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 입장에서의 지역개발 및 지역계획

본문내용

도 있다. 이제 끝으로 이러한 노력들을 간략히 평가해보고, 그것을 토대로 우리의 시각도 보다 분명히 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특히 70년대 중반 이후부터 누적된 사회구조의 모순들을 사회 과정의 주체로서의 '민중'을 부각시키며 실천적인 의도 속에서 해소해가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었다. 예컨대 각종의 노동운동, 농민운동과 긴밀한 연대성을 확보한 채 특정 지역이나 사례들에 대한 심층적 리포트들이 산발적으로 출현하였던 일을 들 수 있겠다. 이 같은 성격의 리포트들은 무엇보다도 사회의 여타 부문들과의 유기적인 맥락 속에서 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문제를 파악하는데 있어 한계성을 지니는 것이라 하겠지만, 그것들이 문제 파악의 방식을 '구조'로부터 주체로서의 '민중'에게 맞출 수 있게 한 넓은 의미에서의 '의식화' 작업에 있어 뛰어난 역할을 수행하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로, 특히 경제학자들 중에서 기왕의 한국 경제 및 경제학에 대한 주체적 반성에서 출발하여 민족 경제론 내지는 민중 경제적 입장에서 한국의 민중 생활과 경제구조를, 새로이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고, 이제 이러한 시도는 여러 갈래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아진다. 이러한 시도의 중요성은 그것이 앞에서 이야기한 민중 주체적 시각을 발전적으로 수용하면서 한국 사회의 구조를 새로운 주체적 시각에서 다시 파악해 들어갈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근래에 들어 이러한 방향으로의 노력은 제 3세계적 시각의 수용으로까지 나아가 보다 폭넓은 구조적 틀 속에서 우리 사회의 기본 성격을 규정해 보고자 하는 노력으로까지 나아가고 있음을 본다.
셋째로, 최근 몇 년 동안에 제 3세계권에서 나타난 발전론적 시각과 이론들에 대한 집중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나마 이러한 이론적 시각에 입각하여 우리 사회의 특정 부분들에 대한 세밀한 조사 연구 작업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향의 연구는 아직도 이론의 수용과 한국적 적합성의 검증이라는 문제, 그리고 사실 연구의 업적을 축적하여 구체적인 성과로 더욱 쌓아가야만 한다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가장 유망한 이론적 접근 방식으로 보이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몇 가지 흐름의 시도들이 우리 연구에 있어서 시사해주는 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 절에서 이야기하였던 문제점들이 아직 해소되고 있지 않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그것은 즉 어느 흐름에 있어서도 아직은 미시적 접근 방법과 거시적 접근 방법, 전체구조의 작용과 각 부분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망, 주체로서의 민중과 외압(外壓)으로서의 구조 등으로 이분(二分)된 시각이 총체적인 맥락에서 통합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는 점일 것이다. 어느 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그러한 통합을 이루어낸다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문제를 파악해 가는 기본 시각에 있어서는 그러한 입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아진다.
최근 들어 특히 비공식 부문(informal sector)에 대한 논의가 기점이 되어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를 총체적으로 다시 파악해 보려는 노력 속에 그러한 시각이 포괄되고 있기도 하고, 엄밀한 지역 연구를 통하여 우리 사회에서의 구체적 사례를 검증해 보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이상의 논의를 통하여 우리는 본 연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우리가 갖고자 하는 시각의 성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앞 절에서도 이야기하였듯이 민주적민족적인 입장에서 사회구조와 그 발전의 과정을 파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주체로서 민중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둘째,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대한 연구는 반드시 전체구조의 구조적 특성에 대한 규정 속에서 유기적인 연관을 확보한 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민중 주체적 입장에서 분단의 상황에서 유래하는 각 모순들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전체적인 과제라고 할 때에도, 구체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언제나 전체와 부분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부분과 부분간의 유기적 관계를 놓치지 않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연구의 方法과 범위
본 연구는 대체로 두 가지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하나는 이리 지역사회에 관한 각종의 간접적인 자료들 및 이를 전체사회 구조 속에서 재량해 볼 수 있는 여타 구조적 지표들에 관한 자료들도 수집하여 다시 정리해 봄으로써 이 지역의 전체적인 특성을 부각시켜 보고자 하는 방법, 그리고 하나는 현지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생활의 제반 측면들에 대한 견해를 조사표(questionaire)를 통해 수집하면서 특히 몇몇 지역 인사들에 대한 집중적 인터뷰를 통해 심층적 자료를 확보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첫번째의 경우 각종의 정부 공식 통계 자료들 및 이리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관청의 자료들, 그리고 여타 몇몇 단체나 집단들의 작업 과정에서 나타난 산발적인 자료들이 가능한 한 이용되었다. 두번째의 방법에 관련하여서는 이리시내의 300여 주민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면접 조사로 하는 한편, 시 주변의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는 두 부락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全數) 조사를 실시하였다. 농촌 두 부락의 경우 면접 대상자는 모두 75명이 되었다. 면접의 대상은 주로 남성 세대주가 되었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가족원 중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다. 심층 면접은 이리시 지역 출신으로 장기간 거주하면서 교육계, 정치계 등에서 아직도 활약 중인 몇 분이 대상이 되었고, 그 이외에도 시와 주변 농촌 지역의 각종 관공서, 특히 이리 공업단지 내의 관리 사무소와 몇몇 공장들을 직접 방문면접하였으며, 부수적으로는 교회와 성당, 방송국 등에 대한 방문을 통하여 간접적인 자료와 정보를 얻기도 하였다. 면접조사 기간도 83년8월5일부터 13일까지였으나 사전답사와 사후 답사가 자료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 차례 행해졌었다. 또한 가능한 한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각종 분야로 종합적으로 보고자 노력하였으나, 그것은 본 연구의 주제인 '지역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위한'이라고 하는 목표에 소용되는 범위 내에서만 정리되고 있음을 밝혀 둔다.

키워드

정보화와 지역사회개발,   정보화의 전자공동체,   지역문제와 지역개발,   지역개발의 개념,   지역개발과 지역사회개발과의 관계