방향
2. 강호로 물러나는 전환기의 작품
3. 영남가단과 강호가도
4. 호남가단과 풍류정신
5. 기녀시조의 충격
2. 강호로 물러나는 전환기의 작품
3. 영남가단과 강호가도
4. 호남가단과 풍류정신
5. 기녀시조의 충격
본문내용
고자 했는데, 님이 오는 봄밤은 짧고 님이 오지 않는 겨울밤은 길다는 것이야말로 어찌 할 수 없는 삶의 역설 같은데, 긴 밤의 허리를 잘라 이불 아래 넣는다면서 그런 역설을 그냥 두지 않았다. 이별의 슬픔을 되씹고 있는 노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서리서리'와 '구뷔구뷔'라는 말을 써서 주어진 불행을 자아확대로 극복하자는 의지를 구체화했다. 그리고 전라도 부안 기생 이계랑(李桂娘)은 이별의 슬픔에 대한 사연을 담은 시조를 지었는데 배꽃에 비가 흩뿌릴 때 울며 잡고 님과 이별했다는 것으로 이별이 갑자기 다가와 상처를 남긴 사연을 아주 선명하게 나타냈다. 그리고는 움직임이 스산해지게 하고, 자기 혼자 그리움을 잊지 못하는 사연이 앞 대목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게 했다.
梨花雨 흣뿌릴 제 울며 짜고 離別한 님 묏버들 갈힝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딪
秋風 落葉에 져도 날 생각다가 자시다 窓 밧긔 심거 두고 보소셔
千里에 외로운 힝만 오락가락힝노매 밤 비예 새 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함경도 경성 기생 홍랑(洪娘)은 이름난 시인 최경창(崔慶昌)이 서울로 돌아가 이별을 할 때의 심정을 나타낸 노래를 지었다. 여기서는 비에 흩뿌려지는 꽃잎이나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 대신에 새잎이 돋을 멧버들 가지로 자기 마음을 나타내서, 자학의 슬픔은 비치지도 않고 오직 청순한 느낌만 주며 이별을 이별 아닌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기녀시조는 사대부 시조의 품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애정을 다루며 이별을 노래하는 방향에서 시조는 생기를 얻을 수 있었으며, 서정시에서 가능한 영역이 크게 확대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보겠다.
梨花雨 흣뿌릴 제 울며 짜고 離別한 님 묏버들 갈힝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딪
秋風 落葉에 져도 날 생각다가 자시다 窓 밧긔 심거 두고 보소셔
千里에 외로운 힝만 오락가락힝노매 밤 비예 새 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셔
함경도 경성 기생 홍랑(洪娘)은 이름난 시인 최경창(崔慶昌)이 서울로 돌아가 이별을 할 때의 심정을 나타낸 노래를 지었다. 여기서는 비에 흩뿌려지는 꽃잎이나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 대신에 새잎이 돋을 멧버들 가지로 자기 마음을 나타내서, 자학의 슬픔은 비치지도 않고 오직 청순한 느낌만 주며 이별을 이별 아닌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기녀시조는 사대부 시조의 품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애정을 다루며 이별을 노래하는 방향에서 시조는 생기를 얻을 수 있었으며, 서정시에서 가능한 영역이 크게 확대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