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의 <꿈하늘>,<용과용의대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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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단재 신채호의 <꿈하늘>,<용과용의대격전>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신채호에 대해서.

꿈하늘

용과용의대격전

전문

본문내용

리라"하여
"바울아, 상제가 어디 계시냐?"
고 묻다가 바울이
"이놈, 미친놈! 지금에도 상제를 찾는 미친놈아!"
하고 천사의 뺨을 쥐어 찌르는 통에 천사가 뺨이 퉁퉁 부어 달아났었다.
중국 북경에를 들어와 정양문(正陽門) 밖 십리허(十里許) 잣나무밭 속 천단(天壇)을 지나니, 면류관에 곤룡포(袞龍袍) 잡수신 대청국(大淸國) 대황제가 천제(天祭)를 올린다고 구경꾼이 모여든다.
"허허, 그래도 중국이 거룩한 나라여, 복벽(復 :퇴위한 천자가 다시 즉위함)이 또 되어 제천례(祭天禮)를 회복하였구나."
하고 천사가 달려들어 상제를 찾더니, 웬 사람이 손바닥을 보기 좋게 쫙 펴들고
"이놈아, 꿈꾸지 말아라. 이것은 민중 경축절의 연극이다. 상제가 무슨 똥쌀 상제냐."
하고 또 천사의 뺨을 내갈긴다. 아, 상제의 충신 노릇 하느라고 천사의 뺨에 부기가 내릴 날이 없다.
천사가 아픈 뺨을 만지며 천교(天橋) 천단(天壇) 서(西)를 향하여 나오니 길가에 머리를 쫑고 도건(道巾)을 쓰신 노도사(老道士)가 점상(占床)을 받쳐 놓고 상위에는 유문필답예금십매(有問必答禮金十枚, 물음에 반드시 답하며 사례금은 동전 열 잎입니다)의 여덟 개 대한자(大漢字)를 써 붙인 것을 보고
"하, 저 노도사(老道士) 참 희귀한 노인이다. 오늘까지 머리도 깍지 않고 복희씨(伏羲氏)의 팔괘(八卦)를 신봉하는구나. 예금십매(禮金十枚)라니 불과 동전 열 잎이면 상제 계신 곳을 물어 보겠다"하고 주머니를 뒤져본다. 하나 '동전 열 잎은 그만두고 귀 떨어진 엽전 한 푼도 없다'고 주머니가 방귀를 픽 뀐다.
이 지경에는 천사도 눈물을 안 흘릴 수 없다.
"드래곤이 오기 전 내가 상제의 좌우에서 시종할 때에는 내 손이 한 번 주머니에 들어가기만 하면 금강석도, 홍보석(紅寶石)도, 백금도, 황금도, 미국의 달라도, 불란서의 프랑도, 원세개(袁世凱)의 대가리도 나오라는 대로 나오더니, 오늘에는 동전 열 잎에 주머니의 퇴박을 만났구나……"
그러나 천사가 점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미소를 띠고 노도사 앞에 허리를 굽히며
"여보 도사님, 점 한 괘 쳐 주시오. 내가 지금에 돈이 없습니다마는 일후에 돈이 생기거든 사례금 십매는 말 말고 천매, 만매라도 바치지요."
"그러시오. 오늘은 돈이 쓸 데 없는 세상이지만 나는 애전(愛錢)의 구습(舊習)을 잊지 못하여 장난으로 하는 것이올시다. 하니 사례금이 무슨 관계 있으리까. 점을 쳐드리리다. 대관절 점은 무슨 점입니까?"
천사가 '상제를 들추다가는 또 뺨이나 맞을까'싶어 한참 머뭇머뭇 하다가
"예 다른 점이 아니라 상전을 찾는 점이올시다. 우리 상전이 어디 가신지 몰라서요……."
"허허 요새 세상에도 상전을 찾아다니는 이가 있단 말이오. 당신은 참 충노(忠奴)올시다."
하고 점통(占 )을 흔드니 건지둔괘(乾之遯卦)가 나온다. 도사가 대경(大驚)하여
"아―어―건(乾)은 천(天)이니 곧 상제요, 둔(遯)은 도망이니 당신은 상전을 찾는 노자(奴子)가 아니라 도망한 상제를 찾는 천사인가 봅니다."
천사가 이 말에 놀래지 안할 수 없다. 그래서 두 무릎을 꿇고 공손히
"상제의 계신 곳을 가르쳐 달라."
하니, 도사가 풀어 가로되
"건괘초효(乾卦初爻)의 <자(子)>가 둔괘초효(遯卦初爻)의 <진(辰)>으로 변하고 <진(辰)>이 회두(回頭)하여 <자(子)>를 극(克)하였습니다. 진(辰)은 용(龍)이요 자(子)는 쥐니, 상제가 용(드래곤)의 난에 도망하여 쥐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고어(古語)에 <천개어자(天開於子)>라 하더니 오늘은 <천폐어자(天閉於子)>올시다. 쥐구멍에 가서 상제를 찾으시오."
10. × × ×
천사가 상제를 찾을 마음이 바빠 즉시 도사를 배사(拜謝)하고 쥐구멍을 찾아간다. 쥐구멍을 찾다가 의외에 용신묘(龍神廟)를 발견하고 천사가 대경(大驚)하였다.
"용은 미리의 별명이니 미리가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하고, 묘중(廟中)에 들어가 보니 과연 미리가 있기는 있다마는 석일(昔日)에 풍(風), 우(雨), 뢰(雷), 정(霆)의 조화(造化)를 부리던 <미리>가 아니요 일개 토우상(土偶像)의 미리이다. 귀가 떨어졌고, 눈이 빠졌고, 이마가 깨어졌다., 그 앞에는 한 접시 제물도 놓이지 않았으니, 드래곤에게 패전하고 이곳에 와서 퇴거(退去)한 것이 명백하다.
"미리야, 이놈 상제는 어디다 두고 너 홀로 여기에 있느냐. 나는 상제를 잊지 못하여 이렇게 찾아 다니는 길이다……."
고 천사가 미리를 대책(大責)한다.
미리는 냉소한다.
"천사야, 이놈, 상제는 찾아 무엇하느냐? 천궁이 있던 때에 상제이지 천궁이 깨어진 뒤에도 상제가 있느냐. 상제가 있다면 죽은 상제이다. 죽은 상제는 산 쥐새끼만도 못하다. 말하자면 상제도 멸망하여야 옳지, 기실 내나 네나 상제가 모두 상고(上古) 민중의 일시 미신의 조작이 아니었더냐. 민중의 조작으로서 얼마나 민중의 해(害)를 끼쳐 왔느냐. 상제 자신만 호강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제의 제물·공물이다 핑계하고 민중의 돈을 협잡한 놈이 없었더냐. 상제의 명을 봉승(奉承)하였다 하며 세세(世世) 황제로 행악(行惡)한 놈이 없었더냐. 최근 세계 대전에 다수한 민중을 죽이어 낸 각국 제왕·원수(元首)·총사령관들이 모두 상제의 이름으로서 하지 않았느냐. 남의 나라를 먹고 그 나라의 유민(遺民)의 뼈다귀를 녹이는 놈들도 또한 상제의 뜻이라 하지 않았느냐. 오늘은 미신이 깨어지니 상제도 또 깨어졌다. 상제에 부속하였던 네가 안 깨어질소냐. 억만 민중들은 고양이가 되고 과거 모든 세력자는 쥐가 되었다. 상제를 찾으려거든 쥐구멍으로 가 보아라."
천사가 미리의 말을 듣고 괘씸히 생각하였지만, 그 마음이 벌써 상제에게 떠나 돌릴 수 없는 바에야 다언(多言)이 쓸 데 있으랴. 상제나 찾아가리라고 묘문(廟門)을 나오니 서역방지(鼠疫防止)를 위하여 쥐를 박멸하려고 출동한 민중들을 만났다. 천사 문득 도사의 점에 상제가 쥐구멍에 있으리란 말을 생각하고 울면서
"여보시오. 쥐를 잡지 말으시오. 쥐는 곧 하늘에서 도망하여 온 상제올시다."
하나, 이 말에는 대답이 없고 다만
"왔다 왔다, 드래곤이 왔다. 인제는 쥐의 말일이다."
하는 소리만 사방에서 일 뿐. (1928, 自北京寄 燕市夢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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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3.24
  • 저작시기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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